대구 시선집중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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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유머식 자괴감 독일사람들은 뛰기전에 철학적인 의미부터 생각한다고 한다. 또, 미국사람들은 합리적인 방법의 모색을 위해서 워킹단계를 거치며, 일본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산기를 두들겨 본다음 무제한의 속도로 뛰기 시작한다. 말 떨어지자마자 뛰기시작 하는 것은 한국인이지만, 문제는 실컷 뛰다가 왜 뛰는지 이유마저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각나라 국민성에 기초한 유머로서 듣고 그냥 웃어넘기면 그만인데, 가끔씩 한국사람 전체를 매도하는 블랙 유머라며 펄쩍 뛰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사람일수록 흥분하다가 왜 흥분하는지 잊어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오래 대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사태는 피곤해진다. 그러나 암만 핍박을 받아도, 사실은 사실일때가 많다. 생각날 때 마다 이야기가 바뀌고, 그때그때마다 뭔가를 꿰어 맞추어 나가다 보면, 본연의 목적과는 거의 상관이 없는 결과가 나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애초의 계획이 무엇이였는지 조차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나오게 되는 것은 당연하기때문이다 시작된 섬유 패션도시의 꿈 지난 22일 대구에서는 ‘국제섬유· 패션도시’라는 신대륙 발견을 위한 첫 신호탄이 올랐다. 국내 최대의 섬유산지라는 환경적인 배경에 대통령과 산자부, 시장등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등에 업고 진군을 시작한 한국패션센타의 겉모습은 위풍당당 그자체다. 전국 각지의 톱 디자이너들이 오프닝 쇼에 기꺼이 협력했으며, 모여든 사람들의 축하의 메시지도 미래지향적이여서 축하무드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순항을 다짐하는 건배소리가 그렇게 경쾌하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대구가 여전히 ‘생각지도 않은 떡을 쥐고 있는 것’이라는 질시의 눈초리, 그리고, 염불보다는 잿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들이 더 크게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한자리 하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에 대한 기대와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방대함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라서 몇십년이 가도 할 수 없는 일과, 맘만 먹으면 오늘이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뒤죽박죽 뒤섞인 것이 마치 모두가 파라다이스를 꿈꾸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던 밀라노 프로젝트의 첫 결정체가 아닌가. 그 잡다하고 수많은 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정리할 수 있는 전문 기획자가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였지만, 여하튼, ‘한다면 한다는 것’이 우리네 성질인 만큼, 일단 외견상으로 대구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제 1단계 셋업 완료’를 보기좋게 선언했다. 축하의 박수가 주는 의미 국내섬유산업 발전의 재도약을 도모하고, 패션산업의 인프라를 한곳에 집약, 국제 경쟁력 제고와 전문생산 기술연구를 추구한다는 한국패션센터의 개관은 어떻게 보면 전 섬유 패션관련인들의 숙원사업일 수 있다. 건축 디자인상을 휩쓸었다는 예사롭지 않은 이력을 자랑하는 초현대식 건물도 건물이지만, 전국각지의 톱디자이너들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열린 화려한 오프닝 쇼를 비롯하여, 소수 민속의상전과 특화소재 및 각종 오브제의 전시등 곳곳에서 주최측의 열과 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밀라노 프로젝트의 진의가 모두에게 그리 실감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순전히 매일 먹는 밥이 더 중요해진 사람들의 현실과 국민성에 대한 블랙유머식 자괴감에 있을 것이다. 실지로 수입브랜드와 시스템들이 ‘최신’이라는 깃발하에 물밀듯이 밀려오고 이제 무엇을 가지고 ‘메이드 인 코리아’를 주장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서 ‘메이드 오브 대구’라는 말에 아무리 아이덴티티를 부여해도 실질적 비즈니스의 가능성과 자꾸만 멀어지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밀라노 프로젝트의 완성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대구의 외로움이란, 만인의 축하 박수속에서‘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속에서 끝없이 시험받고 있는 시대적 모순에서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기회를 제공하는 기반 만들기 그러나 거대한 지원 자금이 움직이는 만큼, 이판에 콩고물이라도 묻혀보겠다는 약싹빠른 사람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알고 속고, 모르고 속고, 수많은 시행착오속에 온몸이 노출되어 있는 듯한 느낌은 기자만의 노파심일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산지의 활성화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영전략으로 변화무쌍한 시장환경에 적합한 선구자적 기업들의 신규 탄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산업의 분업과 연계가 생명체처럼 연계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그만큼 가능성도 크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부터 점검하는 여유를 가져야 물론, 밀라노號의 포부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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