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경제인, 컬렉션과 고객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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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열등감 흔히, 유럽의 패션계와 우리네 그것을 비교하며 비난의 강도를 높일때가 있다. 그들의 패션은 미술이나 영화계 와 어깨를 나란히 견주는, 아니면 그 이상으로 취급되 는 문화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열등의식이 바로 그 것이다. 그럴때마다 목에 핏대를 올리고 지적하는 것이 “그들 나라에서는 일반인들에서부터 고도의 지적인 수준의 사 람들까지 대중문화의 하나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하 고 있으며,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지위와 위치 라는 것은 거의 민간 외교관수준”이라는 사실이다. “정말 몰라줘도 한참 몰라준다”는 섭섭함을 토로하다 보면, “우매한 백성들에게 우아함이 뭔지 알려주는 것 은 정말 미련한 일” 이라는 결론으로 모든 것이 매듭 지어지기도 한다. ■패션을 보는 잣대 그러나 기자의 입장에서 종종 우리네 패션이라는 것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잣대가 어디에 맞춰져 있는가를 냉 정히 생각해 볼때가 있다. 혹시는 패션이란 얼마나 화려하고, 얼마나 돈이 있으며, 얼마나 나를 과시할 수 있는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론대로라면, 패션 디자이너란 단순히 트랜드를 소개 하는 자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보는 눈. 그리고 그것이 상징하는 것들을 분석하는 안목. 그리고 그 나름대로의 해석을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로 항상 일정한 수준 상의 쇼로 전개할 수 있는 사람들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쇼를 여는 동안, 많은 저널리스트들에게 지금의 시대관이라고 하는 것을 제시하고 끝없이 질문하면서 또한, 자신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그속의 플러스와 마이 너스를 발견해 가야 하는 가장 외로운 직업임이 틀림없 다. 그리고 만약 자신의 팬이 있다면, (적어도 컬렉션이라 는 타이틀로 무대위에 올라와 있다면)“변하지 않는… 변할 수 없는 자신만의 맛과 냄새”를 카리스마로서 통 해 전할 수 있는 파워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패션 디자이너에게는 컬렉션을 통해 다음 시대를 이끄 는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유럽의 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은 이 런 혹독한 조련과정을 통해 도태되고 여과되면서 자리 를 구축하게 된 것이고, 대중들은 그것을 인정할 수 밖 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납득할 수 없다면… 그러나 우리네 현실 속에서는 ‘크리에이티브’와 ‘마 케팅’과는 별반 관계가 없다. 모든 잣대는 경제의 퍼즐에 맞춰져 있고, 또한, 컬렉션 이든, 고객 초대쇼이든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 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게다가 테마가 여성 경제인들이 이끄는 패션 대전이였 던 만큼, 굳이 이런 어려운 패션의 원류를 주장하는 것 은 우스운 일이라고 일축할 수도 다. 그렇다고 해서 기준이 철저하게 경제적인 입장에서 맞 춰져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닌듯 하다. 모두가 동참하는 축제적 무드는 모두가 처음부터 포기 한 표정들이지만, 열심히 참여한 사람들 조차 중간에 뭐가 뭔지 모르게 되었거나 행사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모든것이 잘나가고 있는데, 사소한 기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사람들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제로서 인정을 받든, 문화로서 인정을 받든 패션자체에 스포트라이트를 자주 받는 것은 아예 소외 되는 일보다는 고무적인 일이긴 하다. 그러나 그 본질이 왜곡되어 비쳐진다면 안하느니만 못 하다. 만의 하나라도, 모두가 납득하고 박수보낼 수 없는 해 프닝들이 물에 물탄듯 묵과되고, 시작과 끝에서 만들어 진 시행착오들이 人情으로 통과된다면 이 행사의 다음 은 없을 것이다. 유수연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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