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F/W SFAA 정기컬렉션 (1)
11/12 F/W SFAA 정기컬렉션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자이너는 작품으로 '소통'하고 '호흡'한다
대한민국 패션 위상 제고 '트렌드' 발신' 역할 수행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그룹 SFAA(회장 신장경)의 11/12 F/W 정기컬렉션은 관객과 디자이너가 작품으로 ‘호흡’하고 ‘소통’하는 진정한 살롱쇼의 의미를 각인시켰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패션 1세대로 통하는 거장들의 컬렉션은 대한민국 ‘트렌드 발신지’로서 완성도와 작품성, 관객이 공감하는 예술적 컨셉과 감성의 터치로 매회 갈채가 쏟아졌다. 120~130석의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백화점 바이어와 디자이너별 VIP, 패션업계 인사, 문화, 예술계 초청인사, 프레스들이 자리했다. 모델의 워킹과 의상의 사각거림, 숨소리까지 들리는 공간에서 소재와 실루엣, 디테일까지 세밀히 감상하고 느낄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마다의 강점과 고품격, 완성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신임회장인 신장경 디자이너를 비롯 11명의 그룹 선후배가 참가한 이번 정기컬렉션은 매회 피날레가 끝나고 무대조명이 꺼진 뒤에도 박수갈채가 계속됐다. 덕분에, 패션쇼 진행 장소로는 무리가 있는 플럭서스 건물에서의 불편함도 묻힐 수 있었다. 더불어 오은환 디자이너의 딸인 유혜진의 데뷔쇼도 치러져 리프레시와 세대교체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기대를 모았다. 참가한 패션 관계자들은 “역시 작품성과 열의로 대변하는 ‘SFAA’컬렉션의 위상은 계속되는 것 같다”며 “최고의 작품으로 ‘트렌드 발신’의 역할과 ‘한국 패션의 위상’을 대변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컬렉션이 시작되는 12일은 SFAA소속 고(故)이규례 디자이너의 발인이었다. 10일 타계한 이후 대전에서 발인을 지킨 디자이너들은 12일 귀성해 묵묵히 개막준비를 했다. 숙연한 분위기로 개막됐지만 매회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신장경 “It should be simple”
아시아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와 패션피플이 모이는 2011/2012 F/W 홍콩패션위크와 월드부틱홍콩(Hong Kong Fashion Week, World Boutique Hong Kong)이 홍콩무역발전국 주관으로 최근 성황리에 종료됐다.
신장경 디자이너는 디테일을 절제한 단순함이 주는 아름다움을 최대한 부각시킨 옷으로 주목을 받았다. 테마‘It should be simple’은 컬렉션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선명하게 각인됐다. 마치 영화 ‘제 5원소’에서 보여지는 우주공간 오페라무대에 오른 신비의 뮤즈처럼 높은 슈즈와 장식없이 올린 머리, 절제되고 느린 워킹 등이 신장경디자이너의 예술적 표현경계와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극대화시켰다.
재단을 통해 부분적으로 부풀리거나 과감하게 곡선을 생략시킴으로써 여성 신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새로운 라인을 추구했다. 컬러는 블랙을 기본으로 선명하고 밝은 다양한 색상들이 런웨이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소재는 울을 중심으로 사용했으며 퍼가 포인트로 쓰였다.

■ 박재원 “Monotone filter”
별도의 움직임이 없어도 의상자체만으로 움직임이 느껴졌다. 주름과 누빔, 사선 커팅의 스커트와 다양한 패턴과 소재가 어우러진 디자인이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화려하고 율동적인 이미지를 발산했다. 실버그레이, 골드베이지, 블랙모노톤이 은은한 광택과 섬세함으로 다가오고 플리츠에 겨울을 대표하는 패딩을 매치시켜 가장 도시적이면서도 여성적인 이미지를 선보였다. 특히 패딩은 재봉을 통해 한국적인 문양을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색상은 무채색 계열이 주종을 이뤄 실버와 골드, 블랙을 주로 사용했고, 소재는 네트와 시폰, 울에 퍼를 액센트로 활용했다.

■ 오은환·유혜진 “인터랙티브 라이트·모던 스페이스 시크”
‘쿠만 오은환’의 유혜진 디자이너는 주변의 조도에 따라 작품에 장착된 조명의 밝기가 변하는 ‘인터랙티브 라이트 드레스(Interactive light dress)’를 선보였다. 스페이스 에이지 룩에서 영감을 받은 ‘모던 스페이스 시크’를 컨셉으로 삼아 소매, 어깨 라인, 비즈 장식과 가죽 패치 등 조형적인 라인으로 테마를 부각시켰다. 블랙, 그레이, 화이트 등 무채색을 위주로 블루, 옐로, 실버, 골드, 핑크, 연두 등이 액센트를 줘 하드한 실루엣의 스페이스 룩을 추구했다. 패션에 컴퓨터 기술과 같은 테크놀로지를 수용해, 신체와 밀접한 인터페이스 기능의 실현이 가능한지 탐구한 앤드로지니어스 룩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 김동순 “자유롭고 지혜로운 갤런트 보헤미안”
‘김동순 울티모’는 벤자민 디즈렐리(Benjamin Disraeli)의 격언에서 영감을 얻은 보헤미안 스타일을 선보였다. ‘기억보다 많은 것을 보고, 또한 본 것보다 많은 것을 기억하는’ 훌륭한 여행가들은 모래바람이 이는 사막을 여행하는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레이, 실버, 골드 등 은은한 광택의 컬러감에 자수 디테일, 비즈와 깃털 장식, 레이스와 태슬 등이 컬렉션 전반에 등장해 에스닉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무릎 혹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루즈한 실루엣의 롱 가디건과 쇼트 스커트의 매치가 현대적이면서도 이국적 정취가 느껴지는 보헤미안 룩을 완성했다.

