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복합소재 기업으로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 도레이가 2020년까지 한국에 총 1조원을 투자, 한국 내 매출을 5조원까지 끌어 올리는 중기 경영 전략에 돌입했다. 또 한국 진출 23년이 되는 2018년부터 매년 경상이익의 약 1%를 출연하는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을 설립,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한다.
도레이그룹은 오늘(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일본 도레이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 한국도레이첨단소재 이영관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까지 대규모 對韓 투자를 단행하는 'AP-G 2019' 전략을 발표했다. 투자가 완료되면 한국 도레이그룹은 2016년 2.8조원에서 2020년 5조원 매출을 올리는 최첨단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도레이의 對韓 투자는 도레이첨단소재, 도레이배터리세퍼레이터필름코리아(TBSK), 도레이배터리세퍼레이터필름코팅코리아(TBCK), 스템코(STEMCO) 등 4개 제조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아시아 1위 스펀본드(Spunbond) 부직포 사업에 1150억원을 투자, 연산 6만4000t 규모의 공급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아시아지역 기저귀, 건축, 산업용 시장 성장을 바탕으로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외투기업 1호로 투자를 결정한 새만금사업단지는 작년 7월 준공한 PPS수지공장에 추가로 1000억원을 더 투자한다. PPS수지 연산 1만8600t, 컴파운드 연산 6600t 규모를 확보하게 된다. 또 경북탄소산업클러스터에 탄소섬유 및 성형가공 기술을 제공해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2차 전지 분리막 분야 기업인 TBSK, TBCK는 올해 2000억원 투자를 마무리하고 2020년까지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투자가 완료되면 생산량이 3배로 늘어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등에 따른 리튬이온 전지 시장 팽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스템코는 반도체 칩을 20마이크론 굵기의 얇은 필름을 인쇄회로기판에 장착하는 소재기업이다.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은 위 4개사가 매년 공동출연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화학을 비롯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자금 지원과 개발을 유도해 성과를 창출하고 차세대 인재를 양성해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기업 경영 환경과 전후방 산업에 포진된 글로벌 수요 기업의 존재,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결과다.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은 "투자 리스크는 전세계 어느 곳에나 있는 문제"라며 "(한국이 가진) 우수한 인재와 세계 정상급 플레이어(기업), 양질의 인프라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업 확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영관 회장은 "한국에는 글로벌 탑 플레이어인 삼성, LG, 현대, 기아 등 글로벌 탑(Top) 플레이어가 있어 산자재 및 소재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 및 이영관 회장 일문일답.
▲대규모 투자 배경은.
(이영관 회장) 이번 투자는 회사 중기계획의 이행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에는 삼성, LG, 현대, 기아 같은 글로벌 탑 플레이어가 있어 산자재 및 소재에서 많은 협력이 기대된다. 생활수준이 올라가며 수요가 확대되는 기저귀와 생리대, 의료용, 산업용 등 분야 수요를 커버(cover)하기 위해 구미 스판본드 투자를 결정했다."
▲기업 규제와 인건비 상승 등 요인으로 한국기업들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 우리는 시장이 어디에 있느냐를 먼저 생각한다. 투자 리스크는 전세계 어디에나 있다. 원자재에서 물류, 인건비 세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특히 우수한 인재와 세계 정상급 플레이어 존재 여부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인건비가 높다고 하지만 한국은 아직 일본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고급 제품에는 우수한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 한국에는 이런 인프라가 다 갖춰져 있다. 이런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업 확대가 가능하다고 봤다.
(이영관 회장) 규제가 많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사업을 못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외투기업의 경우 새만금, 구미 등지에 투자할 때 법인세 및 지방세 감면, 관세 등 여러 분야에서 인센티브가 많다. 충분히 이익내고 세금도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새만금의 경우 도레이는 국내외 기업을 통틀어 가장 먼저 들어갔다. 여기서 생산된 제품은 부산까지 갈 필요 없이 인근 군산항에서 바로 선적해 수출할 수 있다. 정부에 군산항 인프라 확충을 요청했다.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 설립 규모는.
(이영관 회장) 재단 기금은 4개 제조회사가 경상이익의 1%를 출연한다. 작년 기준 경상이익은 1500억원 이었다. 약 15억원 정도가 되는 것이다. 이 기금은 회사 성장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규모가 커질 것이다. (도레이의) 한국 사업과 연관된 산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과학자를 표창하고 우수 영재 교육 및 발굴을 목표로 한다. 지역 사회와 윈윈하는 차원에서 봉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도레이의 기본 경영이념은 사회기여다. 이전부터 사회기여 활동을 해 왔지만 이를 더 체계적으로 제대로 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