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개와 분노…이영희 기자
황당무개와 분노…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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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황당시리즈가 유행한 적 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야 가장 황당무개한 일들이 일상에 있어 무엇인지를 체감하고 있는 듯하다. 바로 엊그제 만나 웃으며 얘기 나눈 사람들의 부음을 듣는 것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 일들을 2-3년 사이 연속 3번을 접하고 나면 인생 은 정말 별 것 아니구나 하는 회의감이 든다. 또 일상 속에서 늘 누구나 주변정리를 해가면서 살아야 되는 것 은 아닌가?라며 스스로 반문하게 되는 것이다. 『이기자, 해가 바뀌면 식사 한 번 합시다.』라며 취재 이슈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겠다던 삼성패션연구소의 이 성용소장은 해가 바뀌고 입원했다는 소식이 있은지 얼 마 되지 않아 세상의 모든 것들과 이별했다. 지난해 어 느날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울린 전화는 코오롱상사 김 중모부장의 별세를 알렸다. 기자는 어느때나 마찬가지 로 조문과 취재(?)를 했고 다녀와 평소 그가 자신의 사 진중 가장 마음에 든다면서 유명사진관에서 찍어 건네 준 명함판사진을 싣고 부음기사를 작성했다. 또 몇 년전엔(기자에겐 엊그제 같지만...) 서광의 이왕즙 이사가 지병이었던 간암으로 세상을 떠 났다는 소식을 접했을때도 과거 세계물산의 사업부장이 별세했을때도 정말 황당무개하다고 생각하며 오보이기를 바라는 기사 를 작성했다. 최근 기자는 분노를 느낀다. 물론 망자를 앞세워 문제 점을 분석하는것이야 말로 큰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 도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못된 오기가 발 동 하고 있다. 고인들의 공통점은 신사복 볼륨화시대에 MD출신으로 팀장이나 사업부장직을 거쳤다는데 있다. 기자가 고인이 된 이들을 통해 수년간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치열한 외형키우기시대에 경쟁사와의 승부 (?)에 목숨건 듯 열심히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는 것이다. 「매출이 곧 인격」이던 시대에 희생양 이었다고 말하면 억지 소리가 될까? 휴일날 회의하다 쓰러지고, 바이어에 점장에 판매현장 일선직원들 회식 에 벗어나지 못해 술을 거른 날이 없어 쓰러지고, 매출 경쟁하던 전쟁터에서 물러나와 연구소발령에 안도의 한 숨 쉴 틈없이 쓰러져간 고인들을 두고 「자신의 관리를 자신이 못해서」란 말로 사인을 분석하는데는 정말 참 을수가 없다. 인사관리는 기업성장의 가장 핵심이 돼야 한다. 관리를 위한 관리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일할수 있는 분위기조 성과 문화창출이어야 한다. 기업구조조정이 이뤄졌다고 는 하지만 진정한 기업마인드의 조정은 아직 요원한 것 인가. 그러나 또 이것은 비단 기업의 문제만도 아닌 신 사복업계의 총체적인 잘못도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정 말 새해엔 더 이상 황당한 일이 없길 바란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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