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놓치면 섬유패션산업 괴멸로 이어져
지원 사각지대 놓인 중소규모 패션기업
정부, 지금 당장이라도 지원책 내 놓아야
섬산련은 무엇이 제 역할인지 고민 필요
섬유패션업계는 대구를 포함 전업계를 두루 살펴도 대부분 5인이상 사업장이라 기존의 긴급자금지원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정부 지원대상에도 우선순위가 있겠지만 중소규모 기업 지원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나 우대는 없어 보인다. 소상공인 외에도 중소규모 기업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전담 시스템이 필요하다.
코로나 위기가 절정이었던 지난 2~3월 패션 기업들은 전년대비 최대 40~50%대의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임금삭감 및 무급휴가와 구조조정이라는 고강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2개월 연속 부진으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5월 들어 소폭의 매출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부도와 도산 위기에 내몰리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
코로나19로 극심한 매출 감소에 시달린 패션기업들은 정부가 내놓는 긴급경영안정자금에 관심이 몰린다. 소상공인과 중견·대기업 사이에 놓인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은 매출 300~1000억 규모 기업이 몰려 있어 정책 사각지대에 있다.
현재는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주지 않는 이상 기업 운영을 위한 대출이 불가능하고 운영자금 대출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룰을 세우지 않아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은행은 최근 매출하락으로 신용도가 떨어진 기업에 대한 리스크를 안지 않으려고 하고 정책 자체가 소상공인 위주거나 몇몇 특정 기간산업관련 대기업에 국한돼 있다. 중소규모 기업 확대지원을 위한 정책이 시급히 보강되지 않으면 시기를 놓칠 수 있다.
현재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 자생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는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생산 자금부터 줄이고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으로 버티는 실정이다. 코로나 확진자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됐지만 업계의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것은 하반기가 더 암울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미 섬유업체들 자금난은 최악으로 내 몰렸다. 해외 바이어들의 일방적인 결제지연으로 현금흐름이 최악인 상태에서 오더 취소로 인한 재고로 자금 대부분이 묶였다. 정부의 지원도 찾아볼 수 없다.
섬유업계가 어려운데 이렇다할 정부 지원은 없고 지원 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대부분 올해 상반기를 넘기기도 어려울 만큼 힘든 상황이라 섬유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인데 자칫 현재의 어려움이 섬유패션업계 괴멸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조급한 마음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이후 섬산련)은 섬유패션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75년 설립됐다. 섬유패션산업의 구심체로서 업계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코로나사태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는 제역할을 보여줄 때가 바로 지금이다.
업계를 대신하여 대표 자격으로 목소리를 내서 실질적인 대책을 정부에 촉구해야만 한다. 소상공인을 위한 창구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지원센터 등 여러 개 있지만 중소규모를 위한 자금지원 창구는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책자금지원설명회’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절박한 시점이다. 섬산련은 업계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정부는 기업 입장에서 현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하게 점검하여 현장 중심 지원을 강화해야한다.
전경련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위기극복을 위해 경비축소와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 휴업 임금축소에 나서고 있으며 정부의 자금 지원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응답기업의 85%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1년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금융 세제 고용 지원이 체감할 수 있게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국내 제조업이 정상 가동되는데 필요한 자본재 중간재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당분간 수출을 견인할 요인이 없다. 섬유의 경우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기업들이 원부자재 조달을 중단한 상태라 수출의 기반이 되는 제조업 회복이 단기간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당장이라도 중소규모기업 지원대책을 내놓고 섬산련은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해 내야만 한다. 코로나사태를 극복한 후에도 테헤란로 섬유센터빌딩을 볼 수 있으려면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