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매장 찾는 MZ는 찍고 공유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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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된 더현대서울 팝업, 온라인 신예들 테스트베드로 각광
높은 인테리어 비용과 입점 수수료로 수익은 마이너스 우려


#시엔느 더현대서울 지하2층 팝업 매장에는 하루 평균 1000여명 이상이 방문하며 2주간(9월8~21일) 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16일 오후 4시 기자가 찾은 시엔느 팝업 매장 앞에는 고객들이 600번대 대기표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6시 이후가 돼서야 번호표 없이 입장이 가능했고, 금새 30여명의 대기줄이 생겼다.  

코로나 여파로 이커머스로 쏠렸던 소비행태가 오프라인으로 회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팽창에 대항해 차별성을 극대화하는 공간으로 디벨롭 되고 있다. 

최근 더현대서울은 MZ 소비자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놀라운 매출력을 과시하는 브랜드가 배출되면서 업계에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 1주년 기념 디지털 리포트에 따르면 30대가 37.6%로 높은 구매 비중을 차지하며 큰손으로 떠올랐다. 20대는 15.9%를 기록했다. 

더현대서울은 MZ 소비자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놀라운 매출력을 과시하는 브랜드가 배출되면서 업계에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사진=나지현 기자
더현대서울은 MZ 소비자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놀라운 매출력을 과시하는 브랜드가 배출되면서 업계에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사진=나지현 기자

지난 몇 년간 MZ세대 모셔오기에 발 벗고 나섰던 백화점 전략이 드디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즉각적인 경험과 스토리텔링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맞춘 더현대서울 전략이 시대 흐름과 맞아 떨어졌다. 지난 몇 년간 온라인 시장의 부상으로 구매 중심축이 급속히 옮겨지는 동안 오프라인 점포는 경험소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 했다”고 밝혔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더현대서울 지하2층은 더 많은 고객들이 밀려들어오며 북적였다. 사진을 찍고 인증샷을 남기는 고객부터 꼼꼼히 상품을 살펴보는 고객까지 20~30대 고객이 많았다. 강남부터 서울 외곽,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온 고객까지 전국구의 영피플들이 집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주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올라온 장성우 씨(23세)는 “서울로 놀러오는데 요즘 힙한 필수코스라고 해서 오게 됐다. 핫한 브랜드가 한데 모여있고 타 백화점에서 보기 힘든 공중정원부터 인스타그래머블한 전시까지 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평소 관심 있는 온라인 브랜드가 팝업을 한다 해서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 ‘스트릿 상권에 비해 쾌적하고 편리하다’ 등의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더현대서울 시엔느 팝업매장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더현대서울 시엔느 팝업매장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와 소통을 위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활용범위가 한층 다채로워졌다. 정체성을 담은 아트 공간이자 쇼룸으로,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담은 이색적인 전시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컨텐츠가 MZ세대의 새로운 소비기준이 되면서 SNS 경제효과를 노리기 위한 브랜드도 늘었다. 

과거 카피 이슈로 백화점 내에서는 사진 찍기가 편하지 않았던 문화는 사라진지 오래다. 더현대서울은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 체험하는 고객들로 붐빈다.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SNS를 통해 바이럴, 확대 재생산하는 기능이 커지면서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상징할 수 있는 오브제 배치나 공간감을 부여한 포토존은 필수다.       

더현대서울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존은 온라인 패션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테스트베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평일 한 낮 시간에도 상당한 트래픽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호응을 얻은 패션 매장은 팝업 단기간 내에도 억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더현대서울 아이코닉 팝업존은 강력한 기획과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시엔느 팝업존에 들어서는 순간, 브랜드만의 프렌치 무드를 가득 담아 프랑스의 한 작은 방에 초대 된 듯하다. ‘The room’을 테마로 빈티지한 옷장과 따뜻한 느낌의 소파, 아기자기한 키친과 리빙 아이템으로 꾸몄다.

고객들이 카메라를 먼저 꺼내 옷과 매장을 찍고, SNS에 바로 올린다. 개성과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어 온라인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팝업 공간에서 2~4주간 3~5억 원의 높은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웨스트존은 유니섹스, 이스트존은 여성, 아이코닉존은 규모가 다소 있는 브랜드에게 팝업 공간으로 주어진다. 이곳에서 올해 ‘투티에’가 2주간 4억6000만 원, ‘스탠드오일’(2주)이 3억2000만 원, ‘세터’(4주)가 3억3000만 원, ‘시엔느’(2주)가 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팝업 일정은 연말까지 스케줄이 풀로 찬 상태다. 

온라인 브랜드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감동을 느낀 고객은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촬영하고 그 순간 하나의 컨텐츠가 생성된다. 0.1%의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특별한 차별화가 브랜드 생존을 가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취약한 온라인 브랜드에게 긍정적인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팝업에 참여했던 한 온라인 브랜드 관계자는 “3배수가 안 되는 가격 구조를 갖고 있는데 2주간의 팝업을 위해 높은 인테리어 비용과 백화점 수수료를 지불하니 상당한 매출을 올렸는데도 수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고비용 구조를 감수하면서 쇼잉에 그치는 팝업은 의미가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또 다른 온라인 브랜드 관계자는 “팝업 운영을 통해 온라인 브랜드는 매장화를 위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고 매장 운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해야 한다. 시장 확장을 위한 뚜렷한 아카이브를 보여주는 컨텐츠 생성 공간으로 가능성을 제시하고 팝업 이후에 대한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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