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침체 영향…2년 연속 매출 하락
시장장악력 따라 영업이익 ‘희비 교차’
당분간 반쪽짜리 경영성적표 이어질 듯
주요 상장 화섬업체들이 지난 2년 연속 매출 감소에 울었다? 그러나 각 화섬사의 영업이익은 주력상품과 신예 상품의 시장장악력에 따라 큰 기복을 보이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는 지난 2년간 5개 상장 화섬업체가 공시한 경영실적 분석(표 참조)에서 나타났다.
2013·2014년 2년 간 주요 상장 화섬업체들의 경영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감소한 대신 영업이익 선방이라는 반쪽짜리 경영성적표를 손에 쥐는 데 머물렀다. 매출감소는 유럽과 중남미 국가들의 재정악화와 미국의 소비위축세가 맞물리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또 중국시장의 수요부진까지 한몫해 앞으로 매출신장에 걸림돌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반면 영업이익은 각 화섬사의 상품특성에 따라 큰 차이를 드러내 앞으로 영업이익 범위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스판덱스 LM화이버 스판본드 등 글로벌 시장장악력이 높은 품목과 수처리필터 등 새로운 시장창출이 유망한 품목의 보유 유무가 영업이익 확대 관건으로 부상했다. 이에 반해 필라멘트 중심의 원사 비즈니스 구조는 매출신장 한계와 영업이익 축소가 맞물려나가는 등 앞으로 역신장 고착화에 우려가 높아져 큰 대조를 보였다.
효성 휴비스 도레이케미칼 티케이케미칼 코오롱패션머티리얼 등 주요 화섬업체들이 2014년 경영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전년대비 매출감소를 알렸다. 효성(-3.2%)과 도레이케미칼(-7.7%)은 2년 연속 매출 역신장을, 코오롱패션머티리얼(-12.3%)은 두자리수 감소세를 보이는 등 매출 역신장 늪에 빠졌다. 아직 2014년 경영실적을 공표하지 않은 휴비스와 티케이케미칼 역시 매출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흘러나와 대부분 화섬 상장사가 2년 연속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맞았다.
그렇지만 5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기복은 있지만 대부분 전년대비 성장을 알려 사업구조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에 무게추가 실린다. 효성의 2014년 경영실적 평가에 따르면 섬유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 호조세가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시장점유율 33%를 넘기는 스판덱스의 해외 증설물량 공정 조기안정화를 일등 공신으로 꼽았다.
효성의 2014년 섬유부문 영업이익은 3615억 원에 이르면서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0.2%에 달했다. 올해도 스판덱스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고공비행을 지속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이 뒤따른다.
도레이케미칼의 2014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3.1% 증가한 412억 원에 달했다. 2013년 1.1% 증가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영업이익 증가는 원료가 하락에 따른 섬유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원면 원사 등 고부가가치 섬유제품의 판매증가, 인도 중국으로 가정용필터의 판매확대”라고 밝혔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롤러코스터 경영실적으로 시선을 모았다. 2013년 5개 화섬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대비 매출신장(0.5%) 증가를 보였지만 2014년 12.3% 감소하면서 5000억 원대 매출이 4000억 원대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2013년 전년대비 무려 572.4% 증가한 112억 원을 보였지만 1년 만에 67억 원 적자로 돌아서는 등 롤러코스터 실적에 울었다.
고부가가치 아웃도어 기능성 가공을 앞세운 직물분야는 미국 등으로 수출에 괄목할 성과를 올렸으나 원사분야 매출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황부진에 원료가 하락 영향을 받아 매출하락을 부르면서 이익감소 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세계경기가 불황 터널에 갇히면서 당장 부진한 매출을 이어가지만 비즈니스 품목의 다각화에 힘입어 영업이익의 증가를 부르는, 반쪽짜리 경영성적표가 당분간 화섬업계를 지배한다는 전망에 힘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