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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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말 산업혁명속에 피어난 자본주의는 ‘사회주 의’라는 사생아를 낳았다. 잘만 키우면 자본주의의 노후를 보장해 줄 존재였을지 도 모르는 천재는 그 탄생이 요란했던 것에 비해 다소 맥빠지는 모습으로 요절해 버리고 말았지만, 그로 인해 20세기는 동서간의 냉전이 종결되고 세계를 이분화 시 켰던 이데올로기의 대립도 사라진, 또다른 평화와 번영 을 기대하게 만든 세기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早熟은 早老’라는 말 그대로 지금까지 성장가 도를 숨막히게 달려온 비대하고 늙어빠진 ‘자본주의’ 는‘종교와 민족의 대립’과 ‘핵’이라는 또다른 불씨 를 잔뜩 안은채 21세기와의 바톤터치를 위해 목하, 맹 스피드로 달리는 중이다. 20세기의 가치관 ‘섹시’ 그런데, 이 세기말의 그믐에서 우리는 혈기 왕성했던 20세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제임스 딘, 말론 브란도,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카펜 터즈, 마를린 먼로, 오드리 햅번, 소피아 로렌등.. 스크 린과 텔레비전 그리고 MP3를 통한 사이버 유통망에서 수많은 우상들이 태어나고 번성하며 스러져 갔던 100 년. 한세기를 풍미하고 떠난 그들의 삶 그자체는 인류의 꿈 과 희망을 그대로 투시해주는 이시대 대중문화의 상징 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패션의 입장에서는 헐리우드 무성영화의 우상 릴리언 기쉬를 본 따 앞머리를 곱슬곱슬 이마 위로 흘려 내렸 던 신여성들의 패션에서 시작하여, 전쟁의 우울함이 사 회를 지배하던 50년대의 터프가이 룩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펄럭이는 소매, 눈부시게 반짝이던 새하얀 옷.. 그리고 검은 색안경의 섹시한 몸짓으로 전세계를 주름 잡던 엘비스 프레슬리와 검은 브래지어에 짧은 가죽치 마 차림으로 마돈나가 무대위에 등장했을 때, 젊은이들 은 눈앞에서 흔들리는 성 해방의 우상을 목격했다. 대중문화의 상징 마를린 먼로. 그후 ‘섹시’란 단어는 모든 금기의 울타리와 귀족들 의 밀실을 뛰쳐나와, 거리에서 혹은 대중들 사이에서 소비되기 시작했다. 19세기적 ‘정신’ 숭배를 몰아낸 20세기의 신화는 ‘섹시’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기존의 모든 가치관을 압도해가며 자리를 잡아 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 마릴린 먼로의 출현은 미국 뿐 아니라 전세 계적인 대중문화의 역사의 잣대를 가름하는 분기점이 되어버렸다. 금발의 육체파 미인은 먼로 전이나 후에도 많았지만, 그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성상이 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울만큼 그녀는 지금까지 불멸의 생명력으로 남아 있다. 소녀와 창부가 섞인 이미지... 꿈꾸 듯 초점이 먼 시선... 히프를 흔들며 걷는 육감적인 걸음걸이...어눌한 말투의 백치미. 작가 노만 메일러의 말처럼 먼로야 말로 ‘어른을 위한 동화속 주인공’이었으며, 20세기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이미지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다. 80년대의 상징 레이디 다이애나 한편,‘금세기 최대의 동화의 뒤에는 혼외정사와 스캔 들 폭로전으로 치졸하게 뒤틀린 현실이 있었음’을 온 몸으로 보여준 세기말의 다이애나스토리는 더욱 패션적 이다. 단발커트의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비롯하여 깔끔한 수트 정장, 품위있는 모자패션등으로 정숙하고 엘레강스한 모드를 유행시켰는가 하면, 이혼을 전후해서는 챨스황 태자에게 마치 보복이라도 하듯 도발적인 섹시드레스를 자주 착용하고 공식석상에 나타나 복잡하고 참담한 자 신의 심경을 패션으로 적나라하게 내보이곤 했던 레이 디 다이애나. 83년 결혼후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공식석상에서 입었던 자신의 드레스들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내놓으면서 더욱 유명해 졌는데, 화려한 드레스를 걸쳐 입은 얼굴 없는 마네킹들은 젊은 황태자비의 텅빈 실상을 상징했 다는 화제성과 함께, 그녀의 세기말적 행복관과 섹시엘 레강스는 한동안 세인들의 관심사로 회자되기도 했다. 원점회귀가 상징하는 의미 그래서인지 지금 21세기를 코앞에 둔 현시점에서 패션 의 테마는‘좋았던 시절에로의 회귀’이다. 마리 앙토와넷의 플로네이즈 수트와 콜셋 드레스등이 패션쇼에 등장하는가 하면, 가늘고 섹시한 시네마 패션 이 재현되는 등의 갖가지 시도로 이전의 사교계와 연예 가를 풍미하던 섹시 스타들이 타임캡슐속에서 깨어나 21세기와 랑데뷰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모노톤의 묵화, 멀티 컬러의 트로피컬 플라워, 자수등이 핸드메이드적 기법이 총동원된 패션아이템들은 지금 물 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세기말의 사람들에게 마치 포근한 옛날의 향수 같은 여정같이 ‘화려한 로맨티시즘’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옛날 그대로가 오히려 신선’하다는 이런 원점 회귀 적 기분은 만드는 사람과 입는 사람 쌍방간에 ‘일단 휴식’을 선언하는 무드 확산이라는 의미가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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