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늘었으나 단가 하락에 발목
원료·원사 ‘호조’ 직물·제품 ‘부진’
2017년 한국 섬유류 수출은 전년 대비 0.4% 줄어든 137억5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국제 교역환경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보다 감소폭을 줄이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원료 및 원사 수출은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경쟁 심화에 따른 단가 하락과 직물·제품 수출이 부진했던 점을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가장 뼈아픈 점은 수출단가 하락이다.
수출 확대를 위한 기업들 마케팅 강화로 물량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지만 수출 단가는 오히려 4.3% 하락해 전체 수출액은 0.4%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섬유 원료 및 원사 수출은 28억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7.4% 증가했지만 주력 품목인 직물과 제품은 각각 -3.6%, -2.0%로 부진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전체 수출의 36.7%를 차지하는 對아세안 수출 호조세가 눈에 띈다. 이 지역은 작년 49억 달러를 기록하며 2.5% 증가했다. 2위인 중국은 19억 달러(-7.3%)를 기록했고 EU 13억 달러(2.5%), 미국 12억 달러(-3.3%) 순을 보였다. 작년 한 해 섬유류 수출은 월별로 플러스와 마이너스 성장을 오가며 크게 요동을 쳤다. 특히 9월14.5% 증가했던 섬유류 수출은 바로 다음달인 10월에는 -18.9%를 기록하는 등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극심한 혼조세를 보였다.
그 결과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섬유류 수출은 1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말 기준 섬유류는 약 14.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12월 수출·입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한국 돈으로 1조원 이상의 무역적자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섬유류 수출 역시 기대치가 높지 않다. 정부는 섬유산업의 경우 의류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올해 수출 경기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해외생산 확대 요인이 겹쳐 수출 전망이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했다. 역시 복병은 수출 단가 하락이다.
섬유류 수출 단가가 작년 kg당 4.78달러에서 올해는 4.71달러로 평균 1.3%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12월 섬유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 줄어든 12억23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