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3년 추동 파리 컬렉션 개막 (2)
2012/13년 추동 파리 컬렉션 개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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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안·메스큘린, 디퍼드~와이드까지 팬츠가 트렌드

‘니나리치(Nina Ricci)’는 어머니, 할머니의 옷장을 탐험하는 여자아이를 연상하게 만든 컬렉션이었다. 레이스에 쉬폰, 라메 트위드, 워시드 실크에 쟈가드. 라메 트위드의 수트 등 아우터는 여유로운 실루엣이었다. 거기에 란제리 드레스나 쉬폰의 블라우스 등의 부드럽고 페미닌한 아이템이 추가됐다.

‘발렌시아가(Balenciaga)’는 70년대에 만들어진 크리스타일 이미지의 빌딩을 쇼 회장으로 골랐다. 쇼는 특유의 본딩 크로스의 코트로 시작했다. 비치는 투명감을 본딩의 딱딱함과 매칭한 아름다운 드레스. 애니멀 무늬의 자켓, 지오메트릭한 컷에 들어가는 컬러 블랙의 드레스가 연이어 이어진다. 컬러는 민트, 화이트, 틸, 화려한 핑크, 부드러운 오이스 다크 그레이, 심플한 모스그린, 밝은 일렉트로닉 블루. 다양한 색채가 컬렉션 전체를 하나의 캔버스처럼 보여주었다.

‘디올(Dior)’은 더스티 파스텔 컬러를 기준으로 부드럽게 퍼지는 곡선과 가로 라인을 조합시켰다. 벨트로 묶는 페플럼 디테일의 바자켓에 기존보다 기장이 조금 긴 스커트를 매칭한다. 자켓에 그려진 하운드 트수 무늬는 섬세한 자수로 만들어졌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은 음악이 흐르지 않는 쇼형식으로 시작됐다. 드레스는 만화와 같은 오버 사이즈의 실루엣. 마치 컷팅룸에서 막 가져나온 패턴을 봉재한 듯하다. 미니멀리즘과 빛나는 감성이 라즈베리, 모브 그리고 그린에 얹혀진 핑크와 같은 대담한 색의 사용으로 표현되고, 드레스에 또 드레스를 겹친 듯한 트리키한 패션이나 체크나 치도리 모양에 맞는 아동스러운 꽃무늬를 탄생시켰다. 쇼의 마지막에 가서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쇼 내내 팝하고 이노센트한 기분이 들게 했던 컬렉션이었다.

‘장폴고티에(Jean Paul Gaultier)’의 쇼는 레더와 자켓의 온퍼레이드. 그리고 오버 사이즈의 블래이저나 풍성한 부루소풍 슬리브의 시리즈, 눈이 부실정도로 화려한 퍼 후드, 물론 골얏벨트도 빠지지 않았다. 풍성한 패브릭이 바람을 가를 듯한 벨벳 드레스와 허리에 감은 밑단을 풀자 트랜이 펼쳐지며 드레스로 바뀐 의상은 인상 깊었다. 고티에답게 플레이플한 감성을 아름다운 라인과 함께 보여주었다.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는 정교한 패턴의 테일러드 스타일과 가벼운 드레스의 콘트라스트를 보여주었다. 핀스트라이프나 체크의 샤프한 자켓은 같은 원단을 매칭한 코디네이트. A라인의 트렌치 코트는 소매가 몸판과 붙어 있어 케이트와 같은 라인으로 선보여졌다.

‘로에베(Loewe)’는 스페인 남부에 있는 바로크 양식의 승마술 학교를 나타냈다. 그것을 출발점으로 한, 많은 플리츠를 쓴 스커트나 파티 자켓을 50년대의 실루엣으로 발전시켰다. 오픈에서부터 피날레까지 블랙으로 통일한 컬러에서는 강한 의지와 밀리터리한 뉘앙스를 느꼈다. 레더의 갭도 엄격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를 한 듯하다. 베이직한 아이템을 고급스러운 레더와 혼합하여 스페인 브랜드다운 느낌을 준 쇼였다.

‘에르메스(Hermes)’는 브랜드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레더를 기준으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레더 프린지가 흔들리는 니트 판초, 이어서 레더 블루종에 레더의 랩코트로 이어진다. 화이트 셔츠로 타이드업해 자켓에 걸치고, 그 위로 포티 스킨의 지레를 매칭한다. 플리츠로 양감을 만드는등의 팬츠 룩이 눈에 띄었으나, 드레스에서는 스커트 무늬의 드레스나 스웨이드 드레스, 벨벳 드레스 등도 보였다.

‘끌로에(Chloe)’의 컬러 파렛은 레몬에 샌드, 에그쉘 블루에 넥타린. 실루엣도 소프트하고 루즈했다. 둥근 실루엣의 코트나 발목에서 잡히는 조깅 스타일의 팬츠. 게더 스커트, 부드럽고 가벼운 로우 웨이스트의 드레스 등. 2012년 추동 파리 컬렉션의 트렌드로 유력한 테푸드에서 와이드까지 팬츠가 유력 트렌드로 보이는 가운데 ‘끌로에’는 깊은 색과 고급스러운 소재로 페스티벌 걸을 강조했다.

‘‘샤넬(Chanel)’은 크리스털 이미지의 쉬크한 라인을 보여주었다. 전 시즌, 칼 라거펠트의 쇼 세트장은 해심의 세계. 이번 회에는 어신메트릭한 크리스털이 마치 수정처럼 보이는 회장에서 라메 트위드의 수트나 비즈 자수의 드레스와 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일들이 등장한다. 큰 실루엣의 의상들의 레이어드나 ‘샤넬’이 여느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큰 이유중에 하나인 코트 등에 놓여진 아름다운 장식이나 깃털, 어플리케가 아름다웠다.

