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BOA) 한국지사 마케팅 김은규 팀장은 “한국은 전세계 보아 지사 중 가장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지만, 국내에서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반영해달라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실제로 발목과 발등을 따로 조절할 수 있는 ‘듀얼 보아 다이얼’도 한국 소비자들이 요구해 개발하게 됐다. 아직까지 미국 본사에서는 듀얼 보아 다이얼을 적용한 신발을 만드는데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김 팀장은 한국 아웃도어 시장 덩치가 빠르게 커지면서 보아 한국 지사도 덩달아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신임한 숀 네빌 대표는 전문 경영인으로 보아를 제대로 알리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보아 다이얼은 몇 발자국 걷고 난 뒤 한 번 더 조이면 발에 맞게 신발이 조여지는 시스템이다.
국내 등산화 소비자들은 보아를 두고 신발끈에 비해 ‘느슨하다’며 선뜻 신으려 들지 않는 분위기다. 보아 일본 지사는 보아를 판매할 때 개개인에게 다이얼 장치를 조절하는 법을 안내하면서 보아를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했다.
국내에서는 K2세이프티 같은 안전화나 5060 소비자층이 주로 신는 등산화 이미지로 정착됐다. 보아는 올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이미지를 개선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보아 다이얼이 쉽게 끊어져 사용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해명했다. 보아 와이어가 끊어졌다고 찾아오는 소비자 중 약 30%는 가격표를 잘라낼 때 가위로 와이어를 함께 잘라낸 것으로 조사됐다.
보아 와이어는 항공기 날개조정 와이어와 같은 수준의 내구성을 지녔지만, 날카로운 날을 가진 도구로 자르면 튼튼한 와이어도 끊어질 수밖에 없다.
보아는 보통 ‘끈 대신 낚싯줄이 얽힌 등산화’라고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신발 피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김 팀장은 “보아는 단순히 신발끈을 대체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다”라면서 “안전하고 편한 신발에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신발로 연구 방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아 본사는 이번달에 문을 연 연구소에서 ‘신발로 더 나은 능력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美 덴버대학교와 함께 실험했다. 보아는 미국 본사를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지사와 유럽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지역과 인도 시장을 관리하는 호주 지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