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만들고 버려지는 자투리 천연 가죽은 연간 60만톤이다. 잠실운동장을 세 바퀴이상 돌릴 수 있는 양이다. 정부가 인정해 합법적으로 자투리 가죽을 수거해 재생산하는 원단회사는 많지 않다. 수거한 자투리 가죽은 분쇄돼 가루로 만들어진다.
압축과 펴는 공정을 거쳐 다시 태어난다. 수명이 다한 원단은 이런 공정을 거쳐 재생 가능한 원단이 된다. 국제유기인증기관인 네덜란드 컨트롤 유니온사의 GRS(Global Recycled Standard)인증을 받았다. 코티티시험연구원에서 중금속 불검출 성적서도 받았다.
“내 주위부터 둘러보고 같이 성장하는 것이 성공이다. 한국 사회 성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다.”
라(LAR)슈즈 계효석 대표(29)는 친환경 신발과 한 켤레당 수익금 일부를 고객 이름으로 기부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유명 패션스쿨 FIDM(Fashion Institute of Design &Merchandising)에서 패션머천다이징(Fashion Merchandising)을 배웠다. 졸업 후 포에버21 벤더에서 마케터로 일했다.
그는 “서른이 되기 전 2년 만 하고 싶은 일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학교 다닐 때 이베이를 통해 신발을 팔 만큼 신발에 관심이 많았다. 유학시절에는 탐스와 콜라보레이션 등을 많이 했다. 탐스가 지향하는 공유 개념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4월 런칭한 라슈즈는 Look A Round 약자로 주위를 둘러보자는 미션으로 시작했다. 그가 선보이는 신발(MT1417) 갑피(겉면)는 천연 리사이클 가죽을 사용한다. 안감은 유기농 옥스퍼드 안감, 인솔은 포르투갈 100% 코르크 소재를 쓴다. 이 대표는 지속 가능성이 있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유기농 옥스퍼드 안감은 3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지에서 재배한 면화를 사용한다. 코르크 인솔은 포르투갈 코르크나무에서 떨어진 껍질만을 수확해 만들어지는 친환경 소재다. 그는 천연 코르크 껍질과 태국에서 수입한 천연 라텍스를 친환경본드로 붙여 인솔을 개발했다.
천연라텍스는 93% 고무나무 원액과 물로 만들어진다. 친환경인솔은 향균성과 쿠션감, 복원력이 우수하다. 땀과 수분을 흡수하고 통풍성도 우수하다. 이 신발은 생활방수가 되고 가볍다는 특징이 있다. 더러워졌을 때 물티슈로 쉽게 지울 수 있다. 신발 한 켤레에 305g으로 가볍다.
라슈즈는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에서 첫 번째 신발 120족을 하루 만에 완판했다. 4차에 걸쳐 총 1200켤레를 판매했다. 1억2500만원 매출을 올렸다. 계효석 대표가 올 6월까지 442명 이름으로 보육원인 선덕원에 기부했다. 총 기부금액은 700만원에 달한다. 선덕원은 라슈즈 사무실이 있는 서울혁신파크 청년청에서 5분 거리에 있다. 그는 팝업스토어와 외부 마켓에서 제품을 팔 때도 보육원 출신의 20대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한다.
그는 판매되는 신발 한 켤레당 수익금 5000원을 고객이름으로 기부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 켤레당 1만5000원을 기부했지만 회사에는 남는 것이 없어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지 못했다.
계 대표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기부금을 낮추고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신발 가격은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13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그는 “라 슈즈는 높은 친환경 소재를 써 품질을 높였다. 브랜드를 빼면 유명 신발보다 상품 가치는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라슈즈는 올해 단독 매장을 열고 해외시장 진출에 전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