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발전과 회원사 권익향상에 초점 두고 협의 중
빠르게 마무리 짓고 업계 문제 해결에 역량 집중해야
국내 섬유패션단체 통합이 다가오는 9월말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확실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올해 연말을 목표 시한으로 잡았던 만큼 이달 말까지는 구체적 방향을 잡아야 적법한 행정절차를 끝내고 원활히 통합작업을 끝낼 수 있을 전망이다.서울은 한국의류산업협회와 한국패션협회, 한국섬유수출입조합과 한국패션소재협회가 각각 한 곳으로 합치고 대구경북 지역은 섬유 및 패션, 기계 3개 분야로 그룹핑(grouping)해 산재한 협·단체를 단일화할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리는 곳은 의산협과 패션협회다. 양 협회는 국내 섬유패션 관련 단체 중 인력·예산이 가장 큰 곳이어서 자산통합에서 고용승계까지 고려해야 할 사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통합단체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통합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양 단체 중 한 쪽이 협회를 해산하고 나머지 한쪽으로 흡수·통합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이사회 또는 총회에서 해산을 결정하고 적법 절차를 밟아 협회를 청산하는데 약 2개월 가량이 걸린다. 따라서 늦어도 10월 초까지는 최종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아직까지 양측은 통합 방향과 내용에 대해 공식 확인해 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의산협 김왕시 이사는 “단지 통합한다는 큰 틀에만 합의했을 뿐 결정된 사항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패션협회 역시 같은 입장이다. 김성찬 상무는 “통합이 어떻게, 누구 위주로 이뤄지느냐가 아니라 산업발전과 회원사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양 단체는 통합추진위 같은 별도의 조직 없이 사무국 차원에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섬수조와 패션소재협회는 상대적으로 통합작업이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 단체간 위상에 차이가 있는 만큼 연내 통합에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 역시 업종별 유사단체를 한 곳으로 합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단체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최악의 불경기에 단체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인물도 없어 관련 단체를 통합해 역량을 극대화하고 살아나갈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모두의 관심이 단체 통폐합에 쏠리면서 관련 기관들이 업계가 겪고 있는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역 한 협회 관계자는 “작년부터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메가톤급 사안이 연일 터져 나오는데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단체들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불황을 겪는 업계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귀를 기울여야 할 단체들이 제 몫을 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염색 공장은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으로 3교대 체재로 돌려야 한다. 이러면 인력과 임금 부담이 33%나 늘어나는데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곳이 없다”고 답답해 했다. 빠르게 마무리 짓고 업계 문제 해결에 역량 집중해야
업계는 “협회 통폐합 문제는 감추는 게 능사가 아니다”며 “빠른 시일 내 문제를 마무리 짓고 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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