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는 ‘제5회 대한민국텍스타일디자인어워드(2017 Korea Textile Design Awards, 이하 KTDA)’ 수상자 자격으로 중국 상하이 패션캠프에 참가한 한윤아(대상, 목원대)씨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번 호에는 동상 수상자인 김예진(한세대)씨의 글을 연재한다.
김예진씨는 “중국의 트렌드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싶어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지원했다”며 “이번 연수를 통해 중국 바이어들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구축하고 싶다”고 해외 연수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연수를 다녀온 후 그는 “중국 시장을 보며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를 우물 밖으로 도약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본지는 공모전 본상 수상자 7명을 대상으로 참가 지원서를 받고 이를 평가해 최종적으로 2명을 선정했다. <편집자주>
■ 직접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중국의 패션 1월10일 김포공항에 모여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현지 상하이 호텔은 3명이 잠자기에 충분했고 냉난방이 잘 안 되는 중국 시설과 달리 따뜻하고 아늑했다.
이날 우리는 상하이에 있는 트렌드 분석회사(POP Fashion Network Organization)를 방문해 현재 트렌드와 앞으로의 경향을 내다보는 패션의 유통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유익했다. 한쪽에서는 일러스트로 올해 중심 트렌드를 복사하고 자르고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다른 쪽은 마케팅, 상담, 패브릭 연구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속에서 규칙적인 회사 체계를 볼 수 있었다. 중국 트렌드 분석력은 대단해서 우리나라가 비싼 돈으로 정보를 사간다고 들었다. 실제로 보니 큰 규모에 놀랐고 인구수가 많은 중국에 특히 유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점심 식사 후 백화점 시장 조사를 했다. 중국인들은 화려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고 중국에 직접 와서 보지 않고는 이들이 좋아하는 옷과 트렌드를 읽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저녁 동료들과 모여 중국의 패션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국의 패션 흐름과 나의 진로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고 자극을 받았다.한중패션인재개발원 허용구 원장님과 함께 방문한 중국 복장박물관에서는 중국 섬유, 방직에 대한 역사를 자세히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중국 소수 민족의 전통 복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중국에는 수많은 소수민족이 있는데 어떤 것도 똑같지 않고 하나하나 모두 달랐다. 중국이라면 치파오 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제각각 다른 의복을 보니 아름다웠고 개성이 넘쳤다. 넷째날 이어진 디자인 미션에서 소수민족의 의복을 모티브로 도식화를 그릴만큼 아름다웠다.
■ 팔 소매 트인 치파오 스타일 코트 인상적 12일에는 상하이에서 2시간 거리인 통샹의 코트 디자인 회사를 방문했다. 시장 조사차 들른 인근의 시장은 한국의 동대문 시장 느낌이 들었다. 상하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모직물, 울 등이 많았고 서로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었다. 주로 기본 코트 디자인만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팔 소매가 트여진 치파오 스타일의 코트가 많았다. 팔 소매에 리본이 달린 옷도 눈에 띄었다. 시장 조사 후에는 회사로 돌아와 개인 미션을 수행했다. 컨셉을 잡고 부자재, 디자인, 디테일까지 현지 디자이너와 상의하고 검수를 받았다. 디자인 도식화와 공장에서 만드는 핸드메이드 코트 제작 과정까지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다음날에는 시장조사 했던 코트를 도식화하는 일이 주어졌다. 유행하는 코트 디자인 2개를 선정해 자신의 스타일대로 재해석하고 이를 다시 컨펌 받는 작업이었다.
■ 중국 진출은 필연 이번 연수는 직접 눈으로 보고 중국에 대한 편견을 깨는 기회였다. 이제 중국 시장 진출은 필연적인 일이 됐다고 생각했다. 교육 중 “사계절이 있는 중국은 패션을 하기에 유리한 곳이다”고 했던 디자이너 선생님 말씀이 뇌리를 스쳤다. 한국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가까운 중국 시장을 보며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를 우물 밖으로 도약하려고 노력하게 해 준 기회였다. 이번 기회를 마련해 준 한국섬유신문과 한중패션인재개발원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