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매출액 늘고 영업손실까지 커지는 악순환
해외 확장 등 수익성 확대 위한 다변화 전략 필요
여성 버티컬 전문 플랫폼(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이 투자업계에 빅딜(1000억 대)을 성사시키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몸집 불리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동대문 여성 의류 카테고리가 기반인 이들은 저가 카테고리 내에서 확실한 포지셔닝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 저변 확대를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상품 가격은 저렴하지만 하루배송, AI 기술 도입 등 양질의 서비스를 구축해 소비자 편의를 구축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커머스 경쟁 심화로 IT 개발 인력 확보, 풀필먼트 센터 구축 등으로 영업손실, 유동부채 증가 또한 가속되고 있다.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버티컬 플랫폼들은 통상적으로 회계상 매출이 아닌 거래액GMV(Gross Merchandise Volume)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데, 성장성은 높지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비용 지불이 많아지면서 아직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안정적이진 못하다. 적자 구조가 단기간 해소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2021년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판매관리비가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이중 급여, 판촉비, 운반비에 대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3곳은 매출과 거래액이 늘수록 영업 손실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디는 작년 1262억 원의 매출과 4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7.1%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144%나 늘었다. 브랜디는 운반비(182억)가 타사에 비해 월등히 높아 전년대비 2.6배(164.0%)로 가장 많이 올랐다. 급여와 판촉비가 각각 135.3%, 96.2% 증가했다. 브랜디는 동종업계 최초로 ‘하루배송’ 서비스를 런칭하고 4000여평에 달하는 동대문 패션 물류센터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935억 원의 매출과 695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7%늘었고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81%늘었다. 자료에 따르면 급여가 101억 원으로 전년보다(58억 원)74% 늘었고 운반비는 54억5000만 원으로 전년(32억)대비 70% 늘었다. 판촉비(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는 397억 원으로 전년보다 29% 올랐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이 전년보다 109% 늘어난 65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5% 증가한 380억 원을 기록했다. 급여가 201억 원으로 전년보다 81% 늘었고 판촉비(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가 297억 원으로 전년보다 41% 늘었다. 운반비는 16억 원으로 전년보다 4배가량 늘었다.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들이 설립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하면서 지속적으로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해왔다”고 밝혔다. 또 “이커머스 시장 내 전문몰 비중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기조다. 특정 연령층 및 성별을 특정한 버티컬 플랫폼의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버티컬 플랫폼의 약진과 투자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사용자에게 좀 더 타깃화 된 다양한 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또 종합몰보다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더 많은 SKU(Stock Keeping Unit)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전쟁은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신사나 W컨셉은 자체 PB브랜드를 키워 수익 구조를 다변화 해 흑자 전환 비즈니스를 만들었지만 이들 플랫폼들은 초저가 시장을 겨냥한 만큼 수수료 체계가 제한적이다. 시장 내 점유 확보 외 수익 구조를 개선할 방안이 뚜렷하게 없어 해외 진출로 외형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시점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들 플랫폼들의 중장기 성장 한계가 리스크 요인이나 시장 세그먼트 세밀화 및 국내외 확장 전략을 계속하면서 버티컬 플랫폼의 외형 성장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