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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익우(良師益友」란 말이 있다. ─좋은 스승은
바로 고맙고 이로운 친구일 수 있다.─라는 말이다.
최호진(崔虎鎭교수는 그런 뜻에서 오랜 친구의 한 분이
다.
새로 설립되던 중앙대학에서 <경제학부>를 만들었고
나중에는 연세대학교로 자릴 옮긴 후 오늘에는 명예교
수로 있다.
따라서 최박사의 제자들의 수는 부지기수다.
─그 제자들이 사회인이 되고 혼기를 맞아 결혼식을 올
리게 되면 「주례」는 으례히 최박사의 몫이었다.
어떤 때는 일요일 하루에 <세번>씩 주례를 서주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닐 판이었다.
옆에서 친구들이 딱해서 「그 주례 좀 줄이시게나 ─당
신은 경제학박사가 아니라 주례박사야.」라고 놀릴 지
경이었다.
최박사는 젊어서 그림공부를 하고 싶었는데도 완고(?)
한 집안의 반대로 경제학으로 방향을 틀었었다.
그리고는 늘 그림에 대한 향수를 털어내질 못했다.
그가 80년대말 독일에 교환교수로 가 있던 1년동안엔
그동안 못했던 그림공부를 열심(?)히 하고 돌아와 인사
동 X화랑에서 조촐한 <개인전>까지 갖았었다.
─이때부터 주말에는 틈만 나면 그림을 그리면서 절대
로 <주례>는 사절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주례박사」
의 딱지도 띠어 내게 됐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다. 그래서 예나 이제나 결혼식
의 절차에는 양가가 신경을 쓰게 마련.
특히 계절의 여왕이라는 4, 5월이나 9, 10월은 결혼 씨
즌으로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청첩장>은 이따금 곤혹
을 느끼게 할때가 없지 않다. 더구나 요즘은 결혼식에
4계절의 구별이 따로 없는 경향마저 있어 더더욱 그렇
다.
결혼얘기가 나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우선 예쁜 신
부의 「웨딩 드레스=WEDDING DRESS」다(「웨딩·
가운」이라고도 하지만).
웨딩 드레스인 경우 「신부의 의상」을 말함은 두말할
나위없다. 그런데 이 말의 근원이 재미있다.
<웨딩>이란 말의 근원은 「웨드=WED」다. 다시 그
웨드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인구조어(印歐祖語)의
「WADH」다. 뜻은 담보(擔保)·저당(抵當)·보증금
(保證金)등.
이 인구조어가 게르만祖語로 들어가서 「WADJAM」
등이 됐다. 물론 뜻은 인구조어와 같은데 여기선 「여
성을 맞아들이기 위한 금품」이란 의미를 나타내기에
이른다.
▲이것은 당시 게르만民族의 결혼풍습에서 온 것으로
이러한 형태는 수많은 민족에 공통적이었던 것이다.
이 게르만祖語가 영어등으로 돼버린 오늘날의 <웨드>
는 「담보」, 「저당금」등 외에도 「결혼한다─ 시집
간다─ 장가간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 「웨드」에서 나온 「웨딩」은 “결혼한다는 것, 결
혼식, 혼례”의 뜻이 됐지만 말의 밑바탕에는 남성이
「신부를 사들이는 대금」이라는 뜻이 깔려있다.
▲따라서 그러한 내력의 「웨딩 드레스」는 글자(字義)
그대로라면 「저당금에 의한 의상」일 것이며 뜻풀이를
하면 돈으로 팔려 시집가는 신부가 차려입는 의상이 된
다.
이 말은 「남성사회」의 발상에서이겠지만 여성에게 있
어서는 지극히 합당치 않고 불쾌한 말이란 점에는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