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慶산지 붕괴 시작됐다
매년 3월이면 대구염색공단 입주기업들이 겪는 불편함이 있다. 밀려오는 염색물량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해 급기야 공장과 인접한 도로가에 원단을 쌓아놓기 일쑤였다. 이 같은 진풍경은 매년 3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왔다. 하지만 2016년 봄의 모습은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장마다 염색가공 대기 원단이 쌓여 있어야 하지만 원단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공단 전체 분위기가 썰렁하기까지 했다. 춘삼월에 공단 도로가 이렇게 한산했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터키 바이어들이 잇따라 폐업하는가 하면 대구지역 몇 개사는 재고 부담과 가격폭락에 부도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증가하기 시작한 재고 물량은 급기야 단가 폭락이라는 사태를 불러 일으켜 춘삼월임에도 힘 한번 못쓰고 주저앉고 있다. 트리코트 류, ITY 싱글스판 니트, 폴리에스터 직물 등이 이 같은 기류에 휩싸여 있다. 대구경북 섬유산지가 주력 품목의 생태계 붕괴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생태계 변화에 대응할 포스트 품목으로 더블라셀, 아세테이트직물, 자카드, 강연직물에 이어 화섬 및 면 교직 깅감직물 등이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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