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캐주얼 브랜드들의 식지 않는 화두엔 ‘매장의 편집화’가 있다.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전혀 다른 감성을 갖고 있는 편집매장을 취재했다. 홍대를 기반으로 하는 스트리트 감성의 남성전문 편집샵과 압구정 로데오를 기반으로 하는 하이엔드 감성의 남성편집샵을 통해 현재 편집매장의 화두를 짚어봤다. 어떤 브랜드들이 바잉되고, 어떤 문화를 만들어가며 마니아층을 형성해 가는지. 전혀 다른 두개의 편집매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확실한 스토리와 타겟층이 있었다.
하이엔드 감성 ‘디스클로우즈’
해외 디자이너와 협업 실현
보헤미안 보보스족 인기몰이
하이앤드 컨템포러리를 지향하는 남성전문 편집샵 디스클로우즈(Thisclose·대표 김명일)는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다른 남성 편집매장과 차별화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8월 클래식과 컨템포러리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편집샵으로 오픈했다. ‘디스클로우즈’ 1층에는 카페가 있어 고객들이 자유롭게 이곳에서 차도 마시고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고, 지하에 의류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자연스러운 노출과 홍보 효과를 갖는다.
현재는 디자이너 컬렉션 라인 20%, 정통 테일러드 수트 20%, 하이앤드 스트릿 브랜드 60%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루달튼 (Lou Dalton)’, ‘줄리아노 후지와라(Giuliano Fujiwara)’ 등의 디자이너 컬렉션 라인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어 하반기에 ‘디스클로우즈’는 ‘루달튼(Lou Dalton)’, 잡화 브랜드 ‘그랜슨(Grenson)’과 함께 특별히 콜라보레이션 부츠 제작을 진행한다.
또한, 디자이너 가브리엘 파시니와 함께 ‘가브리엘 파시니(Gabriele Pasini)’의 트렁크쇼를 올 9월 ‘디스클로우즈’매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디스클로우즈’는 하이앤드 디자이너 컬렉션을 바잉하는 만큼 해외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다른 편집매장과는 차별화를 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 다양한 협업으로 고객들에게 ‘디스클로우즈’만의 감성을 전할 계획이다.
한편, ‘디스클로우즈’는 현재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부티크를 갖고 있고, 자사 온라인샵과 위즈위드와 같은 종합몰에도 입점돼 있어 온, 오프라인으로 유통구조가 다양화 돼 있다. 유통망이 다양화 돼 있다 보니 재고의 흐름도 원활한 편이다.
상반기 매출은 작년대비 보합정도 이지만 정상가 판매는 향상됐다. 이번 S/S에 아티스트 기반의‘토템(Tothem)’, 디자이너 필립플레인의 동생이 런칭한 ‘레제클레(Les Eclaires)’ 등 하이엔드 스트릿 브랜드의 여름 아이템 가격이 적정했던 것이 정상가 판매 증가 요인이 된 듯하다.
작년 겨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박해진이 ‘가브리엘 파시니(Gabriele Pasini)’ 코트를 입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올 하반기에도 모델 및 연예인들을 통한 PPL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방침이다.
‘디스클로우즈’에 바잉을 담당하고 있는 김가영 팀장은 “2013년 F/W부터 스웨트 팬츠가 정장의 느낌이 나도록 재해석 돼 런웨이에 등장했는데, 처음 그것을 바잉했을 때는 소비자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스웨트 팬츠에 자켓을 매치하는 이런 착장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센스가 아닌가 싶다. 뻔하지 않고 자유롭게 믹스매치할 수 있는 감각 말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감각을 전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와 아이템들을 발굴해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도록 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다른 남성 전문 편집매장과는 다른 테이스티한 브랜드와 아이템으로 보헤미안을 추구하는 일명 보보스족들에게 인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스트릿문화 주도 ‘소품’
희소가치 독특한 제품 구성
맨즈 스터프 집중·이색모자 50%
남성 라이프 스타일 편집샵을 표방하고 있는 소품(sopooom·대표 문희택)은 이름 그대로 남자들을 위한 소품샵이다. 이미 미주와 일본은 스트릿컬쳐 브랜드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편집샵들이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다.
일본 최대 멀티 브랜드 편집매장 ‘유나이티드 애로우스(United Arrows)’와 ‘빔스(Beams)’ 등이 그 예이다. 이미 이 편집매장들은 패션, 악세서리, 인테리어, 잡화, 스포츠, 뮤직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친 문화와 스타일을 창조해내고 있다.
‘소품’을 운영하고 있는 문희배 매니저는 “일본과 미국 등을 오가면서 그 곳에서 봤던 편집샵이 한국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자들을 위한 스트릿컬쳐 브랜드 기반의 편집샵을 지난 2012년 홍대에 오픈했다”고 말했다.
‘소품’은 다른 편집매장들이 달리 맨즈 스터프에 집중해 상품구성을 했다. 전체 상품 중 모자의 비중이 50%를 차지하고 있고, 이 외에 의류 20% 다양한 생활소품 및 스트릿 스포츠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잡화들로 구성돼 있다.
모자의 비중에서 50%는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 이지만 나머지 50%는 미주 등에서 직접 바잉을 해 희소가치가 있다. 국내 디스트리뷰션을 통하지 않고 미국에서 직접 바잉을 하기에 가격대도 3만 원에서 5만 원 사이다.
올 해는 특별히 키덜트 토이 상품군의 비중을 소폭 증가시켰다. 다른 편집매장에서는 디스플레이용으로만 키덜트 토이를 사용하고 있는데 직접 판매하니 고객들의 호응이 좋아 10%로 그 비중을 확장했다.
바잉을 담당하고 있는 문희배 매니저는 “키덜트 토이가 고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즐거움을 줘 이번시즌 바잉에 더 신경을 썼다. 새로운 물건으로 한정된 수량만을 갖고오기에 컬렉터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의 주력 아이템은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시작된 ‘라스타클랫(rasta clat)’팔찌이다.스니커즈의 끈을 이용해 만든 팔찌로 스포티한 감성으로 티셔츠나 스니커즈, 모자 등에 맞춰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소품’은 ‘라스타 클랫’의 공식 수입원으로 ‘소품’을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소품’은 2012년 7평 남짓의 매장으로 시작해 2013년 11월 확장 이전했다. 소품의 원래 기획의도에 맞게 남자들의 로망을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상품군으로 손님들을 만나기 위해 확장 이전 한 것이다. 이에 올 하반기에는 인테리어 잡화와 소품으로도 상품군을 확대시킬 예정이다.
문희배 매니저는 “2013년 매장확장으로 매출은 30%정도 증대했다. 매장이 확대된 만큼 희소한 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계속 발굴해 내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겠다”고 말하면서 “소품이 희소한 가치가 있고, 스트릿 문화와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 가고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편집매장으로 확장되길 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