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PIS,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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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빅바이어 홍보성 행사로 입장도 못해
중견 섬유전문업체 참가 기피증 확산 설땅 잃어
업계, 전시행정의 전형 “이대론 안된다” 자성 촉구

“개막식 행사 때문에 바이어가 전시장 입장을 못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이 같은 경우는 세계 어느 전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가 없습니다. 바이어는 한국 섬유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다시 말해 왕이 아닙니까. 어렵사리 바이어를 초청해놓고 홀대하는 행위는 이율배반적 작태입니다.”


“홍보성 위주의 구태의연한 전시전 운영은 더 이상 안 됩니다. 제품을 팔게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전시전 운영의 기본이에요. 그런데 PIS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PIS는 그림만 수출촉진전이지 수출 확대를 위한 운영의 배려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한국섬유산업의 우수성을 말로만 외쳐서는 안 됩니다. 정부고위관계자, 국회의원 등을 초청했다면 제조 전문 중소기업 제품관을 들러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게 하고 산업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주는 것이 주최측의 배려가 아닙니까.”


섬유업계가 국내 최대 섬유수출촉진전 PIS(Preview in Seoul) 진행을 놓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마디로 막대한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왔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열린 PIS 행사가 예년에 비해 참가업체수가 늘어났고 외국 참여업체도 급증했지만 PIS 진행과 관련 섬산련 수뇌부의 발상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증폭되고 있다.
PIS 진행상의 문제는 개막 첫날 테이프 컷팅 행사와 한명숙 국무총리를 비롯 정부관계자, 국회의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는 상황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드세졌다.


일례로 미국 빅 바이어 봉제·유통 관계자가 테이프 컷팅 행사 때문에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 미국 측 바이어는 촉박한 일정 탓에 국내업체 관계자들과 상담시간을 사전에 맞췄으나 화려한(?) 테이프컷팅 행사에 밀려 전시장 입장을 못하게 되자 “이같은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며 국내업체 관계자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바이어의 항의 전화를 받은 A사 대표는 황급히 바이어의 양해를 구했지만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세계 유명 전시장에 참가하고 둘러봤지만 “PIS 처럼 구시대적 형식에 얽매이는 전시회는 없었다”며 “PIS는 전시행정의 완벽한 전형”이라고 말했다. 그의 지적은 PIS가 정부지원을 받는 섬유단체가 진행하다보니 정부관계자를 우선하는 행사로 변질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PIS는 섬유수출촉진전이다. 그렇다면 바이어가 최상의 대우를 받아야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전시전 참가 B사 대표 역시 주최측의 전시행정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PIS에 참가한 원사·직물 등 섬유전문업체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 뒤 “PIS의 목표가 국산 섬유류 수출 촉진을 꾀하는 것이지만 주최 측의 행위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섬산련의 구태의연한 전시행정이 중견 섬유전문 수출업체의 PIS 출전 기피증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섬유업체마다 PIS 행사자체가 일회성인데다 섬유업체를 홀대하는 행사에 들러리를 서고 싶지 않다는 속내가 깔려있다. 중견 섬유전문업체가 참가치 않는 PIS. 업체의 불참을 탓하기 전에 주최 측의 뼈를 깎는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B사 대표는 개막식 첫날의 풍경은 이를 대변한다고 지적했다. 테이프컷팅 후 섬산련 회장단이 국무총리를 비롯 국회의원 등 VIP를 전시장으로 안내하는 과정에서 국내 섬유전문생산업체 부스를 마다한 채 수입원료 부스나 의류 소재와는 관계가 없는 부스로 인도한 것은 국내 섬유산업의 실상을 호도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또 다른 중견 섬유업체 사장은 “국무총리·국회의원 등을 VIP로 초청했다면 이참에 국내 섬유산업이 처한 현실을 이해케 하고 이를 통해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할 텐데 섬산련 관계자들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며 섬산련 수뇌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이는 섬산련 수뇌부가 섬유산업에 대한 위기의식을 정말로 갖고 있는지 의심을 갖게 할 행태”라며 “섬유산업의 현실을 알리고 정부관계자들의 협조를 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셈”이 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3조원을 투입하는 섬유·패션산업 구조혁신전략을 섬산련이 어떻게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것인지 너무나 걱정스러운 대목”이라고 비판수위를 높였다. 그는 또 “섬유업계가 모두 나서 섬유특별법 제정을 외치고는 있지만 말과 행동이 다른 섬산련 수뇌부의 움직임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게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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