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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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공치사에만 그친 김범일 대구 시장 공약

지난달 11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섬유산업2020 비전 선포식’을 가진 후 30일 대구 경북에서 도지사와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섬유산업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선 가운데 잇따라 비전 선포식을 가진 사례는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업계는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섬유에 대한 애정과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나서주니 반갑기 그지없다. 그런데 왠지 석연치가 않다. 기우일까 싶지만 과거 전례에 비추어 무리가 아닐 성 싶다.

5년 전 2006년2월. 대구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대구시 정무부시장 자리를 내놓고 선거운동에 나선 김범일 씨. 그는 당시 섬유관련 단체 정기총회 시즌을 이용해 총회장을 찾아 다니며 섬유산업 비전과 지원을 약속하며 한 표를 호소하고 다녔다. 이런 그의 섬유사랑 행보가 효험을 봤는지 31대 대구광역시장에 당선됐다.

김 시장은 그때 이후 지금까지 연임으로 5년째 대구 광역 시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약속대로 섬유산업 비전제시와 지원정책은 남달랐을까? 밀라노 프로젝트가 끝나고 지역전략산업진흥사업으로 사업명을 바꿔 지금까지 대구섬유산업지원 정책이 이어져오고 있다.

김 시장 임기 2년 차에 편성된 3단계 지역전략산업진흥사업(5년)중 섬유부문 예산은 2단계 대비 5%(213억 원)에 불과했다. 2단계 사업예산은 무려 4200억 원에 달했던 터다. 연구기관, 단체들이 분개하며 들고 일어났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그런 그가 또 섬유산업지원이란 장밋빛 공약을 내놨다. 2년 전 일이었다. “대구시 섬유패션과장을 섬유업계가 추천한 사람을 임명하겠다.” “재도약하는 섬유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이시아 폴리스를 패션특구로 지정하겠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시민들도, 섬유인들도 한 번 더 속고 찍어보자. 결국 지난해 그는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후 그의 섬유사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지난해 궁여지책으로 5년간 총1404억 원(국비882억 원. 시비66억 원, 민자356억 원)의 예산을 확정한 ‘수퍼섬유융합제품 산업화사업’. 국비가 매년 평균 176억4000만 원이 집행돼야 마땅할 텐데 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1차 년도인 지난해 겨우 116억 원만 집행되더니 올해는 125억 여 원을 집행하겠다고 나섰다. 그것도 대구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 또다시 지역섬유업계가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대구시는 정부(지경부)탓으로만 돌리며 책임을 피하는 형국이었다.

결국 대구시와 지경부가 산지 분위기를 반영, 146억 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그뿐인가. 대구지역 섬유생산기반도 모른 채 섬유산업 지원정책을 운운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 대구경북 생산기반조사는 2007년을 마지막으로 전무했다.

언론과 단체, 기관들이 불만을 토로하며 나서자 대구시는 지난 10월 겨우 5000만 원을 내놓고 설비조사를 하란다. 내년1월까지 추진되는 설비실태조사가 제대로 될는지 걱정이다.

김범일 대구시장 5년간 재임 중 지역 섬유산업지원 현주소다. 이런 그가 비전 선포식에서 “지역 섬유인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평소 섬유산업을 성장 동력산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구시, 경북도가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장밋빛 애정과 지원의지를 거듭 밝히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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