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화 디자이너, 아프리카에서 ‘지구촌 문화교류 패션쇼’
홍미화 디자이너, 아프리카에서 ‘지구촌 문화교류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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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시대, 제 3세계 국가도 패션의 주인공 돼야”

홍미화 디자이너<사진>가 아프리카 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두번째 ‘지구촌 문화교류 패션쇼’를 선보인다. 홍 디자이너는 지난 19일부터 오는 12월 8일까지 아프리카 가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 움프말랑카 등 빈민지역을 돌며 현지 주민과 교류하는 순회 패션쇼를 진행한다.

패션쇼는 지난 22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23일 움프말랑카에서 열렸으며 오는 27일 컬리처, 12월 5일 가나 쿠마시 순으로 개최된다. 각 패션쇼의 주제는 ▷‘저는 학생입니다’ ▷‘우리는 골드코스트의 꽃입니다’ ▷‘천천히 갑시다’ ▷‘이것은 코스믹(cosmicㆍ우주의) 축제입니다’ 등이다. 이번에서도 각 지역에서 영감을 받은 자연적이고 원초적인 의상들을 선보이며, 모델도 현지 학생, 추장, 주민 등을 섭외해 런웨이를 누비게 한다. 또 총 80여벌의 의상들은 쇼가 끝난 후 현지에 기부될 예정이다. 홍미화 디자이너는 지난 2015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첫번째 지구촌 문화교류 패션쇼를 개최했다. 히말라야 지역에서 자라는 야생초이자 친환경 천연섬유의 원료인 ‘네틀’을 주 소재로 직접 원단을 개발해 자연주의 패션 의상 60벌을 선보였다. 모델도 즉석에서 네팔 현지 주민들을 섭외해 진행했다. 홍 디자이너는 패션쇼가 끝난 후 당시 지진피해로 전기와 식량사정이 좋지 않았던 상황을 파악해 참석한 이들의 식사를 지어 직접 대접함으로써 리셉션을 대신하기도 했다.

이번에 아프리카와 남아공에서 진행하는 패션쇼도 이러한 지구촌 문화교류 패션쇼의 일환이다. 특히 가나 쿠마시의 경우 홍 디자이너가 가장 공을 들인 지역이다. 홍 디자이너는 이랜드 그룹이 제공하는 교복을 활용해 콜라보레이션·리폼 의상을 현지 학교인 ‘실로암 아카데미’에서 선보인다. 컬리처는 대표적 우범지역으로 치안이 좋지 않지만 나누리 구호단체와 함께 현지 경찰과 동행, 패션쇼와 나누리 봉사활동을 무사히 마무리할 예정이다.  홍 디자이너는 이번 패션쇼에 대해 “현재 세계적인 컬렉션 무대를 파리, 밀라노, 뉴욕, 런던 등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는 서구 자본주의의 논리와 문법으로 획일화된 패션”이라며 “가나, 남아공 등 그동안 패션 업계에서 조명을 받지 못했던 제3세계 국가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잘 갖춰진 런웨이에서 보여주는 ‘컨셉의 시대’는 지났으며, 이제는 ‘지구촌 시대’에 맞춰 국가와 민족들이 교류하는 패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디자이너는 30여년간 국내외 패션계에서 자연주의 패션작가, 에코 디자이너, 로맨틱 디자이너 등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1993년 파리 프레타포르테 데뷔 때부터 파리컬렉션협회가 마련한 기성런웨이를 버리고 뱅센 숲 속에서 이색 패션쇼를 연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에도 센강에 떠 있는 배, 오래된 교회나 박물관, 동물의 냄새가 나는 서커스장 등을 런웨이로 사용하며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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