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업·후교육…전문성 높이며 안정적 교육 몰두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보던 중 교육에 관한 글을 보고 신청하게 됐다. 마침 전공인 섬유에 무역까지 배우는 과정이라서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세창상사 취업자) “홀로 취업을 준비했던 터라,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서 취업에 비슷한 선호를 갖고 있는 동기들을 만나고 취업에 대한 의지가 굳건해 졌다.” (약진통상 취업자, 이상 섬수조 ‘섬유무역 전문인력 양성과정’ 취업자)
불황으로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이 지난 2월 사상 처음으로 11%를 넘어서고 ‘열정페이’로 상징되는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꼬집는 사회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섬유 업종이 관련 단체를 위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어 효자산업의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섬유 글로벌 생산현장 책임자 양성 과정’과 한국섬유수출입조합의 ‘섬유무역 전문인력 양성과정’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국의류산업협회도 봉제 관련 일자리 창출에 나서며 사회적으로 취약한 소외계층의 봉제 일자리 창출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섬산련 과정은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약진통상, 팬코 등 주요 글로벌 섬유기업이 참여해 해외 법인 생산관리자를 양성하는 제도다. 취업자는 구직에 시달리는 반면 기업은 구인 애로를 겪는 산업간 미스매칭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양질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섬유수출입조합은 매년 ‘섬유무역 전문인력 양성과정’ ‘섬유수출전문가 소재과정’ ‘특성화고 실무 맞춤형 교육’ 등 3개 사업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중 23명을 뽑았던 ‘섬유무역 전문인력 양성과정’은 작년 고용노동부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 중 서울에서 유일하게 S등급(매우 우수)을 받아 올해는 정원이 30명으로 늘어났다.
작년 수료자 중 19명은 현재 섬유 무역업체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3년 시작된 특성화고 교육 사업은 첫 사업연도에 82명의 학생들을 교육해 취업과 연계시켰고 성과를 인정받아 매년 숫자를 늘리고 있다.
‘섬유수출전문가 소재과정’은 한국무역협회 아카데미와 연계해 섬유소재기업의 무역 및 수출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학 의상 전공자인 남 모씨는 최근 “모집 기간이 끝난줄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든 섬유수출전문가 양성과정에 응시하고 싶다”며 본지에 문의해 왔다. 참여가 무산된 후 그는 “내년에는 꼭 응시해 자격을 얻겠다”는 말을 남겼다.
취업자들에게 섬유 단체들의 교육과정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여타 공(公)·사(私) 교육기관과 달리 선취업, 후교육 과정을 실시함으로써 수료뒤에는 입사 경쟁률이 수십대 일에 이르는 인기 직종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부가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 시행하는 인턴제도나 공공근로사업과는 차원이 다른 양질의 일자리라는 점이 포인트다.
취업이 확정돼 있으므로 교육 기간 중 안정적으로 교육에 몰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섬수조 ‘섬유무역 전문인력 양성과정’으로 다다씨앤씨에 취업한 모씨는 “교육을 시작할때는 취업에 대한 불안함과 기대감이 함께 있었는데 교육과정 수료후 회사에 취업해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올해는 이달 말까지 신청을 받아 6월5일 서류전형과 8~12일 면접전형을 거쳐 18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22일부터 총 140시간 교육이 끝난 후에는 한솔섬유, 벤텍스, 약진통상, 유한킴벌리, 다다씨앤씨, 광림통상, 세창상사 등 주요 섬유기업에 취업하게 된다.
섬수조는 “중소기업의 섬유무역 전문 인력난 해결과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고부가가치 산업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교육을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