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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섬유업계는 구름을 타고 있는 기분이다. IMF한파로 어
패럴업체들 부도와 함께 내수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고, 섬
유류 수출중 가장 비중있는 PET직물도 예년 수준에 턱없이
미달되는 등 안팎으로 업계 종사자들이 속이 터지는데도 불
구하고, 요즘 섬유업계에 희망어린 일들이 연 이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대중대통령은 최근 대구를 방문 대구섬유산업 발전에
관한 관련업계 건의 내용을 충실히(?) 듣고「대구 패션·어
패럴 밸리」및「섬유테크노 피크」조성, 세계 최고 수준의
섬유기술 기반 구축 등 총 6,8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거시적 플랜을 제시했다.
또 국내 섬유산업발전을 위해 국회에서 김범명(자민련)의원
을 축으로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을 포함한 30여명 의원들
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국회섬유산업연구회(가칭)가 6월중
발족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뿐만아니라 PET직물업계는 그 이전부터 서울 무역부를 대
구로 이전하자는 내용들이 정부와 관련업계가 심도있게 논의
된 적도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볼때 정부에서도 섬
유산업이 더 이상 사양산업이 아니라는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 등이 섬유산업에 갑작스레 호의적인 태
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관련업계는 의아해 하고 있다. 왜 일
까. 이와같은 섬유산업에 대한 보라빛 구상과 때를 같이해 6
월4일에 있을 기초 및 광역단체장 선거용 공약이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섬유산업에 대한 지원책이 발표되기전에 정부가 섬유
산업과 관련된 이를테면 직기, 전문가, 현업 종사자수, 디자
이너, 염색 및 가공의 신기술, 이전에 따른 금융 인프라의 구
조적 해결방안, 각 지역 및 품목별 수출·입 현황, 선진국의
섬유산업 지원책, 통관 절차 간소화, 항만·항공 등 운송 대
비책 등 얼마나 정확한 테이타를 근거로 정책수립이 되고 있
는지를 묻고 싶다. 발표된 정부차원의 지원책들이 껍데기만
있고 진짜 알맹이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정
부차원에서도 섬유관련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과 확실한 테
이타가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나무를 보지 못하고 숲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향한 투자도 필수다. 하지만 금
융애로 같은 당장 불을 끌 수 있는 해결방안이 급선무다. 섬
유기업 하나 하나가 살아있어야 거시적 계획에 동참할 것 아
니가. 또 우리는 기억한다. 섬유관련 지원책 및 발전방안이
선거때만 되면 허공에 맴도는 선거 공약(空約)들이 많았다는
점을. 그리고 또 우리는 요망한다. 이번만큼은 실질적인 지원
책들이 하나 둘씩 정착되길. <박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