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브랜드가 패션지형도 바꾸나
스트리트 브랜드가 패션지형도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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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돌풍 일으킨 비결은

더해지는 신 채널과 새롭게 부상하는 크고 작은 유통과 상권들. 과거의 모든 것을 버려야할 만큼 격변기를 거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가의 신예로 부상하고 있는 진격의 브랜드들이 있다. 동대문 기반의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그 주인공. 이들은 새롭게 형성되는 상권과 신 유통에서 바이어들이 수수료 혜택을 적용하면서까지 앞다투어 유치하고 기꺼이 영역을 내주고 있다. 어느덧 성숙기에 접어든 스트리트 시장도 최소한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상품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좀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으로 진화 중이다. 아직도 싼 가격만이 이들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내공을 탄탄히 갖춰 시장 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차별화와 경쟁력을 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생산·도매기반 토대…방대한 인프라 바탕으로 스피드·유연함 갖춰
‘어라운드 101’, 빌리지유통, ‘마론제이’, ‘모코로코’ ‘부루앤쥬디’ 등은 동대문이라는 인프라를 가장 노련하게 활용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도매를 기반으로 10년 이상 축적된 내공과 노하우를 갖춘 홀세일러들인 이들은 중소 규모부터 대물량까지 상품 핸들링이 자유롭다. 공급 시스템을 활용해 상권 특성에 맞춰 유연한 매장 모델을 구사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권에 최적화된 상품과 타겟팅으로 매장 단위 매출 파급력을 자랑한다. 제도권 브랜드들의 틀에 박힌 상품 공급 시스템에서 벗어나 스피디하고 풍부한 물량 공급과 단품 경쟁력, 현 트렌드의 최전선 신상품에 대한 정보 확보 우위에 서면서 늘 신선한 매장 컨디션은 고객 발길을 도모하기에 충분하다. 가성비 높은 상품들은 고객 입점 시 구매 욕망에 불을 지른다. 이들에겐 뜨내기 고객도,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크게 중요하진 않다.


‘어라운드101’은 니트, 다이마루, 우븐 자가 직생산을 통해 실제로 글로벌 SPA에 대항할 수 있는 완벽한 생산 시스템과 배수 구조를 확보했다. 인 샵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유통 입점은 최대한 지양하고 60~80평 대형 직영점 확대에 포커싱하고 있다.

빌리지유통은 국내 편집샵 1세대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규모 상품도 퀄리티 생산이 가능하다. 공장과의 연계를 통해 보다 높은 퀄리티의 최적 상품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들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트렌드에도 민감하지만 퀄리티도 포기하지 않는 30~40대 소비층을 겨냥한 ‘신시아’를 올 하반기 런칭해 세분화 전략을 펼친다. ‘아이디’는 저가의 트렌드를 지향하는 10~20대, ‘주마’는 그 보다는 소비 여력이 있는 20~30대를 겨냥한다.

‘마론제이’ ‘모코로코’ ‘부루앤쥬디’ 는 유통 내에 십 수개의 매장을 오픈하면서 상품 테스팅과 인지도 기여에 충분한 내공을 갖췄다고 판단, 올해부터 대리점 개설 착수에 나선다. ‘마론제이’는 신진디자이너와의 협업 등을 추가해 플랫폼 비즈니스도 함께 테스팅한다. ‘모코로코’는 리빙, 캐릭터 등의 카테고리를 추가해 브랜드 메가화 전략과 라이프스타일화하는 모델을 동시에 추구한다. ‘부루앤쥬디’는 임가공 비중을 30%까지 늘리고 남성 섹션 강화로 SPA 브랜드로의 면모를 갖추는데 주력한다.


한편,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취약점도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유통에 입점한 이들 중 10여개 이상 볼륨화가 되면서 비효율 점포가 생기기 시작했다. 2~2.5배수의 가격 구조에 유통 마진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에서 수익 보전이 힘들어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브랜드의 근간이 흔들리는 경우다.

플러스에스큐의 조춘호 전무는 “가성비 전쟁이라고 할 만큼 80~90%의 절대 판매율을 실현해야 한다. 비용의 혁신을 일으키지 않으면 수익 구조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는 어려운 시장이다”며 “인력과 매장 관리에 경험치가 부족한 허점이 나타나면서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리거나 가격선이 무너지면 게임이 끝나버리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마켓”이라고 말했다. 유통 한 관계자는 “한국발 글로벌 SPA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유통에서 이들의 파이가 급격하게 확대됐다. 하지만 고객들도 이들 브랜드들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흑자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여럿은 이미 유통 이탈이 본격화 됐고 한계치에 온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이들 간의 공생관계는 길어봐야 2~3년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권 프로세스 믹스…안정된 상품 라인업으로 신 비즈니스모델 창출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범람으로 최저 가격선이 붕괴되고 출혈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저가 중국 상품의 난립과 퀄리티가 도마 위에 올라 소비자들의 피로감도 누적된 상황이다.

