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썬프로그(SunFrog)'는 가장 혁신적인 티셔츠 전문 기업으로 불린다. 미국의 유력 경제잡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썬프로그는 설립 3년차인 작년에 주문형 티셔츠만으로 연 매출 1억불을 돌파했다. 이 회사는 디자인 제공자를 아티스트로 부르며 아티스트와 셀러(판매자) 모두를 위한 상생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썬프로그의 독특한 그래픽과 디자인에 반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해외직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썬프로그가 800만개 이상의 디자인을 보유한 티셔츠 전문 스타트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데는 혁신적 사업모델과 더불어 이를 가능하게 한 최신 설비 도입의 힘이 컸다. 이 회사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재봉기로 유명한 일본 브라더의 DTG(Direct to Garment) 장비인 'GT' 시리즈 150대를 도입, 인력개입을 최소화하는 공정 혁신을 이뤄냈다.
GTX는 일본 브라더가 1999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끊임 없이 혁신을 거듭해 온 의류 프린팅 장비다. 핵심 부품인 헤드(head)와 잉크(이노벨라, Innobella)를 독자 개발해 사용자 편의와 가격 경쟁력까지 모두 잡았다. 프린팅 장비에서 유지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잉크는 이전 기종과 비교해 사용량이 30% 이상 줄어 원가경쟁력이 월등해졌다. 전력 사용량 역시 집에서 쓰는 가정용 레이저 프린터 수준에 지나지 않아 원가 부담이 거의 없다.
미국에서는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취향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맞춤형 티셔츠 사업모델이 시장에 혁신을 가져왔다. 대중 트렌드를 중시하는 한국시장에서도 이런 사업 모델이 과연 통할 수 있을까. 브라더인터내셔널 김용 과장은 "최근 한국은 커스터마이징 신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말한다. GTX는 일반 의류뿐만 아니라 형태가 까다로운 신발까지 프린팅이 가능해 틈새시장을 열면서 의류까지 저변을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브라더인터내셔널은 내년부터 지자체 및 특성화고등학교와 연계해 창업자들을 양성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김용 과장은 "창업의 경우 일반 음식점보다 초기 투자 비용이 낮다"며 "빠르면 10개월, 늦어도 12개월 이내에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일정 지역 내 식당 종업원용 단체 티셔츠 주문제작 또는 온라인 블로그를 통한 일반 소비자 홍보 마케팅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더인터내셔널은 일반 기업의 경우 디자인센터에서 시제품을 만들거나 플래그십 스토어용 소량 다품종 상품을 생산하는데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썬프로그 CEO겸 창업자인 조쉬 켄트(Josh Kent)는 미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혁신적 시장에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너무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티셔츠는 재미라는 달콤한 요소를 가진 매력적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