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차 도시·바링허우’를 공략하라
中 진출 대안은 ‘마오쩌뚱·덩샤오핑·스프레드’ 전략
김용준 교수 -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시진핑 시대의 중국 공산당과 중국 사회의 화두는 ‘내수 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이다. 14억 중국 소비시장의 화산폭발에 세계경제 중국 소비자 쓰나미 현상이 예상된다. 가구내구재, 주택, 자동차 구매 이후 라이프스타일 패션의 새로운 타이푼이 기대된다.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은 3.4차 도시와 80后 소비세대가 시장과 소비자를 선도할 것이다. 지역별/세대별 중국시장 공략전략을 실시하고 있는 한중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며 앞으로 중국 패션산업 공략을 위한 ‘에페(Epee)와 샤브르(Sabre)’를 알아본다.
시진핑이 만들어 갈 앞으로의 10년 중국
우리는 12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시진핑 시대의 밑그림을 볼 수 있다. 12차 5개년 계획의 핵심은 크게 7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내수 확대, 도시화, 중국 7대 미래 성장산업 육성, 지역간의 공동발전을 도모, 지속가능 성장, 공공서비스 보완을 통한 사회관리, 사회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보완, 대외경제의 발전방식의 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내수 확대와 도시화는 시진핑 시대의 가장 큰 화두이며, 시진핑 주석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가장 큰 숙제이다. 90년대 ‘수출’은 중국 경제의 성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 ‘투자’와 ‘소비’를 통해 국부(國富)에서 민부(民富)로의 전환을 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목표이다.
과거의 성장 속에서 생겨난 도시와 농촌 지역 간의 격차 및 소득계층 간 격차를 축소해 중산층의 증가를 통해 샤오캉 사회(小康社會)를 구현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현재 중국의 사회안정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중국 공산당이 내세운 해결책이다. 이제는 거대한 수출시장에서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해가는 중국.
그렇다면, 중국의 내수 소비는 어디서 누가 할 것인가?
바로 중국의 3,4차 도시와 바링허우 (80后)이다.
내수 성장 중심엔 3, 4차 도시
인구 1천만 이상의 도시인 1차 도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가 속해있는 동부3성은 중국의 3대 고도개발구역으로 이미 높은 수준의 경제력과 소비력을 갖추고 있다.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한 곳이기도 한 이들 도시들은 지금 중국의 중심이다. 하지만 동부3성에 개발이 집중되면서 서부 지역과 동북지역과의 상대적 격차가 벌어졌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은 18개의 중점개발구역을 선정, 앞으로 더 많은 지역의 발전을 통해 내수 시장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2020년까지 중국 공산당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다. 이로 인해 부각되는 곳이 바로 인구 500만 이상의 2차 도시, 그리고 인구 100만 이상의 3,4차 도시이다. 그 중 특히 3,4차 도시가 가장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다.
중국 내 1차 도시 인구 비중이 8%, 2차 도시는 16%, 3,4차 도시는 76%에 달한다. 압도적인 차이다. 총 소비액 또한 3,4차 도시의 규모는 1,2차 도시를 압도한다. 이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시 구성원의 연간소득이 3,4차 도시의 6,000위안을 넘어서면서 냉장고, 휴대폰, 컬러TV, 컴퓨터, 에어컨 등 의식주에 필요한 기본 생필품인 내구재의 소비가 폭발하였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 3,4차 도시의 총 소비액은 8,440억 위안이며, 이는 1차 도시와 2차 도시의 매출액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2020년까지 완공예정인 1-2-3,4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망은 이러한 3,4차 도시 성장의 촉매가 될 것이다. 3,4차 도시의 개발과 이에 따른 성장을 통해 3차 도시에서 2차 도시로 성장한 도시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호남성의 성도인 창샤이다.
