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트레이드쇼 ‘룸스링크 서울’ 2013 S/S
글로벌 패션 트레이드쇼 ‘룸스링크 서울’ 2013 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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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독립 디자이너 마켓 확장
“앞으로 더욱 기대” 긍정적 호평

서울 최초의 글로벌 패션 트레이드쇼 ‘룸스링크 서울(roomsLINK SEOUL)’이 지난 10월23일부터 사흘간 역삼동 스칼라티움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본래 아쉬페프랑스(H.P.France, 대표 무라마츠 타카나오) 주최로 일본에서 매년 2회 열리고 있으며 2012년 가을로 6회째를 맞았다.

이 행사를 기획해 주도하는 아쉬페프랑스 자회사 피알원(PR01)의 마츠이 토모노리 이그제큐티브 디렉터는 “바로 지금이 아시아 패션이 글로벌 중심으로 떠오를 적기로 보여, 도쿄에 이어 서울, 타이페이 3개 도시를 연계해 룸스링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룸스링크 서울’을 준비한 한국의 주관사 피플오브테이스트(대표 송미선, 이하 POT)는 국내외 브랜드 쇼룸 및 편집샵 사업을 전개하며 쌓은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철저히 비즈니스에 중점을 둬 준비됐다.

국내업체들에 의하면 일본에서 진행된 ‘룸스’와 ‘룸스링크’는 비즈니스보다 패션업계가 긴밀히 연계된 페스티벌 성격이 강하다는 인상을 줬는데, POT는 이번에 “트레이드 쇼에 매력적인 셀러들을 집결시켜 바이어들이 저절로 발걸음하게 만들겠다”고 패션 비즈니스 장을 마련할 의지를 밝혀왔다.

서울에서의 진행을 위해 수개월 전부터 피알원의 이와키 다이스케, 마츠이 토모노리 등이 한국에 방문해 국내 업체들과 교류를 갖기도 했다. 일본 룸스링크에 참가했던 한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서울 패션 브랜드에 관심을 보였고 ‘스펙테이터’ ‘플리마돈나’ ‘브라운브레스’ 등을 잘 알고 있었다.

피알원측은 “서울에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하며 글로벌 사업계획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브랜드들이 있어 인상적”이라고 평하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만의 브랜드를 갖고 트레이드쇼를 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행사의 참여업체는 POT가 모집 및 구성했으며 한국을 중심으로 호주. 영국 등 해외 브랜드가 함께 구성됐다.

몇달 뒤 ‘룸스링크 서울’ 첫 개최지는 역삼동 스칼라티움으로 결정됐다. POT 유웅열 팀장은 “예식장을 리뉴얼한 건물로 감도높은 패션 트레이드 쇼에 최적의 환경은 아니나 브랜드 컬렉션을 보여줄 충분한 스페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사장 정문에서 만난 피알원의 마쯔이 토모노리 디렉터를 뒤따라 들어가 보니, 행사장은 예상보다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한편에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바와 비즈니스 공간이 충분한 면적에 마련돼 있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열렸던 트레이드쇼에 비해 넓고 트여있는 공간이 어쩌면 한산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천천히 장내를 둘러보면 볼수록 ‘룸스링크서울’에 참여한 셀러들과 컨텐츠의 수준에 주목하게 됐다.


첫 ‘룸스링크 서울’에서는 홍콩 런웨이 워크숍 리미티드, 한국 다리 쇼룸이 소개하는 브랜드를 포함 5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볼 수 있었다. 한국 디자이너로는 임선옥의 ‘파츠파츠’, 런던을 기반으로 한 ‘허환 시뮬레이션’, 이명제의 ‘러브’ 등 개성적인 브랜드가 다수 참여했다. ‘율이예’ ‘202팩토리’ ‘얀웍스’ 등 패션 액세서리 부문도 컬렉션의 개성과 감도가 높았다.

이번 행사는 정부 지원의 디자이너 여타 페어와 달리 참가가 유료로 진행됐는데, 그만큼 브랜드들의 열의도 높아 바이어의 발길이 비교적 뜸했던 시간에도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POT도 참관 브랜드의 비즈니스 매칭을 위해 성의를 다했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실질적인 수주가 이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아직까지 정확한 바이어 숫자나 수주액수가 집계되지 않았으나 POT와 연관을 맺고 있는 유력 바이어 200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했다. 그중에는 주관사나 같은 기간 열린 서울패션위크가 초청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유입된 바이어들이 있었다.

업계에 의하면 홍콩과 중국 바이어들이 시장조사를 위해 매달 방한 중이라고. 송미선 대표는 “지난번 주관했던 ‘라 모다 이탈리아나’에 비해서도 많은 바이어들이 행사를 찾았다”며 “이 중에서 비용을 들여 초청한 바이어는 단 한 명도 없으며 트레이드 쇼 참가 브랜드의 내실을 보고 직접 찾아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시 마지막 날 진행한 판매전도 나름의 성과를 거뒀고, 부대행사인 패션문화축제 ‘디자인링크(designLINK)’를 위해서는 POT가 강남 50여개 업체를 발로 뛰어 연결했다. ‘디자인링크’는 원활한 행사 운용과 조율을 위해 강남권 일대의 편집매장과 디자이너 아틀리에, 쇼룸으로 지역을 한정했다.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참가문의가 있었으며 한국 패션마켓을 키워야 한다는 공통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송미선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독립 디자이너 업계의 연대감이 아닌 ‘생존을 건 비즈니스’다. 패션학도, 셀렉트샵, 디자이너가 나서서 이 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글로벌 패션마켓도 경기침체인데다 거품이 더 많다. 지금 의지하고 있는 기관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힘들고 관여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브랜드가 나서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디자이너를 알리고, 홀세일의 셀렉트샵을 늘러야 한다. 한국만큼 한국 독립 디자이너가 많이 팔 수 있는 마켓도 드물다. 이 행사를 연 2회 지속 개최할 예정으로 해외 패션 비즈니스 스케줄에 맞춰 행사 진행을 2월, 9월로 조정할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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