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체 폴리우레탄 코팅을 사용하여 마찰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사실은 원단 위에 도포한 코팅이 아니라 수영복 원단 자체가 폴리우레탄이다. 수영복 모자로 사용하는 그것 말이다. 글쓴이는 소재 그 자체와 코팅을 혼동하고 있다. 또 폴리우레탄이 매끈하기 때문에 항력을 줄인다고 생각하지만 사람 피부도 그에 못지 않게 매끈하다.2) 공기를 가두어 수영하는 사람의 부력을 증가시키고 항력을 감소시킨다.
피부와 수영복 사이에 공기층이 있고 그 때문에 물에 더 잘 뜨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강하게 밀착된 수영복과 피부 사이에 유효한 공기층이 있을 리가 없다. 또 공기층을 만들어 부력을 증가시킨다고 해도 기록에 도움되지 않는다. 선수를 물에 띄워 항력을 감소시키는 연구는 한적이 없으며 데이터도 없다. 반대로 물속에 더 깊이 잠기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보인다. 실제로 미국의 수영선수 데이비드 버코프가 88 서울올림픽 100미터 자유형에서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한 비결이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30미터가 넘는 긴 잠영(潛泳)이었다. 이 때문에 지금은 국제대회에서 15미터 이상 잠영을 금지하고 있다.3) 티타늄 합금은 체온을 안정시킨다.
‘안정’ 은 체온을 내린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올린다는 것일까. 사람은 항온동물이다. 주위 환경과 상관없이 언제나 같은 체온을 유지한다는 뜻이며 단 몇 도만 체온이 내려가거나 올라가도 생존이 위협받는다. 그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인체의 중심체온은 몸이 알아서 조절한다. 비록 티타늄의 열전도율이 다른 금속에 비해 낮다고 해도 티타늄은 수영선수의 체온과 아무 상관없으며 설혹 체온에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선수의 체온 변화와 기록 단축은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다.4) 이 패브릭은 근육 압축을 최적화해 근육의 진동을 방지하여 피로를 줄인다.
최대도 아니고 최소도 아닌 최적의 압축은 뭘까. 근육의 진동을 방지하면 피로가 줄어든다는 주장은 근거가 있는가. 어떤 크기의 진동을 얼만큼 줄이면 어느 정도로 피로를 줄이는가. 이에 대한 데이터가 존재할 리 없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 원단은 마라톤 선수에게 더 적합하지 않을까. 모든 전기 안마기가 인체의 피로를 풀기 위해 적용한 기술은 온 몸의 근육을 격렬하게 진동 시키는 것이다.5) 이 패브릭은 최적의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의 젖산 축적을 늦출 수 있다.
전신에 꽉 달라붙는 옷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기는 커녕 크게 방해한다. 만의 하나 뭔가 개선이 된다고 해도 젖산이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즉시’ 가 아니라 하루 이틀 정도 지나서 이다. 웨이트를 해 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 만약 이 원단이 정말로 작동한다면 바디빌딩 선수들의 훈련복은 전부 이 전신 수영복으로 대체될 것이다.
6) 후프 컴프레서로, 스트로크 하는 동안 수영자의 몸에 탁월한 안정성을 제공한다.
‘Superior stability to the swimmer’s body during the stroke.‘ 원문에 이렇게 돼 있다. 급코너를 도는 자동차나 장애물 경주 선수라면 몰라도 수영중인 선수에게 도대체 안정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스트로크 하다 안정성을 잃으면 거꾸로 처박히거나 뒤집히기라도 한다는 말인지. 구글에도 없는 정체불명의 ‘후프 컴프레서(Hoop Kompressor)’는 대체 어떤 신묘한 작용으로 정체불명인 ‘수영 안정성’ 이라는 것을 제공한다는 것일까.
‘오컴의 면도날’이 말해주는 것처럼 답은 아름답고 우아한 한 단어로 족하다. ‘표면적’이 바로 그것이다.
이 수영복의 비밀은 원단에 코팅한 것이 아닌 그 자체로 우레탄 막 즉, 필름 형태의 멤브레인 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직물이나 편물 즉, 패브릭이 아니다. 세계수영연맹이 결정한 사실은 수영복이 반드시 텍스타일(Textile) 소재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금지한 것은 폴리우레탄 멤브레인(Polyurethane Membrane) 즉, 필름과 같은 소재이다. 텍스타일 소재의 정의는 그것이 제직이든 편직이든 실로 구성되어 있는 패브릭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