스팽글을 뿌린 후드가 달린 뤽스한 트위드 파커 등의 칼 라거펠트, 그의 손길이 닿은 작품들은 너무나 아름답다. 어깨 넓이의 넓은 트렌치 코트는 벨트로 묶거나 깃에 주얼리를 장식하거나 라메의 빛나는 모헤어에 수누드를 매칭하거나. 한편, 글리커로 라메를 그린 벨벳의 크래쉬 진즈는 팬츠를 전면으로 내미는 새로운 방향을 탄생시켰다. 색과 텍스쳐의 협연. 라거펠트의 마법에 걸려 마치 오튀쿠튀르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번 시즌 관객들은 매장에 줄을 설 것이다.

‘릭 오웬스(Rick Owens)’의 쇼는 런웨이를 불길의 재단으로 연출했다. 신성한 의식을 느끼게 하는 공간에 불길과 같이 빨간 라이트업과 그 안에서 망토에 몸을 감고 후드로 얼굴을 가린 모델들이 워킹해 나온다. 순간 컬트교의 의식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몸을 따라 흐르는 터틀 드레스나 큰 깃의 블루종에 롱 글로브와 사이하이 부츠. 니트모자 사이로 보이는 모델들의 얼굴. 색은 블랙, 그레이, 오프, 브라운. 퍼의 코트나 소매의 부분에는 그레이, 브라운, 차콜, 크림의 체크무늬가 있는 자켓은 인상적인 볼륨감이 있는 실루엣을 만들고 있었다. 지금까지 ‘오웬스’의 브랜드에 흥미가 없었던 여성들도 아마 이번 시즌의 그의 컬렉션을 보면 좋아할 듯하다.

‘알렉산더 맥퀸(Aelxander Mcqueen)’의 첫 시리즈는 눈과 같은 순백의 숄이나 드레스들. 헤어리한 소재와 다츠로 만든 입체적인 드레스가 줄지었다. 부드러운 터치감의 몽골리언 라메나 오스트리치 페더, 오간자를 섬세하게 컷팅하여 깃털처럼 겹친 것. 그것을 숄더나 깃에 장식하거나 또는 전신에 두르고 중감을 준다. 드레스는 바나나 스리트와 부푼 소매나 부드럽게 입체적으로 부풀게 한 헴 라인으로 페미닌하게 마무리. 선바이저와 같이 보이는 푸쳐리스틱한 실버 선글라스, 실버의 코사주 벨트가 엑센트로 쓰였다.

테일러드 자켓에 같은 원단의 팬츠 룩이나 스커트를 매칭한 무거운 라인이 퍼지고 있는 파리 컬렉션. 메스큘린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한 팬츠 수트에 스커트를 겹치고, 쉬크하게 보여주는 스타일이 몇 개의 브랜드에서 보여진 파리. 비즈 자수나 볼륨이 있는 쟈가드가 보다 중압감을 더하는 가운데 최종일은 ‘루이비통’과 ‘미우미우(Miu Miu)’의 두 빅 브랜드가 남았다.

루브루 박물관의 중앙 광장 텐트에 모던한 역이 출현했다. 설마 열차의 등장인가. 시간이 오전 10시를 맞이하자, 드라이 아이스의 연기인 듯 캣워크 넘어서 연기가 피어 오르기 시작한다. 이것은 드라이 아이스가 아니라 기관차의 증기. 이어서 빛나는 증기 기관차가 등장. 골드의 문자로 ‘루이비통’의 로고가 빛난다. 역에 도착한 열차에서는 모델들이 차례로 그 모습을 나타냈다.

핸드백이나 모자, 케이스 등의 짐을 든 포터들을 뒤로 하고. 빛나는 트위드 레이어에 조금 누른듯한 갖가지의 레더 모자. 모자는 뉴욕에서 발표했던 자신의 브랜드에서 보여주었듯이 크지는 않았지만 말의 털로 장식해 그 기묘한 플레이감을 표현했다. 빛나는 비즈의 보더와 A라인의 실루엣. 바틈에는 자켓이나 팬츠와 같은 원단의 스커트를 레이어드해 시크한 라인으로 표현. 광택이 있는 쟈카드나 플라워 모티브의 케트 무늬, 이너는 글리터의 터틀 넥과 니트의 앙상블로 곧은 깃끝으로 완벽한 마무리를 했다. 숙녀풍의 조금 얌전한 메리 포핀즈풍의 레이디는 ‘루이비통’의 완성도를 보다 높여 보여준 듯했다.

‘미우미우’의 쇼는 메스큘린한 팬츠 수트가 가득한 컬렉션이었다. 이러한 요소들과 함께 70년대풍의 색채와 프린트들. 거기에 더해져 모델들의 헤어는 머리에 깔끔하게 붙이고 사이드로 볼륨감을 줘 컬한 스타일링. 블루나 그린, 겨자색이나 엔지의 메니쉬한 팬츠 수트에 모자이크 프린트의 셔츠. 이 프린트는 셔츠에서 넘쳐났고 또한 핑크나 블루, 라즈베리와 타코이즈, 오렌즈 브라운, 핑크와 그린으로 수트 전체에 퍼졌다. 사이키델릭이라 표현되던 스타일도 미우치아 프라다가 손을 데면 모던하게 탈바꿈한다. 메니쉬하게 완성된 스웨이드의 체크를 전면으로, 작은 미러를 달고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PHOTO/TEXT
YOO DUK JAE<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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