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ESG의 공시의무가 날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친환경적인 이미지도 날로 중요해지고 있고, 이를 위한 상표(브랜드)를 만들고 사용하는 것에서도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하게 되었다.
최근 문제되고 있는 그린워싱으로 기업의 친환경적인 이미지의 광고나 마케팅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친환경’ 용어 사용의 남발과, 실질적으로 환경에 친화적이지 않은 제품이나 사업에도 이러한 단어를 임의로 붙이게 됨으로써 기업의 투자자나 널리 대중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기업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상표법상으로 보면, ‘친환경’이라는 용어 자체는 식별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유사한 사안에서 판례는 ‘친환경 제품’의 문구에 대해 해당 제품에 대해 “그 지정상품의 품질, 효능 등을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기술적 표장으로서 사회통념상 자타상품의 식별력을 인정하기 곤란할 뿐만 아니라, 동종의 거래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 사용이 개방되어야 하는 표장으로서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않으므로”라고 판시하고 있다(특허법원 2018. 5. 31. 선고2018허 1783판결 참조).
즉 ‘친환경’이라는 문구를 상표에 붙여 상표출원을 했을 때, 이러한 ‘친환경’이라는 문구만으로는 등록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만일 ‘친환경’이라는 문구에 추가적으로 기업을 식별할 수 있는 독특한 문자나 로고가 결합된다면 친환경을 포함한 전체 문구의 상표 등록이 가능한 것이 현행 상표법의 태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친환경’이라는 단어에 독점적인 권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타인이 ‘친환경’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제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상표법상으로는 ‘친환경’이 포함된 문구의 상표를 등록 받은 기업일지라도 그 기업이 반드시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탄소중립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이 입증된다거나, 그러한 자료가 공시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최근 포스코의 탄소중립 브랜드로 상표 등록을 받은그리닛(Greenate)광고와 관련해 환경부는“그리닛밸류체인을 홍보하고 있는 표현이 탄소 저감 부분에 대해 구체적이지 않고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해 오인 소지가 있다”며 ‘그린워싱’으로 판단해 일부 표현에 행정지도를내린 바있다. 포스코는‘그리닛밸류체인’을 고품질의 제품이라 교체주기가 늘어나고,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시설에 제공된다고 하는 이유만으로 ‘친환경’ 제품으로 홍보해 왔다는 것이다.(환경부 보도자료 참조). 즉,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 없이 포괄적인 효과와 근거를 홍보한 것이다.
그리닛은포스코가 ‘green’과 ‘ate’를 합성하여 ‘그린이 되게 하다’라고 하여 녹색지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로 런칭하여 등록된 상표이다.
결국 친환경 상표의 브랜드 파워는, 보다 엄격해진 최근의 기준으로 볼 때, ‘친환경’이라는 단어와 녹색으로 된 표장 만으로 발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브랜드를 명확하게 사실로 만들어줄 기업의 객관적인 탄소중립의 노력과, 환경친화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뒷받침될때에만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좋은 브랜드 네임과, 좋은 이미지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시절이 있었다면, 이제 진정성 있는 기업의 노력과 객관적인 결과물이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고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재창출하여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상표법상 식별력이 약해 누구나 쓸 수 있는 단어로 일반적으로 생각되지만, 기업의 노력을 통해 해당 기업을 특정한 ‘친환경 기업’ 또는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인식하고 식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식별력있는 단어로 탈바꿈할 수 있다.
상표법상으로도 “원래 식별력이 없는 표장이어서 특정인에게 독점 사용토록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표장에 대하여서도..(중략)..당해 상표가 사용된 상품에 관한 거래자 및 수요자의 대다수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의 취득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후2288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이제 기업은 브랜드만으로 기업을나타내는것으로부터 벗어나, 기업이 적극적으로 친환경적인 노력과 수요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결과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에 ‘친환경’을 덧입힐 수 있는, 그린워싱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브랜딩 전략을 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