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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패션협회(회장 공석붕)의 SIFF99는 학생들의
졸업작품전과 신인디자이너들의 쇼, 그리고 취업 박람
회를 연계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여울 무역전시장 역시 하드웨어적인 면에서 불만을
하기에는 너무나 사치스러울 만큼 정돈된 느낌을 주고
있었으므로 겉으로 보기에 실로 화사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이‘취
업’이라는 이슈의 심각도는 상상이상이다.
학교와 자신의 이름, 그리고 작품에 대대적으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면서 이름만 대면 잘 알 수 있는 기업의
디자이너로 취업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얼핏 듣기에
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말 그대로라면 기업과 학교가 협력해서 패션 산
업계의 인재 육성을 추진한다는 더말할 나위없는 대외
명분도 있어 더욱 매력적이였다.
연합 패션 퍼포먼스 열기 놀라워
이에 앞서 SBS의 SIFAC기간 동안에는 패션문화 협회
(회장 배천범)의 주최로 전국 10여개 대학의 의상학과
와 무용학과 학생들의 연합으로 패션 퍼포먼스가 열렸
다.
첨단 레이저 광선과 학생들의 열기. 그리고 신선한 감
성과 실험정신을 중심으로 예술과 대중문화를 혼합한
이 퍼포먼스의 테마 역시 미래로의 여행.
‘학생들이 만드는 것’이라는 정도를 기대하고 온 사
람들이라면 모두가 깜짝 놀랐을 만큼, 미래지향적인 작
품으로 대중에게는 패션을 보다 가까이 할 수 있는 기
회가 되어주었으며, 패션인에게는 자극을 선사하는 기
록을 남겼다.
SIFF기간동안의 열린 K.U.F.F.행사나, 패션문화협회의
토탈 아트 엔터테인먼트는 겉으로 보기에는 나무랄데
없는 실력과 화려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들이 준비하고 갈고 닦은 실력에 대해 모두가 감탄하
고 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속내용을 깐깐히 들여다 보면, 겉에서 보여지는
만큼 내용적인 면에서 만족도를 표명하는 사람은 드물
다는 것도 현실이다.
업계와 바이어의 냉담은 여전
처음부터 업계는 회의적이였다고 한다.
이렇게 바쁜 시기에 학생들의 작품을 일일히 체크해 가
며 면접과정을 거치고 취업을 결정하는 것이 솔직히
‘별로’라는 반응이였던 것이다.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번듯한 이력을 갖고 기업에 들어
오고자 하는 인력들이 많은데, 구태여 박람회를 찾아
다니면서까지 구태여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들
일 것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학교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이 꼭 그렇게 전문모델을 활용하거나 커다란 비
용을 많이 들여서 쇼를 해야 하는 것에서 스스로‘벅차
다’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어쩌다 몇년에 한번씩 어떤 기념일때는 좋지만, 학교에
실습비가 하나도 없는 실정에서 도무지‘외화내빈’이
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더구나 요즘은 학교도 경쟁인 시점에서 광고에는 좋지
만, 그렇다고 어떤 기본이 되어 있는가 하는 점에 있어
서는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 역시 ‘취업’이라는 이슈가 걸려 있으므로 열
심히 하긴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 실망감을 표명하
고 있는 것도 사실.
여기서 생각할 수 있는 결론이 있다면, 지금 무대에 오
르는 옷에 외국바이어고 국내 기업이고 별 관심이 없다
는 것이다.
그들이 필요한 것은 지금 장사가 되는 옷. 즉, 확실히
비즈니스와 연결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컬렉션도 학생관객중심
이런 현상은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이라는
SFAA쇼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관객의 주역은 여전히 학생들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
닌만큼, 그들이 아니면 행사의 운영이 되지 않을만큼
그들의 패션디자이너에 대한 주목도는 높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아까운 행사들에 기업과 바이어는
왜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간단하다.
디자인은 아트웨어에 치중되어 있고 소재전이라고 해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이 없으며, 그렇다고 싸게 살 수
있는 메리트도 없다는 것.
이런 정도의 이유를 대면 모든 사람들은 코웃음 친다.
왜냐하면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생들 나름대로 패션쇼를 아무리 화려하게
해도 ‘취업의 길은 멀고도 험한 길’임을 확인하는 과
정을 거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플러스 지향적으로 생각해야
우리의 패션지망생들은 자신들이 주역이 되보고 관객이
되기도 하는 최근의 이벤트들을 보면서 과연 그들은 무
슨 생각들을 했을까.
혹시는 기능과 기술에 상관없이 패션을 하나의 그림으
로만, 혹시는 하나의 아트의 한장르로만 해석하지는 않
을까.
그러나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이전에 잠시만
다시 생각해 보자.
당장 돈이 되는것과 이익이 되는 것을 따지기 이전에,
우리 모두에게는 도처에 숨어있는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