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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입점해 있는 모 제화업체
판매사원 뇌출혈 사망사건은 고객 만족을 위시한 허식
적인 서비스는 결국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모든 백화점과 고객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 직원은 현대백화점 신촌점으로 오기 몇 달전 롯데백
화점에서 고객과의 수선요구 문제로 다투다가 고객이
롯데백화점 인터넷사이트에 판매직원에 대한 컴플레인
을 게재, 관련 제화업체는 롯데백화점으로부터 근무사
원을 교체하라는 명령을 받게 됐다.
현대백화점 신촌점 직원과 교체 근무하던 중 또 한 번
의 동일한 사건에 봉착, 일을 크게 벌이지 않기 위해
고객상담실로 고객을 인도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쓰러
져 결국 일어나지 못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
하게 됐다.
과로사로 판정나자 주위는 조용하지 못했다. 지금껏 병
치레 한 번 하지 않은 사람이 과로사라니. 가정적인
문제부터 회사내 스트레스까지 유추가능한 사망요인이
회자되자 결국 업계는 고객의 컴플레인으로 인한 스트
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했다.
제화는 소모품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도 불구, IMF이
후 고객들이 신제품 구입보다 수선해서 사용하려는 절
약정신이 높아지면서 이전보다 20∼30% 증가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문제는 대부분 고객들이 자
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보다 IMF이후 제화업체 판매부진
을 역이용, 억지수선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제화업체의 전반적인 판매부진으로 한 명의 고
객이 아쉽게 되자 각 업체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의
컴플레인을 무조건 수용해주는 제살깎기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게다가 백화점마저 고객의 컴플레인에 대한 책임을 제
화업체에 일괄 떠맡기고 있어 제화업체로서는 신제품
판매는커녕 수선소품을 찾는 고객과 나날이 맞부딪치고
있다.
그나마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무상서비스 기간인데
협력관계라기 보다 명령만 하달하는 백화점이 고객과
제화업체간 갈등이 생겼을 때 수선청구서에 기재된 무
상서비스 기간 조항을 쉽게 인정해 줄 리 만무하다.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은 백화점과 제화업체간 말 그
대로의 협력에 있다.
고객과 제화업체간 갈등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백화점과 제화업체 사원으로 구성된 수선요
구 중재위원회 설치가 시급한 시점이다.
이는 고객·제화업체· 백화점간에 빚어지는 갈등을 해
소할 수 있을뿐 아니라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는 고객의
의식을 변화시키는데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다. <허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