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하명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인터뷰 | 하명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 한국섬유신문 / 전상열 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09.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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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7년이 ‘한국섬유산업’ 명운 가른다”

‘한국섬유산업 강하다’ 대전제하에
수출 실지 회복위해 글로벌 행보
Tech-Textile 시대 맞아
신 섬유개발 촉진법 제정해야


“올해 4월2일은 한국섬유산업의 미래를 알린 뜻 깊은 날이다. 이 날을 기점으로 2015년까지 앞으로 7년간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가 섬유산업의 명운을 가른다. 그 동안 우리 업계는 이를 인식하고 많은 준비를 해왔다. 이제는 정부가 앞장서서 이끌어줘야 할 때다. 바로 지식기반 신 섬유개발 촉진법 제정을 통해서다.”


지난 4월30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접견실. 이 날 기자와 만난 하명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한국섬유산업은 강하다는 것을 전제로, 앞으로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화두로 던졌다. 끊임없는 구조조정만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튼튼한 체질을 만든다는 뜻을 담았다.
그는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는 것을 명심하자고 주문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암울한 상황이지만 한국섬유산업은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꼭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업의 생존은 섬유기업 뿐만 아니라 모두 부단한 자기혁신을 지속할 때 얻어지는 과실이라고 말했다.
하 부회장은 섬유산업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73년 1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75년부터 상공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부임 당시 섬유산업은 한국경제를 이끄는 기관차였다. 짧은 외유를 제외한 그의 관료생활 대부분은 수출주도형 섬유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으로 일관해 왔다. 그런 그가 민간신분으로 변신 후 또 섬유산업과 연을 맺었다. 2005년 6월24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상근 부회장에 취임하면서다. 지난 4년간 그의 행적 또한 섬유산업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관민의 조율자로서 차분하고 지적인 인품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그 만의 색깔을 내온 것이다.


“한국섬유산업이 강해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기업의 체질개선 뿐만 아니라 기술 및 신제품 개발, 해외시장 개척 등 헤아릴 수가 없어요. 그 중에서도 우리 업계가 요구한 지식기반 신 섬유개발 촉진법 제정은 화급을 다투는 사안입니다. 지금 세계 섬유산업은 Tech-Textile시대로 깊숙이 진입했어요. 미국 독일 일본 등 소위 섬유선진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대열에 한국이 합류해야 해요. 신 섬유개발 촉진법은 이를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을 합니다. 지금부터 정부가 앞장서 섬유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하 부회장은 Tech-Textile은 슈퍼섬유 나노섬유 스마트섬유 친환경섬유를 총칭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세계섬유시장은 이를 중심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우리가 이 대열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국섬유산업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Tech-Textile 개발은 천문학적인 R&D 자금이 요구되는 만큼 민간차원의 진행은 불가항력적이라며 이제는 정부가 나설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안으로 신 섬유개발 촉진법 제정을 들었다. 하 부회장은 이 법은 R&D 지원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과거 구조개선 마케팅 인력양성 등 모든 분야 지원을 요구했던 섬유특별법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법은 WTO 규정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법 제정을 위해 국회의원 45명이 참여했으며 이명규 의원(한나라당)이 대표발의자가 돼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하 부회장은 이 법 상정은 6월 임시국회나 9월 정기국회에서 이루어진다며 연내 법안 통과에 기대를 높였다. 특히 정부가 지능형 로봇 개발법과 환경친화형 자동차 개발법 제정을 허용했듯이 이제 한국섬유산업의 미래는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는 강한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지난해부터 외국으로 행보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 우리 섬유산업은 수출위주로 성장해 왔습니다만 최근 수출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예요. 중국 등 후발개도국의 위세 탓만 한다면 잃어버린 실지 회복은 더 이상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장영역 확대에 나선 것이지요. 한·미 FTA는 타결이 됐고 한·EU FTA는 타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 세계 국가와의 FTA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어요. 전 세계 구석구석에서 개최되는 전시회를 비롯 시장개척단 파견에 활발한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잃어버렸던 실지 회복이라는 대명제와 맞물리지요. 주요 국가 섬유단체들과의 협력은 바로 대명제 실현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WIN-WIN하는 차원입니다.”


