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4차 산업혁명시대, 韓 섬유패션의 길
[한섬칼럼] 4차 산업혁명시대, 韓 섬유패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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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이지만 실내 온도는 늘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 심장 박동 등 몸의 상태는 실시간으로 체크된다. 매장에 직접가지 않더라도 나에게 맞는 최적의 옷을 살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다.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연결된 세계다. 여기에 가상현실·증강현실 기술까지 맞물려 나간다. 어느 순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 한 가운데 들어섰다. 산업혁명은 차수를 거듭할수록 인간의 생활 방식을 경천동지 세상으로 바꾼다.

4차 산업혁명시대 시작은 일반적으로 10여년전 부터다. AI(인공지능)와 자동화가 단초다. 나아가 혁신적 디지털 활동은 플랫폼 경제의 보편화를 낳았다. 입증이나 하듯 세계 경제의 흐름은 상상, 그 이상이다. 아마존은 계산대 없는 식료품 매장 ‘아마존 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2010년 창업한 뷰티 스타트업 미미박스는 매달 1~2회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종류 화장품을 담아 정기배송 서비스에 나섰다.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는 유지 보수 서비스 사업에 진출했다.

생산자와 판매자만 있던 산업 생태계가 제3자와 연결되면서 복잡다단하다. 당장 온라인 음료 판매에 나설라치면 소비자의 식습관을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업체, 배송업체, 인터넷 사업자 등 다양한 업종으로 얽힌다. 디지털 혁신 고도화 바람은 인간사 모든 영역에 걸쳐 업그레이드로 치닫는다.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연결된 세계가 시나브로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은 사람을 더 편하게 하는 혁신의 바람이다. 혁신은 異업종간 자유로운 융복합을 부르며 새로운 산업의 부흥을 알린다. 섬유패션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일찌감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열어간 견인차였다. 단적인 사례가 판매율 제고 차원 기술 접목과 활용의 고도화다. 자라는 판매 데이터를 토대로 2주일 내 생산과 배송을 끝내고 세계 전 매장에 옷을 내건다. 반응이 좋은 상품 위주로 빠르게 생산하는 도요타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시스템과 궤를 같이 한다. 옷 판매 혁신을 부른 SPA는 IT와 물류시스템의 융복합화 결정판이다.

빅 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제3자 연결 산업 생태계 복잡다단
핵심은 사람을 더 편하게 하는 혁신
고객만족 ‘자라·갭·버버리’ 전략 배우고
융복합·협업·연구개발 일상화할 때

또 갭의 온라인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매장배송 전략’도 눈여겨 볼만하다. 고객이 전자상거래로 주문한 옷을 가장 가까운 매장에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IT 등 신기술 접목보다 재고관리, 물류처리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개념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 케이스다. 버버리의 모바일 기반 ‘패션테크’ 또한 관심을 모은다. 한마디로 교감을 통한 구매욕구다. 세계 각 지역마다 사람의 체격과 피부색은 서로 다르다.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소비자와의 교감,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꼽히는 이유다.한국섬유신문 창간 36주년 기획 테마는 4차 산업혁명시대다. ‘향후 15년간 산업 생태계 이끌 화두, 무엇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나’ 대전제하에 4차 산업혁명 실체를 들여다봤다. 문홍권 렉트라코리아 지사장은 “빅 데이터·사물인터넷·연결성 기반 스마트 팩토리가 핵심”이라 말했다.

이정훈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디지털의 혁신, 산업의 게임 룰을 바꾼다” 했고, 박서기 IT혁신연구소 소장은 “고객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욕구를 발견하고 각종 기술 융복합해 새로운 시장 창출하는 것”이라 밝혔다. 송영길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미래기업의 핵심은 가치를 전하는 것, 적응과 협력하라”는 주문을,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은 “융복합 창조의 시대, 협업만이 살길”이라고 갈파했다.눈앞에 4차 산업혁명시대가 전개되고 있지만 한국 섬유패션은 동떨어진 시대에 산다. 성수기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보기조차 안쓰럽다. 비수기 대책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매년 임금인상 폭을 놓고 노사가 갈등의 대립각만 세운다. 2년6개월 후면 최저임금 1만원시대다.

국내 생산은 물 건넜다며 너도나도 해외로 나가기에 바쁘다. 세계 최선진국 미국 기업들의 국내 U턴 바람과는 큰 엇박자다. 협업과 융복합은 이제야 스타트라인을 끊었다. 연구개발의 길은 더욱 험난하다. 정부지원은 생색내기에, 여기에 정부 돈은 눈먼 돈이라는 풍조가 만연하다. 4차 산업혁명과는 거리가 먼 섬유패션 현 주소다.

당장 핵심 소비 계층의 소비행태의 변화에 주목하라. 주인공은 전 세계 소비 30%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다. 파이버 패브릭 가먼트 등 혁신의 칼날은 이들의 강한 개성과 다양한 소비 욕구에 맞춰야 할 때다. 전제는 융복합과 협업, 연구개발의 일상화다. 한국 섬유패션에 던져진 4차 산업혁명시대 돌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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