‘플러스에스큐’와 ‘르피타’, ‘반에이크’, ‘밀스튜디오’는 이러한 취약점을 보강해 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 ‘플러스에스큐’는 제도권이 갖고 있는 강점인 판매율, 할인율, 상품 배분에 있어서 안정된 관리 전산 프로세스 도입에 동대문 바잉의 기동력을 얹었다. 장점만을 부각시켜 성공 모델을 만든 케이스다. 매달 1000스타일의 상품이 매장에 공급 될 정도로 단품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실현하고 매니저 사입 제도를 도입해 전체 상품의 20~30%가량 비중으로 가져가 책임제로 운영한다. 유통 내 1등 매장 만들기가 목표다.

‘반에이크’와 ‘르피타’ ‘밀스튜디오’는 제도권 업체의 생산, 기획 기반을 바탕으로 PB상품 비중을 50%까지 늘려 동대문 바잉의 취약한 아이템을 보강, 추동 시즌에도 경쟁력을 갖췄다. ‘반에이크’는 70여개까지 볼륨화하면서 최근 부서별 전문화에 주력하고 있다. 상품 크리에이티브 팀내에 시장 바잉, 시장 생산, PB 생산, 니트·다이마루 등으로 세분화해 각 분야별 전문성을 높인다. 100개까지 볼륨화에도 안정되고 탄탄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반에이크’ 윤세한 부사장은 “기존 틀에 박힌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생태계다. 제도권 편집형 브랜드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의 전문성과 깊이, 다양성을 갖추고 샵 브랜딩의 완성도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버려서는 안되는 본질적 가치인 상품과 매장 이미지를 지키는 아이덴티티의 충실함과 가성비 극대화 전략을 통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아이제이 어라운드 101 변인재 대표
우리만의 강점 극대화…‘토종 SPA’ 키울 터

2007년 도매로 패션업계에 진입해 2013년부터 어라운드 101로 리테일 사업에 뛰어들었다. 다이마루, 우븐, 니트까지 직생산 할 수 있는 자가공장 보유로 스피드한 초근접 기획이 가능한 것이 아이제이만의 큰 강점이다. 중대량 물량과 일주일에 30스타일 이상을 뽑아낼 수 있는시스템을 갖추었다.

흉내내기가 아니라 글로벌 SPA에 대항할 수 있는 시스템 체질화 실현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제조 강점을 살려 베이직 상품군 70%, 트렌드 30%의 비중으로 상품을 풀어내고 있는데 추후 남성복과 키즈까지 카테고리를 확대해 토종 SPA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다. 사입 기반만으로는 매장 대형화와 브랜드 볼륨화에 한계가 있다. 기획과 생산, 매장 입고까지 7~10일이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에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소비자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상품 공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한국인 취향을 담고 단조롭지 않고 진화된 매장 구성을 위한 맛깔스러운 연출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도모할 수 있는 매장을 선보인다. 어라운드 101 매장에 들어서면 데님존, 액세서리존, 다이마루존, 니트존 등이 섹션별로 나뉘어져 있다.

각 섹션마다 서로 다른 이색적인 인테리어 매뉴얼을 적용해 소비자들을 매료시킨다. 여러 가지 스토리가 있는 진부하지 않은 상품 구성과 매장 연출이 소비자들에게 주효해 명동, 대구, 울산, 포항, 전주,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거점 상권에서 1억5000만 원~3억 원의 매출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라운드101은 향후에도 60~80여평 규모의 대형화를 고집하고 유통에는 선별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브랜드만의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여실히 보여 줄 수 있는 규모와 상권 진출에 집중할 예정이다. 메가샵인 만큼 곳곳에 특색 있는 공간 연출로 쇼핑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샵 브랜딩과 양질의 컨텐츠, 상품으로 승부할 예정이다. 이에 볼륨화는 서두르지 않을 예정이다. 본질은 상품.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라운드101은 그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고객이 방문하는 브랜드가 아닌, 재미있는 편집형 SPA로 육성하는 것이다. 브랜드 메가화 작업과 그 안에 채울 컨텐츠 개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가격대를 지향하기 때문에 회전율, 스피드, 판매율 등 몇 박자가 맞아야 매출 폭발력과 수익구조가 일어날 수 있다. 어라운드 101만의 강점에 동시대적인 흐름과 소비추세를 더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며 팔색조 같은 브랜드를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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