중국의 대표적 절경 중 하나인 <장가계>와 호남 음식인 <둬쟈오위터우>, 그리고 마오쩌둥의 공사누의 혁명의 장소로 유명한 호남성의 챵샤시는 우리에게 관광으로 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빠른 경제성장을 통해 중국에서 경제적으로 진보된 도시 중 하나이며, 2011년에는 인구가 700만을 돌파하면서 2차 도시로 성장한 곳이기도 하다. 중국 내륙 유통과 관광을 중심으로 성장한 창샤시는 과거의 중국과 미래의 중국이 공존하는 도시다. 향후 3,4차 도시의 성장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바링허우 (80后)에 주목하자
지금까지 중국의 주된 소비세대가 치링허우(70后)였다면, 앞으로 소비 중심엔 바링허우(80后)가 있다. 1978년 계획생육정책으로 시작된 1가구 1세대 시행으로 등장한 제 1기 소황제(小皇帝)인 바링허우는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의 혜택을 고스란히 받고 자란 세대이다. 4-2-1로 인해 생겨난 부(富)의 집중으로 인해 바링허우는 치링허우와는 다른 가치관과 소비행태를 가지게 되었다.
바링허우들은 최첨단 기술과 유행에 민감하고 자기표현의 성향이 강하다. 이들은 스스로를 판니(叛逆-반란자, 저항하는 자)로 지칭하며 과거 세대와는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과거세대에 비해 학력이나 사회계층을 중시하며, 해외유학이나 해외여행을 통해 서양 문화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가치관 또한 삶의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점이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이들은 과소비적 성향이 강하며 브랜드와 가치 양쪽 다 중시한다. 최근 결혼 적령기에 들어서면서 주택, 내구재 등 인테리어부터 금융, 여가,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강한 구매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바링허우를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한한(韓寒)’이다. 소설가, 레이서, 그리고 음반 제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그는 고등학교을 자퇴한 후 중국의 교육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소설인 ‘삼중문’을 발표하여 데뷔하였으며 바링허우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인물 중 하나이다.
2010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것은 그가 현재 중국을 대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자유롭고 중국의 현실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을 하면서도 중국의 정치 환경에서 지켜야 할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자유분방한 삶을 누리고 있는 그는 바링허우 세대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의 부유층(한해 수입이 250,000위안 초과) 3억명 중 1979년 이후 태어난 사람이 약 3790만 명이며, 18세~44세 사이의 부유층이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과 다르게 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치링허우가 높은 수준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앞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될수록 젊은 부유층의 수는 증가할 것이며 이에 중국 내수 시장의 소비와 트랜드를 주도할 세대가 바링허우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中 진출 기업 실패와 성공의 교훈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진출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국의 내수시장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실패를 하며 우리에게 준 교훈은 무엇일까? 그리고 향후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우리 한국 기업은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대부분 한국기업은 ‘샌드위치’ 상황에 처해있다. 고가격 고품질로 진출하는 미국, 일본 등의 기업과 저가격 저품질로 승부를 거는 중국 기업들 사이에 낀 상태인 것이다. 차별화와 집중화 전략에서는 미국, 일본 등의 기업들에 비해 부족하며 원가우위 전략에서는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말 그대로 가운데 낀 상태(stuck in the middle)인 것이다. 많은 경영자와 학자들이 이런 상황에서는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이 생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샌드위치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 사례를 통해 우리는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우리가 염두를 해야 하는 것은 중국 내수시장의 진출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 이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 전략에는 3가지 대안이 존재한다.
1) 중국의 한 곳에 진출한 후 경쟁력을 갖춰 중국 전역으로 확장해나가는 마오쩌둥 전략
2) 일정 지역을 묶어 클러스터로 구성하여 진출하는 덩샤오핑 전략
3) 중국 전역에 동시에 진출하는 스프레이드 전략
이 중 샌드위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 기업은 어떤 전략을 취했는가를 알아보면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다.
마오쩌둥 전략을 구사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북경현대자동차’이다. ‘엘란트라’를 중국 시장에 출시한 후 샌드위치 현상에 놓여 고전을 금치 못하던 북경현대자동차는 중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하여 개량한 동일한 라인업의 모델인 ‘위에둥’을 ‘엘란트라’와 동시에 판매하였다.
이는 중국시장의 경제 발전이 각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노리고 각 지역에 맞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과감한 선택이었다. 엘란트라는 2,3급 도시의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을 중시하는 30대 중반 ~40대 후반을 목표고객으로 삼았으며, ‘경제적, 실용적’ 이라는 포인트로 접근하였다.
하지만 위에둥은 1급 도시에 거주하는 20~30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