■ 한혜자 “예술과 패션의 결합체”
‘HANEZA’의 한혜자 디자이너는 패션과 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가 엿보인 패션쇼를 선보였다. 이번 쇼에서는 현대미술작가 이림의 작품 ‘Absence no.6’를 패션과 결합해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내면의 이야기가 담긴 예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의상으로 재해석해 벽에 걸려있던 예술작품에 움직이는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저지, 캐시미어 울, 매쉬, 레이스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했으며 입체감 있는 표현을 통해 깊은 감정이 휘몰아치는 작품 속 이야기를 한혜자 디자이너만의 새로운 의상으로 재창조했다. 런웨이에 선보여진 의상들은 블랙, 브라운, 딥 블루, 마젠타 등의 컬러들이 조합을 이뤘으며 단순한 아트 투 웨어가 아닌 독창성을 가진 순수 예술가와 패션 디자이너의 조우로 한 차원 높은 패션 예술을 선보였다.

■ 박동준 “우아한 여성미 현대적으로 표현”
‘Thanks for the past’를 테마로 화려한 쇼를 펼친 박동준 디자이너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베넷의 매력을 이번 컬렉션의 기본 무드로 설정했다. 또 사이 톰블리(CY Twombly)의 그림, 낙서, 드로잉은 초현실주의의 강한 에너지를 엘리자베스 베넷의 오만과 우아함에 오버랩시켜 색다른 시각적 예술 경험을 선사했다. 18세기 남성복 수트를 성(性)의 경계 없이 현대적으로 표현했으며 롱앤린 스타일로 넓은 칼라와 페미닌 디테일을 크로스 오버해 세련되고 당당한 여성을 표현했다.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이 주를 이뤘으며 브라운, 그레이, 그린, 카키, 퍼플 블랙, 실버, 골드 등의 컬러를 사용해 화려함을 더했다. 쟈카드, 울, 실크, 퍼, 벨벳, 레이스, 가죽 등을 소재로 사용해 1700년대의 우아함을 런웨이에 재현했다.

■루비나 “Cafe` de Flore…새로운 것에 대한 무한의 욕구”
디자이너 루비나는 퍼와 가죽, 울, 니트 등 최고급 소재의 다양한 접목 시도로 정제된 듯 하면서도 새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뉴클래식 모던’을 표현했다. 최고급 퍼와 가죽을 접목, 펀칭해 통과시키거나 디테일을 더해 우아함과 신선한 멋을 더했다. 실크 패딩과 고급 울, 체크와 패턴의 변화를 부여한 니트 소재와 블루, 블랙, 퍼플, 그린, 오렌지, 옐로우 등 다양한 컬러를 매치했다.
루비나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편안함과 절제된 럭셔리어스함, 레트로 감각을 지닌 뉴클래식 모던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하고 일상적인 것에 대한 놀라움, 감사의 시간, 오래된 것에 새로움을 발견하는 시간, 새로운 것에 대한 무한한 욕구의 시간을 표현한 룩에 집중했다. 이러한 테마를 잘 표현하듯 무대에 올려진 의상마다 새롭게 시도한 디테일, 타 소재간 매치를 통해 뉴룩 연출로 주목받았으며 함께 선보인 과감한 컬러와 디자인, 사이즈의 백과 핸드백, 구두 등 액세서리류도 관심을 모았다.

■ 박윤수 “Pop Your Dream”
‘JOAN MIRO’의 작품세계를 흥미롭고 재미있는 초현실주의적 환상공간으로 표현해 내고자 했다. 디자이너 박윤수는 ‘별’과 ‘상형문자’등 동심의 표현방식으로 찾아낸 모티브를 경쾌하고 팝아트적으로 의상에 접목했다. 블랙과 레드 등 강렬한 색상, ‘박윤수’ 디자이너만의 시그니처로 주목받아 온 패치워크 기법으로 트랜드폼 한 레더 자켓 등이 시선을 끌었다. 강하고 시크한 현대여성의 유니크함을 팝아트적 모티브와 디테일, 컬러로 완성시켰다.
또한 함께 선보인 남성복은 잘 완성된 테일러링과 자켓의 룰을 지키면서도 핏과 기장 등에서 영한 감성을 이끌어낸 스타일로 묘미를 줬다.

/ 이영희 기자 [email protected]
/ 김송이 기자 [email protected]
/ 장유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5-11-20
  • 발행일 : 2015-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email protected]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