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섬유의복·미용’ 훈련기관 평가
미래 인재 4만명 양성 길 막혀
전국 160여개에 달하는 섬유의복 훈련 기관 중 약 100여곳 이상이 내년부터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업계는 일자리 창출을 제1 국정 목표로 삼은 현 정부 기조에 반하는 정책이라며 극하게 반발했다.고용노동부는 지난 8월31일 직업훈련기관 4800여곳을 대상으로 인증 평가를 실시한 결과 62.1%만 인증등급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인증이 유예된 곳은 1년간 직업훈련 지원이 중단돼 사실상 문을 닫게 된다.문제는 인증유예 사업장 중 대다수가 섬유의복 훈련기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는 섬유의복 훈련기관이 약 160개소에 달하는데 이중 69.3%가 인증유예 처분돼 10곳 중 7곳은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섬유뿐만 아니라 미용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미용 훈련기관은 269개 중 74.8%에 달하는 곳이 인증유예 평가를 받았다. (사)미용능력개발협회에 따르면 현재 섬유의복 및 미용산업 관련 훈련기관은 매년 4만여명의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이들 기관이 문을 닫을 경우 양질의 산업 인력 배출이 중단되는 위기를 맞게 된다. 여기에 관련 기관이 고용하고 있는 4000여명의 일자리도 사라지게 된다.업계는 섬유패션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분이라며 평가 항목을 조정하거나 불합리한 요소를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 강북의 한 패션관련 직업전문학교 관계자는 “섬유의복의 경우 4년제나 2년제 패션 디자인 전공자들이 취업 전 직무교육을 받기 위해 입학한다”며 “앞으로 이런 고급 인력양성 수단이 완전히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직업학교는 패턴에서 봉제, 디자인, 마케팅까지 고급 훈련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굳어질 경우 향후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인적 자원의 맥이 끊기게 된다.상황이 이렇자 (사)미용능력개발협회는 지난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서형수 의원실에 ‘훈련기관 인증평가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협회는 산하에 패션분과를 운영하고 있다.협회는 취업률 평가와 (운영과정) 개설률 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취업률의 경우 작년에는 일반취업률만 평가요소로 반영됐지만 올해는 직전 2개년도 훈련 수료자 취업률로 기준이 변경됐다. 산출방식 역시 고용보험미가입 취업생을 기존 1명에서 0.5명으로 변경했다. 고용노동부가 변경된 평가 기준을 발표한 날짜는 1월19일이다. 업계는 “모든 사업이 끝난 상태에서 평가기준을 과거까지 소급 적용했기 때문에 대처할 시간이 없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섬유의복 업종은 영세 사업장이 많아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곳이 많은데 여기에 취업한 훈련생 평가 점수를 절반으로 깎아 내린 것도 업계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거 중앙 정부 및 각 지자체 사업 평가에서도 수 차례 지적된 사항이다.미용능력개발협회는 “직전 2개년도 평가항목은 사전 고지가 안된 상태에서 실시됐으므로 무효로 하거나 평가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설률 평가 요소에서도 유사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협회는 “개설률 평가 요소가 변경되고 배점까지 바뀌었는데 발표가 너무 늦어 2중 피해를 보게 됐다”며 “재직자와 실업자 과정 평가 항목이 다르므로 실업자 과정에서 재직자 개설률을 제외해 달라”고 밝혔다. 미래 인재 4만명 양성 길 막혀
한편 진정서를 접수한 서형수 의원실은 고용노동부에 고지 시기와 평가지표 기준이 적절한지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고 관련 사안을 면밀히 검토키로 했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