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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4월 백화점 정기세일 행
사가 지난 주말로 끝났다. 백화점 정기세일을 앞두고
수험생처럼 勞心焦思했던 대부분 패션업체가 전년대비
30% 이상을 웃도는 매출신장 성적표를 받아들고 희색
이 만연하다. 패션업계가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조사한 패션업계의 4월 백화점 정기세일 결과
역시 “이젠 패션업계의 불황은 끝났다”고 단언할 정
도로 내용이 우수하다. 특히 적정물량체제·노세일지
향·소비자를 유인하는 제품생산 등 종전 볼 수 없었던
선진국형 시스템 구축은 눈길을 끄는 변화다. 이는 국
내 패션산업이 선진국형 산업으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
다는 반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실 국내 패션업계는 90년대 중반부터 구조적인 공급
과잉에다 출혈경쟁으로 극심한 불황에 허덕여 왔다. 게
다가 지난 97년 IMF 危機는 패션업계를 枯死상태로 내
몰기도 했다. 수많은 패션업체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
하고 부도·도산한 것은 바로 지난해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는 딴판이다. 웃음을 잃었던 패션업계가 생
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올 백화점 정기세일을 마무리
한 현재 그동안 총체적인 복합불황을 맞아 고개가 꺽였
던 패션업계가 봄다운 봄을 만끽하고 있다. 더욱 고무
적인 것은 패션업계의 핑크빛 봄기운이 단순히 한업종
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패션업계에서 감지되고 있다
는 점이다.
패션경기 호전국면은 올들어 곳곳에서 징후를 나타냈
다. 내수경기가 전반적으로 되살아나는 조짐과 함께 소
비자들의 구매심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 IMF 체제를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불황을 탈출했
다는 사회전반에 걸친 경기낙관론은 그동안 꼼짝않게
했던 소비자 호주머니를 열기에 충분했다.
소비자 구매심리가 되살아 나자 의류업체들의 매출증가
기대심리 또한 증폭됐다. 그만큼 4월 백화점 정기세일
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의미다. 이를 입증하듯 지금
남·여성복업계를 비롯 캐주얼업계 등 전 패션업계가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업계일각에서는 호황으로 단정
짓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으나 전반
적인 분위기는 불황을 탈출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패션업계는 이번 정기세일서 IMF이전 수준의 매
출신장률보다 마진율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에서 고무적
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진율이 확대됐다는 의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한 매출증가보다 마진폭 확대
는 패션업체들의 체질이 강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패션산업은 원사·직물 등 수출산업과 함께 섬유산업을
지탱하는 양대 축이다. 그러나 국내 패션산업은 그동안
양적경쟁을 거듭하면서 속빈 강정 상태를 면치 못했다.
이같은 물량경쟁은 앞에서는 남고 뒤로 밑지는 악순환
만 거듭시켜 왔다.
그러나 IMF 체제는 국내 패션업체들이 재탄생하는 계
기가 됐다. 우선 제살깍기식 악순환을 지양하는 풍토를
조성했고 소비자를 위한 제품생산을 앞당기는 촉매역할
도 했다. 다시말해 올 백화점 정기세일 결과는 경기호
전에 따른 구매심리 회복이 아니라는 뜻이다.
사실 국내 패션업계는 지난해 IMF 체제서 피나는 체질
강화를 거듭해 왔다. 한마디로 전 패션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펼친 생존전략은 총체적인 구조조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선단식으로 거느렸던 브랜드나 매
장을 과감히 접는 등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척결하는데
앞장섰고 또 소비자를 위한 제품생산에도 투자를 아끼
지 않았다.
기업의 파워기준도 종전 브랜드 수나 매장의 많고 적음
에서 이제는 실속위주로 변했다. 고부가가치를 얼마나
창출하느냐가 관건이 됐다는 의미다. 적정물량 생산은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보니 애초부터 출혈경쟁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자연적으로 제값받기 풍토가 정착됐고
제품의 가격은 신뢰를 부여하게 됐다.
특히 적정물량 생산체제는 예년과는 달리 잦은 세일을
철저히 배제한 원인으로 작용했고 이는 정기세일에 소
비자를 유인하는 계기로 자리잡았다. 패션업계의 이같
은 움직임은 유통질서 회복이라는 과제를 앞당기는 역
할도 톡톡히 했다. 유통질서 회복은 소비자가 백화점
정기세일을 찾는다는 의미다.
사실 선진국에선 백화점 정기세일은 축제일로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평소에 눈여겨 보아 두었던 제품을
세일기간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그만큼 업계는 소비자를 염두에 둔 제품생산을
한다는 반증이고 또 소비자는 제품을 믿고 구매하는 신
뢰를 조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관점에서 올 4월 백화점 정기세일 결과는 패션
업계 입장에서 볼때 단순히 매출증가라는 의미보다 선
진국형 영업방식에 대한 인식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고 여겨진다. 특히 그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