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상권 분위기 회복…모자 매출 증가
[서울] 세월호 사건 발생 후 침체적 분위기에 빠졌던 서울 주요상권이 사건 발생 한달이 지난 이 시점, 점점 활기를 되찾아가는 실정이다. 명동상권의 경우 지난 달, 이벤트와 거리 호객행위가 주춤했을 정도로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가 차츰 나아지고 있다.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며 간간히 행위예술가들의 퍼포먼스로 명동을 찾은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만, 유동인구 회복이 아직 매출회복으로 완전히 전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바라’ 명동중앙점의 김종경 매니저는 “이번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한국여행일정을 취소한 외국인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5월이 구두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의 80%를 차지했던 외국인들의 방문이 줄면서 전년동월대비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낮 기온이 점차 상승하고 햇빛이 강해진만큼 모자나 선글라스 등의 매출은 수직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캡텐’의 성영준 매니저는 “모자는 아무래도 분위기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 캡텐 홍대점은 매출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명동점의 경우 5월 들어 평소 매출의 두 배 이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홍대 상권은 대체적으로 꾸준한 유동인구를 유지하고 있다. 주말에는 홍대입구역에서 빠져나가기 힘들 정도로 인구병목현상을 연출하는 곳이기에 되레 평일을 이용해 홍대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은 편이다. 매출도 다른 상권에 비해서는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대 메인 거리에 보세슈즈와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은 “계절적 요소나 사회적 분위기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매출이 일정하게 좋은 편”이라며 “보세 매장이라 가격이 저렴하고 홍대거리가 젊은 이들이 많은 찾는 곳이다보니 큰 굴곡 없이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두점, 아울렛에 주말 고객 뺏겨
[경기] 안산의 골프매장골목은 전반적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즈니골프 안산점 직원은 “전년동월대비 의류 매출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모자의 경우 이제 필수 아이템이다보니 잘 나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골프매장거리 자체에 유동인구가 많이 줄어 우리만 어려운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용인상권은 평일과 주말 매출의 간극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파’ 용인점의 이종찬 사장은 “주말 유동인구가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평일보다 주말 매출이 3~4배 더 높았는데 지금은 평일 주말의 차이가 거의 없다”며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이 오픈하고부터 인근지역 주말 고객을 다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에 입점돼 있는 ‘카파’와 용인점 ‘카파’ 간 월 매출이 두 배 넘게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취소·연기 단체고객 줄어
[충청] 청주 나들목 상권은 ‘케이투’, ‘블랙야크’, ‘밀레’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빅 매장으로 밀집돼 있는 상권이다. 나들목 상권은 국민적 슬픔을 가져다준 세월호의 여파로 행사취소, 연기 등의 영향으로 단체 손님이 줄어 외형적 매출이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손님은 줄었으나 일반인 손님들은 유지되고 있다.
반면, 지속적인 TV방송과 광고 등의 영향으로 일반인들 사이에서 캠핑용품에 대한 관심과 매출이 전년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이 변하고 있어 마니아 층들은 캠핑용품을 교체해 용품 판매지수가 소폭으로 올라가고 있다.
또한 변덕을 부리는 날씨 덕에 간절기 아이템인 얇은 바람막이 자켓 등을 손님들이 가장 많이찾고 있다. 한편, 청주 나들목 상권은 밀레에 샵인샵으로 입점돼 있던 ‘엠리밋’이 70평대로 오픈했고, ‘영원’도 ‘노스페이스 화이트 라벨’과 함께 3월 말에 리뉴얼 오픈했다.
세월호 여파, 큰 폭 매출 감소
[강원] 춘천 명동상권은 먹자골목과 함께 가두상점들이 몰려 있는 춘천의 번화가 상권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의 여파로 상권 분위기는 아직까지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들의 발걸음이 줄어 타격을 많이 받은 매장은 전년 대비 50%이상이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고객들이 주변에 대형마트로 이동하면서 가두 상권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형마트에서 의류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쇼핑편의상 원스탑 쇼핑이 가능한 마트쪽으로 손님이 몰린다는 것이다. 여기에 급변하는 날씨 탓에 상인들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명동상권에서 골프웨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날씨가 변덕을 부려 주력이라고 할 만한 아이템이 없다고 말하면서, 간절기 아이템인 가디건이나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점퍼류의 아이템이 그나마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5월 들어 미미하게 상승
[경상] 4월 중순 이후 매출이 빠지는 감이 컸으나 이달 가정의달 특수로 그나마 보합세로 마감됐다. 세월호 여파가 크긴 하지만 일부 브랜드는 별 타격없이 무난한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광복동 상권은 와이즈파크몰이 신규 입점하면서 다양한 오픈행사 등을 진행해 고객 유입이 있었다. 남포동 보세골목 초입의 대표 터주대감 B&C 제과점이 남포문고가 있는 대로변 건물로 이전했고 기존 자리에 이랜드에서 전개하는 슈즈편집샵 ‘폴더’가 들어섰다.
매년 4월경 큰 이벤트로 진행하던 광복특가전도 무기한 연기되면서 상권 내 집객력이 다운되기도 했다. 반면 ‘와일드로즈’ 매장은 4월 중순 이후를 지나며 다소 매출이 빠지다가 5월들어 어버이날 등 소비심리가 소폭 올라가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상권 내 대리점 관계자는 “세월호 이후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대부분의 브랜드가 매출이 빠졌으나 5월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며 보합으로 마감됐다”고 전했다.
가정의달, 황금연휴 특수 활기
[전라] 가정의달, 황금연휴 특수가 여름 판매가 본격화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구매 수요가 소폭 상승했다. 5월 초순 연휴와 함께 모처럼 쇼핑을 위한 고객들이 몰리면서 집객과 매출이 늘었다. 4월까지 세월호 참사 영향과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억제됐던 소비가 여름을 방불케하는 기온과 화창한 날씨로 풀리면서 여름 판매를 부추겼다.
야외활동, 나들이가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캐주얼과 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용품과 반팔티셔츠, 반바지, 이지웨어류 등이 호응을 얻었으며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날 등을 앞두고 반짝 선물 수요로 활기를 부여했다.
익산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세월호 사고 이후 지난달 중순부터 말까지 침체된 분위기로 4월 초 입고된 여름 품번에 대한 매기 부진이 심각했다”며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쇼핑에 나선 고객들의 집객이 오르면서 한산했던 거리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5월 중순 이후 여름 판매 본격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