-내수시장 위축세가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활성화 방안은 없습니까.
“중국산 저가제품 위세에 눌린 탓이지요. 실지회복을 위해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1차적으로 기업들의 몫이지만 당장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고용효과가 높은 섬유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요구됩니다. 다시 말해 국내 섬유제품을 많이 활용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것이지요. 군복 경찰복 소방복 등 官이나 공기업 수요, 그리고 민간기업 수요까지 국산 섬유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도록 관련기관간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해요. 그렇다고 무조건 국산 섬유제품을 써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품질은 높이는 대신 가격을 낮추는 기술개발이 뒷받침돼야지요. 그리고 개성공단 설비를 이용해 생산해 나가는 준비가 뒤따라야 합니다.”


-봉제산업 기반강화 역시 시급한 과제가 됩니다만
“FTA 확산은 국내 봉제기반을 요구합니다. 봉제산업 기반구축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 또한 정부의 각별한 정책적인 배려가 뒷받침돼야 해요. 업계에서 노후설비 개체비용 지원요구가 늘어나는데다 절대 부족한 인력문제 해결에 나서줘야 합니다. 국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 연수인력을 병행하는 고용허가제 완화가 시급해요. 또 최저임금제 역시 경제상황에 맞춰 탄력적이면서 유연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PIS(프리뷰 인 상하이) 확대 개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개최해온 PIS는 올해까지 한국의 섬유패션을 소개하는 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브랜드 130여개가 중국에 진출했으며 중국내에 확보한 매장 수는 2500여 곳에 달합니다. 중국은 우리의 수출시장인 동시에 내수시장으로 입지를 분명히 한 것이지요. 앞으로 중국시장 공략 여부가 한국 섬유산업의 활로와 맞물려갑니다. 이를 위해 상하이를 거점으로 북경 성도 서안 광주 심천 심양 등 중국내 주요 대도시를 연계하는 순회개최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PIS 투자확대는 이 같은 관점에서 찾아야 해요. 그리고 정부지원은 최소한 20억 원 이상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섬유업체가 많이 진출한 개성공단에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인건비 인상, 토지사용료 문제, 인력부족 현상에다 노령화까지 등 만만찮은 악재가 많습니다. 또 통행 통관 통신 등 3通 문제 역시 해결이 나지 않았어요. 북핵문제에 따른 외국인의 불안감만 증폭시키는 상황입니다. 개성공단 활성화는 경영여건 개선여부에 달렸어요. 솔직히 순수 국내자본 진출은 지금까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 왔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진출은 외국자본이 함께 투입되는 즉 안전판 마련을 요구합니다. LA한인의류협회 회장단과 개성공단 투자문제가 상당히 진전됐지만 이 역시 경영환경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요. 경영환경만 개선된다면 해외동포는 물론 외국인 자본도 뒤를 이을 겁니다.”


-섬산련 사무국 조직혁신에 나섰습니다. 어떻게 변화됩니까.
“과거 70여 명에 달했던 조직이 구조조정을 거쳐 4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만 그 동안 신입직원의 수혈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고참직원들의 퇴출은 거의 없는 등 머리만 큰 기형적인 조직으로 변화됐어요. 그래서 지난해 경영진단을 의뢰했습니다. 골자는 핵심조직화를 위한 조직혁신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어학 통상 등 다양한 전문가를 합류시켜 섬산련이 일을 잘한다는 이미지 변화에 나섭니다. 이를 위해 능력이 있으면 빨리 승진시키고 보수도 우대하는 인사를 철저히 지켜 나갈 거예요. 앞으로 일하지 않으면 섬산련에서 배겨나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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