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지속 성장 섬유산업…성장 과실 따려면
[한섬칼럼] 지속 성장 섬유산업…성장 과실 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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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내수를 막론하고 섬유산업에 보이는 징조가 심상치 않다. 가격은 떨어지는데 소비자나 바이어의 구매력은 살아날 기미가 없다. 밀이나 브랜드나 쌓여가는 재고에 갈피를 못 잡는다. 부도의 악령이 곧 들이닥칠 기세다. 섬유패션업계 모두가 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수시장 옷 판매가 꽁꽁 얼어붙었다. 노마진 세일, 층별 매대 타임 세일, 이벤트 홀 초특가 세일, 출장 세일 등 올 봄 역대 최대 규모 백화점 세일 공세에도 닫힌 소비자의 지갑은 열리지 않았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 모두 올 봄 세일 매출증가율은 작년 증가율보다 낮았다. 원인은 옷 판매다. 백화점 실적의 잣대가 되는 의류 판매가 1∼2%가량 줄은 탓이다.

섬유수출은 더 심각하다. 올들어 1·2월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나타냈다. 최근 30여년 수출사례에서 2개월 연속해 적자를 낸 경우는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자마자 2개월 연속 수출적자를 썼다. 자칫하면 올해가 섬유수출 적자 원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그동안 자랑스럽게 외쳤던 무역수지 누적흑자 3000억 달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판이다.

섬유패션을 둘러싼 분위기가 흉흉하기가 그지없다. 소비자의 지갑은 꽁꽁 닫혔고 바이어의 주문은 기약이 없다.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 하는 단발마의 비명소리가 귓전을 후벼 판다. 반목 불신 비방의 활개와 돌림병 같은 부도 도산 행렬을 예고한다. 해법 찾기는 꼬인 실타래 풀기처럼 난해하다.

섬유패션산업이 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벼랑 끝 위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기가 좋으면 수면 아래로 잠시 잠복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현재의 위기는 과거보다 파괴력 강도가 다른 것 같다. 당장 업계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얼음장을 방불케 한다. 내수도 수출도 동일선 상에 놓였다. 섬유패션산업에 공황과 혼돈이 맞물려 나가고 있음을 알린다. 고질적인 환부를 도려내지 못한 채 달려온 탓이다.

2013년 세계 섬유교역 1조5700억弗 시장
기본 도외시한 채 내 탓 네 탓 타령하다
수출 내수 판매난에 업계 분위기 흉흉
내수시장서 인정받으면 수출도 통한다
창조적 개발과 상생의 길 실천 나서야


섬유산업의 큰 장점은 무엇보다 성장산업이라는 명제다. WTO가 발표한 2013년 세계 섬유교역 규모는 전년대비 4%이상 증가한 약 1조5700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2014년 세계의류시장 규모는 약 1조5360억 달러로 내다봤다. 성장률은 2013년 대비 약 4.9%에 이른다. 패션의류 시장 신장률은 각 국가의 GDP 규모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낸다. 섬유수출은 선진국 수요를 겨냥한 전략수출이라는 뜻과 통한다.

지구촌 섬유시장은 커지는데 당장 한국섬유산업은 성장과실보다 뒷걸음질 모양새다. 자칫하면 앞으로 전통의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역전도 배제치 못한다. 시그널은 이미 도착했는데 우리가 애써 도외시한 탓 아닌가. 올 1·2월 기록한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데 있다. 이유는 다름 아니다. 기본을 무시한 채 내 탓 네 탓 하면서 시간만 흘려보냈다.

뿌리 깊은 후진국형 섬유패션 사고가 우리 섬유산업의 근본까지 뒤흔든다. 업계에서는 “이제 올 때까지 왔다”는 말까지 나돈다. 최근의 불황은 유독 우리만 겪는 게 아니다. 그런데 파열음은 더 요란하다. 자체 개발은 등한시한 채 카피생산에 젖은 결과다. 그렇다보니 싼 값 수출은 다반사다. 실력이 뒷받침 안 되는 수출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시장만 잔뜩 흐려 놓은 채 한계기업으로 치닫는다. 우리 스스로 레드오션 시장으로 이끈다.

섬유산업의 발전은 수출과 내수, 두 바퀴가 맞물려나갈 때 시너지를 낸다. 소재산업이 강하면 그 효과는 더 지대하다. 창조적인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여기에 협업과 상생의 도가 맞물려 나가야 한다. 기업의 윤리가 똑바로 서면 산업의 경쟁력이 솟구치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제 한국의 GDP 규모도 3만 달러시대가 목전이다. 패션의류산업의 성장엔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당장 발상의 전환이 맞물려 나가야 할 때다. 그동안 ‘소 닭 보듯’ 하는 브랜드 소재업계 간 냉소적인 자세부터 무너뜨려야 한다. 내수에서 인정받으면 수출에서도 통한다는 자신감 바로 세우기라 할 수 있다. 공멸이냐, 공생이냐,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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