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홀리데이 시즌 할인 없거나 소폭 조정
섬유패션전문 매체 소싱저널에 따르면 올해 패션 제품 가격이 상승할 조짐이다. 소매 데이터 분석 회사 데이터위브(DataWeave)는 인플레이션, 공급망 마비로 인한 재고 부족을 패션 제품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했다. 크리시 타가라한 데이터위브 COO는 작년 홀리데이 시즌 소매업계 상품 할인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졌고, MSRP(manufacturer’s suggested retail price, 권장소비자가격)는 평균 1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겨울의 제품 가격 상승은 우연이 아니다. 앞으로도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패션 카테고리에서 작년 4분기 제품 가용성(product availability, 필요할 때 판매할 수 있는)은 전년동기 대비 20%포인트 줄어든 70%를 기록했다. 타가라한은 “남은 겨울 시즌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가격은 점점 더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가라한은 럭셔리 패션 제품군에 대해 “럭셔리 제품은 평균 가격 인상과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쇼핑 플랫폼 파페치(FARFETCH)의 지난 3년간의 홀리데이 시즌 LVMH 브랜드 악세서리 할인율에 주목했다. 파페치는 2019년에는 이들 악세서리 제품의 92%를, 2020년에는 37%를 할인 가격에 제공했지만 작년에는 일절 할인하지 않았다.
공급망 마비는 소비자들이 선물 쇼핑을 평소보다 일찍 시작하도록 만들었다. 타가라한은 “지난 홀리데이 시즌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쇼핑 계획을 바꿨다”며 “세일을 기다리다 상품을 못 구하게 되는 것보다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하더라도 제 시간에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해 일찍 구매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위브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추수감사절 이전부터 시작됐다. 작년 추수감사절 시즌 가구 카테고리에서 할인율은 3%을 기록했다. 2020년 할인율은 26%였으며 1년새 크게 줄었다. 침대와 뷰티 건강 및 일상 용품은 절반 이상이 전년 대비 176 % 높은 가격에 팔렸다.
전체 카테고리 제품 80 %의 가격은 전년 대비 30 % 이상 올랐다. 타가라한은 “홀리데이 시즌 동안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작년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와 사이버 먼데이(12월 27일)는 전통을 뒤집었다”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품목도 있었다. 타가라한은 “이번 시즌 소비자들의 수요가 컸기 때문에 소매업체는 전면적인 할인전에 돌입할 필요가 없었다. 대신 전략적인 프로모션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소매업체들은 소비자가 특정 품목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전보다 적은 수의 제품에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추세, 공급망 마비로 인한 재고 부족, 수요 상승이 결합되며 이러한 구매 패턴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 지원금과 팬데믹 실업 수당은 시장에 많은 돈을 투입하며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였다. 타가라한은 “시장 상황이 다시 정상화되면 2008~2009년 금융 위기 이후 발생한 ‘바닥을 향한 경쟁(Race to the bottom)’처럼 처참히 낮은 가격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상했다.
동시에 “작년 연말 쇼핑 시즌에서 소매업체가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올해에도 MSRP가 계속 상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시장 가격의 예측 불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데이터위브는 매년 패션, 건강 및 뷰티, 가정 용품, 전자 제품 등 소매업계 상품 카테고리 전반에 대한 판매 분석 결과를 발표한다. 이를 위해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와 타겟(Target)에서 카테고리당 1000여 SKU(Stock Keeping Unit, 상품 재고 관리 단위)의 가격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