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원가절감·경영합리화로 불황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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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섬유패션 상장기업 47社 실적 분석해 보니
최악의 불황에도 기초체력 단단해져
총 매출 약 10조원, 전년비 2.4% 증가
영업이익률 0.5%p 향상…평균 6.1%

국내 증시에 상장된 47개 섬유패션 기업의 2015년 상반기 매출은 총 9조8107억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업이익은 5956억원을 기록, 평균 영업이익률은 6.1%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5.6%와 비교해 0.5%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불황을 맞은 우리 섬유패션기업의 원가절감 및 경영 효율화 노력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본지는 대부분 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끝난 시점인 지난 21일 기준, 국내 섬유패션 기업들의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52개 기업 중 47개 기업이다. 실적 발표가 이뤄지지 않은 3사(신성통상, 에리트베이직, 코데즈컴바인)와 섬유부문 비중이 낮은 태광산업,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전체 통계 왜곡 우려가 있어 제외했다. 단, 효성은 섬유부문 실적만 따로 반영시켜 오차를 최소화했다.

분석 결과,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탄탄했던 분야는 화섬부문이었다. 국내 화섬메이커들의 올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10.2%를 기록, 생산 효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체 매출은 8.4% 감소했다. 패션기업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8.0% 늘었지만 평균이익률은 0.8% 줄어 불황의 파고를 실감했다. 화섬과 패션 부문이 정반대 양상을 보인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거둔 부문은 의류수출 업종이다. 이 부문 5개 기업은 전년과 비교해 매출(10.3%)과 영업이익(19.3%)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국내 섬유패션기업들이 내수와 수출 전부문에 걸친 사상 최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원가절감 노력과 경영 효율화 노력을 기울인 결과, 불황에 강한 산업으로서의 면모를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승자독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상위 그룹이 전체 업종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의 경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11개사가 전체 매출의 77.7%, 영업이익의 88.2%를 흡수한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 의존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화섬과 의류수출업종 역시 상위 1~2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대기업에 편중된 양극화 해소가 과제로 남겨졌다.

면방, 전년과 큰 차이 없어
일신방직이 가장 큰 경영 성과를 거뒀다. 일신방직 매출은 9.8% 성장한 167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7.1% 늘어났다. 반면 SG충남방적 매출은 전년 대비 25.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면방기업 8개사 중 가희, 전방은 올 상반기에도 적자가 지속됐고 경방과 동일방, 방림, 일신방직은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화섬, 매출 줄었지만 기초체력 탄탄
화섬기업들은 대부분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줄어들었다. 특히 코오롱패션머티리얼과 휴비스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양사는 전년과 비교해 매출이 각각 24.1%, 14.9%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효성의 실적이 돋보였다.

효성(섬유부문) 매출은 2.6% 감소한 1조34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4.5% 증가했다. 이익률 역시 20.6%를 기록, 알짜배기 장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은 부진했지만 이익률은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FM과 휴비스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은 흑자폭이 커졌고 적자를 기록한 대한화섬도 적자폭이 70% 이상 줄어들었다. 매출은 정체인 상태에서 원가절감을 통해 이익률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의류수출, 호실적 두드러져
올해 의류 수출 벤더들은 대부분 호실적이 기대된다. 특히 매년 영원무역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영원무역 매출은 25.2% 증가한 70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2.1% 늘어났고 이익률 역시 14.5%를 기록하는 등 우량 기업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세실업은 매출(8.7%)과 영업이익(29.7%)이 크게 증가했다.

윌비스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8%, 6.6% 증가했다. 현 기조를 유지할 경우 윌비스는 올해 처음으로 2억불 달성이 확실해지는 양상이다. 태평양물산은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의 28% 수준에 머물렀다. SG세계물산은 유일하게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신성통상은 아직 실적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패션, 빈익빈 부익부 심화
패션업체들은 기업의 기초체력을 가늠하는 영업이익 부문에서 크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대부분 기업이 적자가 지속되거나 적자로 전환되는 경우가 눈에 많이 띄었다. 국내 패션 시장의 불경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은 BYC(13. 4%), 휠라코리아(12.7%), 코웰패션(10.1%) 순이었다. 한섬은 8.7%를 기록했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5% 미만의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상위그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패션기업들이 물건을 100원어치 팔아 5원도 남기지 못했다는 얘기다. 조사대상 25개 기업 중 4개 기업이 적자가 지속됐고 3개 기업은 적자전환됐다. 흑자로 돌아선 기업은 제로투세븐과 진도 2곳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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