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중심으로 식량 파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쌀값 상승을 우려한 미국 내 일부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자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할인점)들이 쌀 판매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곡물류가격 파동에 따라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된 원면경우 생산지의 감소로 이어져 가격상승이 의류업계에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쌀값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각국은 해외 농업투자와 식품 안정 기금 조성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월마트 계열의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샘스클럽은 지난달 23일 수급 추세를 감안한 재스민 쌀, 바스마티 쌀, 장백미(長白米) 등 수입쌀의 판매량을 1인당 4포대(9㎏짜리)로 제한했다.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판매하는 쌀 가격은 지난 한 달간 25파운드(약 11㎏)짜리 포대 기준으로 15달러에서 20달러로 올랐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쌀 가격은 장중 최고치인 100파운드당 24.85달러까지 상승한 뒤 24.82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같은 곡물가격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류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를 입증하듯 국내 수입되는 원면 가격도 지속적인 상승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농민들이 좀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 의류생산의 주요 원료인 면화 경작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국제 유가도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의류업체의 생산비와 운송비 등이 또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면화 가격 상승은 최대 생산국인 미국의 생산 감소가 주 요인이다.
국제면화자문위원회(ICAC)에 따르면 최대 면화 생산국인 미국의 면화 재배 면적은 2006년 6만1000㎢에서 2007년 4만4000㎢로 줄었고 올해는 3만8000㎢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미국농민들의 면화 경작 면적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면화 재배보다 콩이나 옥수수 밀 등이 낫다는 것이 주요요인이다. 콩 값은 지난해 이후 두 배로 뛰었고 밀과 옥수수 가격도 각각 52%와 63% 급등했다. ICAC는 면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현재 파운드당 74센트 수준인 국제 면화 가격이 1년 뒤 80센트로 8%가량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제거래소(ICE)에서 면화 5월 인도분은 파운드당 71센트,12월 인도분은 83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수입되는 원면가격도 지난 2006년과 2007년에는 60센트전후를 형성하던것이 올들어 67센트 71센트의 평균 수입단가가 되고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여 국내 의류 생산업계의 타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럴당 120달러를 바라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는 국제유가도 합성수지와 공장가동에 필요한 연료비 부담 등을 가중시키며 의류업체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