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인한 마스크 품절 사태가 며칠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 도소매점 뿐만 아니라 대중 교역을 하는 대부분 무역업체는 거래처의 마스크 주문 폭주에도 물건을 구하지 못해 발품을 팔아 소매점까지 돌며 물량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원단 무역을 하는 H사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주 중국 거래처 요청으로 공장 및 도매업체를 대상으로 제품을 수배했지만 대량 주문은 불가능했다. 이 회사 사장은 “거래처와 신뢰 유지 차원에서 직접 약국과 편의점 등 200여 도소매 점포를 찾아 겨우 3500개만 구입해 바로 중국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KF인증제품 뿐만 아니라 일반 마스크도 구하기 어려웠다. 650원 하던 일반마스크는 하루가 지나 다시 찾아갔을 때 1400원대까지 올랐더라”며 “메르스 당시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물류 대행 업체가 몰려 있는 동대문 다산로와 퇴계로길 일대는 골목골목마다 마스크 상자 더미가 산처럼 쌓였다. 배송을 기다리는 상품과 대형박스로 옮겨 담고 남은 소포장 박스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3일 오전 동대문에서 상차작업이 한창이던 모 물류 업체 관계자는 “오늘 보내는 물량이 마지막”이라며 “지난 한주는 마스크 수배하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고 말했다.
같은 날 동대문 일대 소매점은 두 집에 한집꼴로 마스크가 품절됐다.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 매장은 가판대에 마스크를 내 놓고 소량씩 판매를 하고 있었다. 물건이 떨어진 곳에서는 상품 입고 시간을 알려주며 그 때 다시 오시라는 말을 전했다.
라이프스타일 숍인 모 브랜드 매장 관계자는 마스크 있냐는 기자 물음에 “지금은 다 나가고 없지만 내일 오전 11시면 제품이 들어오니 시간 맞춰 오면 물건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