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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자 일간지에 매우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실렸다.
이 기사는 위싱턴 포스트지가 지난 18일 보도한 기사를
응용 보도했는데 ‘덕 테이프 패션’이라 명명된 미국
의 10대 패션마인드에 대한 기사였다.
‘덕 테이프(Duct Tape)’란 에어컨 배관에 쓰는 은색
테이프로 처음에는 방수가 목적인 군용품으로 개발됐는
데 그 특유의 컬러가 테크노를 즐기는 신세대들의 마음
을 뺏고 있다.
이들은 옷이나 운동화, 지갑, 가방등에 아무렇게나 테이
프를 붙이고 감아 번쩍거리는 것을 즐기고 있고 이것도
모자라 아예 옷을 만들어 입거나 다양한 테이프 활용법
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교환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
는 것이다.
관련사이트를 살펴보면 덕 테이프는 드레스, 자켓, 신
발, 심지어 커플웨딩복까지 만들어내는 셀 수 없을 정
도의 ‘덕 테이프 사용법’이 올라있어 콘테스트를 개
최할 정도다.
이것은 단순한 유행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싼값에 실
용적이며 변형이 쉬운” 덕 테이프를 애용하는 10들의
정신에는 튀는 것, 남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개성과 합
리성, 내 손으로 만들어 남들에게 자랑하고 칭찬받고
싶다는 독창성으로 연결된다.
그야말로 N세대의 조건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지 않
은가. 절대 패션이 될 수 없을 것 같은 것으로 당당히
옷을 만들어 입고 자랑스럽게 거리에 나서며 홈페이지
까지 만들어 세계적인 매니아집단을 형성하다니,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세계 어느 곳이든 10대들은 신세대, N세대, 신인류 따
위로 분류해 유행의 첨단에 가장 윗부분을 차지하고 있
는 소비집단으로 통한다.
따라서 그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분석하는 것은 현재
의 혹은 미래의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항
이다.
이랜드와의 브랜드 라이센스 계약을 위해 21일 방한한
독일 푸마社 회장도 스포츠마케팅외에도 10대들을 타켓
팅한 인터넷 마케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만큼 10대 소비자가 지니고 있는 무서운 가능성을 그
들의 확고한 신념과 미래에 버금가게 높이 평가하고 있
는 까닭이리라.
남과 다르지만 왜 이것이 독창적인가에 대한 이유가 있
어야 된다. 더 이상 네임밸류는 중요하지 않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황제 빌케이츠도 그보다 어리고 영특한
두뇌들의 재기발랄한 미래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고
독일의 스포츠용품사 푸마는 30대에 회장직에 오른 짜
이츠회장의 신선한 감각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조만간에 한국패션가는 ‘덕 테이프 패션’대신 ‘청
테이프 패션’같은 것을 주도하는 어느 어린 패션매니
아의 등장으로 술렁대지 않을까하는 청량음료 같은 기
대감을 가져본다.
/박세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