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의 최고점을 차지하고 있는 백화점이 타유통에 물건을 공급해주는 중간책으로 전했다.
얼마 전 A브랜드 영업담당자는 백화점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자사 제품이 남대문 로드샵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고객의 제보를 받아 확인에 나섰다.
이 매장에는 A브랜드 제품뿐만이 아니라 타사 상품까지 버젓이 라벨을 달고 판매되고 있으며 동대문 등지에도 비슷한 형태의 매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정을 요구한 후 추적에 나서보니 백화점에서 초특가로 판매됐던 제품들을 상인이 대량으로 구입, 재판매하고 있는 것.
백화점 영수증까지 보관하고 합법성을 부르짖자 관련 브랜드사들은 백화점의 무분별한 행사가 불러온 기형적 행태라고 토로한다.
이 관계자는 “하청업체나 본사 직원들이 물건을 중간에 빼돌려 유통되는 사례는 봤어도 백화점에서 구입한 물건이 타유통채널서 재판매되는 일은 상상도 못한 일”이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러한 매장에 물건을 공급해주는 중간 거래상들이 있는 것으로 최종 확인 돼 현재 추적중이다.
올 상반기 싼 시장 물건을 사입, 라벨 교체 후 각 백화점에서 비싸게 팔아오던 업체들이 적발, 퇴점되는 사례가 있었으나 백화점 물건이 다시 길거리에서 판매될 만큼 저가의 가격대라는 것은 상식 이하의 일.
특히 고급화를 부르짖으며 변신을 시도하겠다는 백화점들은 정책과는 상반된 초저가 행사를 브랜드들의 원성을 받으면서도 무리하게 진행해온 결과로 고급 유통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는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브랜드의 손실은 결국 백화점 매출로 연결, 양쪽 모두 망신살이 뻗쳤다고.
단기적인 어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한 백화점들의 안이한 정책이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라는 커다란 손실을 가져왔다.
유통의 장기적인 대안 마련과 브랜드들의 각성이 이 일을 계기로 더욱 강력히 요청되고 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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