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과 캐주얼, 스포츠와 스트리트의 경계가 모호해 지고 여성과 남성의 구분도 없다. 보더리스, 젠더리스의 용어가 자연스러워진 2017S/S 서울컬렉션에서 데님은 디자이너들이 각각의 상상력을 더해 창의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소재다.
편안하고 세련되며 독특한 쿠튀르 진즈 웨어는 세대의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아이템과의 코디로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럭셔리한 스타일로 연출된다. 매 시즌 컬렉션에서 데님패션의 마이더스 손으로 칭송되는 강기옥 디자이너는 ‘kiok’을 통해 소재의 변형과 믹스, 색다른 터치감과 패치, 독특한 핏과 디자인의 묘미를 더해 독보적 영역을 과시했다. 컬렉션은 걸리시한 로맨티시즘과 스트리트 무드, 스포티즘이 어우러진다.
지극히 여성스러운 플라워 프린트, 깅엄체크패턴 등이 키옥(kiok)의 장기인 데님소재와 믹스매치함으로써 흥미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러플, 리본, 셔링 등 여성스런 디테일의 로맨틱무드가 반항적인 무드의 데님아이템과 어우러져 매력적인 패션스타일을 완성한다,
고객들로부터 변치 않는 사랑을 받아온 프레이데님 또한 새로운 시즌 의상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패션을 연출했다. 곽현주 컬렉션은 찢고 덧붙이고 도려내는 솜씨를 부려 모험정신과 방랑적 기질을 가진 마초맨의 스트리트 패션을 유감없이 표현했다. 지퍼장식과 별, 활동적인 와이드팬츠는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다.
뮌(MUMM)은 여성스런 이미지의 로우 웨이스트의 데님팬츠를 무대에 올렸다. 바지 앞부분에 여성스런 장식과 자수, 거의 느껴지지 않는 미비한 롤업 은 입는 맛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오디너리피플은 과하지 않은 오버사이즈 데님자켓을 컨템포러리한 색상과 디자인의 캐주얼과 매치했다. 가슴에 부착한 문장과 스티치가 오디너리피플 특유의 아이덴티티와 닮아 있다.
유저는 마치 키가 큰 남자친구의 데님팬츠를 가슴까지 끌어 올려 입은 듯한 과감한 룩을 제안했다. 적당히 부담을 주지 않게 접어 입은 데님팬츠는 계산된 점프수트를 연상케하는데 오버사이즈의 자켓과 어우러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광효 디자이너는 카루소 다운 보헤미안적인 데님패션을 연출했다. 마치 오래된 빈티지 바지들을 이어붙여 리폼한 듯한 스커트에 언발란스한 코트, 여성스런 이너웨어가 묘한 매력을 준다.
푸시버튼은 루즈하지만 강렬하고 화려한 블라우스에 통이 넉넉한 데님팬츠를 입혔다. 전혀 흐트러짐없이 도도하게 굽이 높은 화이트에 블랙 라인이 들어간 부츠를 신기고 루즈한 허리를 강조해 조인 밸트로 완벽한 스트리트 걸룩을 완성했다.
BNB12는 오래된 스크린을 뚫고 나온 듯 전형적인 자동차정비공을 연상시키는 블루진의 점프수트를 선보였다. 허리에 적당히 스트링이 들어가 의도하지 않은 듯 핏을 신경썼고 바지밑단의 무심한 듯한 롤업과 개구쟁이 같은 스트라이프 햇이 어우러져 경쾌함을 선사했다.
요하닉스(YOHANIX)는 갱스터 영화의 여주인공처럼 반항적이고 도도한 이미지를 데님의 과감한 조합으로 연출했다. 겹쳐 입은 듯 혹은 이어붙인 듯한 이색 톤의 데님 조합과 버튼을 디테일로 섹시함을 강조한 하의, 테일러드한 베스트를 겹쳐입은 상의는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2017S/S 스트리트에서의 다양한 데님룩 연출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