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쌍방울 내의 디자인팀 차장
노선영 쌍방울 내의 디자인팀 과장
“남자내의를 디자인하는 여자 디자이너는 본인이 입어보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있어요. 내복 남자 모델에게 ‘일어나 보세요 앉아요’ 등 요구를 많이 합니다. 제가 핏감을 테스트하기 위해 당겨봅니다. 핏감과 신축성이 어떤지 자세히 설명해 주는 모델이 좋아요.”(노선영 내의 디자인팀 과장)
“12년 전 임신했을 때 시중에 편안한 임산부 팬티가 없어 나만을 위한 햄팬티를 만들어 입었어요. 이후 회사에 제안했습니다. 임산부 햄팬티는 2007년 출시 후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고 있는 숨은 효자상품이에요.”(김수미 내의 디자인팀 차장)
이들은 쌍방울 내의 디자인팀 디자이너다. 업계 경력만 15~20여년 베테랑이다. “속옷과 의류 디자이너의 가장 큰 차이는 직접 패턴을 다뤄 섬세한 면이 많다”며 “멀티 디자이너가 돼야한다”고 말한다.
올해도 아웃도어, 잡화, 의류 시장을 다니며 새로운 속옷을 선보이기 위해 디자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의 시장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따라 핏과 기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디자인팀도 기존 4050 고객 뿐만 아니라 밀레니얼과 Z세대의 젊은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 디자인에 몰두한다.
이 회사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해 올 겨울 업계에서 처음으로 발열내의인 방풍 내복라인을 선보인다. 방풍 라인은 기능성 방풍지를 써 바람을 막아준다. 몸판 원단은 코트나 소재에 기모가공을 했다. 일상 생활이나 등산, 조깅 등 운동할 때 입기 좋다. 코트나는 천연섬유 감촉의 부드러운 터치감을 가진 원사로 흡한속건 기능이 뛰어나다. 주로 아웃도어 자켓에 적용된다.
두 디자이너는 “방풍 내복은 산을 오를 때나 자전거를 탈 때 입으면 따뜻하게 입을 수 있다”며 “유니클로에 히트텍이 있다면 쌍방울에는 주력 브랜드 ‘트라이’의 발열내의 ‘히트업’ 이 있다”고 강조했다.
쌍방울은 13년 전 트라이의 발열내의 라인에서 히트업을 선보였다. 올해 선보인 히트업도 지난 8월 사전주문 행사에서 물량 3만 벌을 3일 만에 완판했다. 히트업 라인은 베이직, 액티브 등 구성돼 있다. 히트업은 원사자체의 발열 기능이 있어 따뜻하고 흡한속건 기능이 뛰어나 남녀 추동내의로 인기다.
김수미 차장은 “히트업은 날염이나 자카드 베이직과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액티브 라인이 있다”며 “입었을 때 핏을 살려주기 위해 절개를 많이 넣어 디자인도 살렸다”고 말했다.
쌍방울은 전통적으로 면 날염 제품이 매출 효자 아이템이다. 40~80수까지 다양하다. 여성은 꽃날염 내의, 남성은 히트업을 가장 많이 찾는다. 쌍방울은 내년 오가닉 소재에 집중해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를 겨냥할 예정이다.
노 과장은 “디자이너는 계속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는 강박이 있다. 화려한 것만 보여주는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숨은 기능이 될 수 있고 새로운 소재가 될 수 있다”며 “올해는 방품 기능에서 포인트를 찾았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속옷처럼 작은 제품 디자인을 하는 게 재미있다”며 “화장품에서도 영감을 받는다. 내년에는 스킨케어 라인 속옷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