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의 썰매는 돼지가 끌었었다…조능식
산타의 썰매는 돼지가 끌었었다…조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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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12월-하면 으례히 「크리스마스」를 머리에 떠올린다. 그만큼 모두가 모두 축제분위기다. 언젠가 친구 몇사람과 이맘때 잘아는 <주지>가 있는 산사(山寺)에 간 일이 있었는데 비구니(比丘尼)뿐인 이 절에는 여대를 나온 한 규수(閨秀)가 실연(失戀)의 쓴 잔을 마시고 속세를 떠나 불가에 입문했다고 했다. 역시 삭발을 하고 승복을 입었는데도 어딘지 모르게 아 가씨 티가 남아있는 <활달>한 모습에서 그것을 엿볼 수 있었다. 절에서 하루밤을 지내고 아침 나절 내려 오려는데 절마 당에 있는 아랫방에서 젊은 비구니들의 이야기소리가 도란도란 들려 나왔다. “예는 내일 모래가 크리스마스이브아니냐? 그날밤 우 리 파티하자!” “상좌스님이 뭐라고 하지 않을가?” “뭐라고 하시긴 상좌스님도 찬성할 꺼야 호호호.” 우리 일행은 절에서 내려오다 아래 가게에서 “코카 콜 라”한상자를 사서 절로 올려 보내 줬다. ▼우리들이 가난했던 시절 크리마스이브에는 호주머니 가 얄팍해도 덮어 놓고 정다운 사람과 거리로 나와 늦 도록 쏘아다녔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그저 즐거워 보였다. 그런데 요즘 그「거리」라는 것들이 공연히 무서워졌 다. 어린청소년들까지 믿을 수가 없는 세상이라 했다. 언제 어디서 나타나 <흉기>를 들이댈줄 모른다는 것이 다. -그러나 요즘 번화한 거리에선 크리스마스송이 흐러 나오고 잘잘한 전구들로 장식된 트리들은 겉모양이나마 온통 화려해 보이는 세밑이다. ▼크리스마스하면 <조건반사적>으로 「산타클로스 =SANTA KUROSU」가 눈에 떠오른다. 요즘 일본의 유수출판사 「이와나미 붕꼬(岩波文庫)에 서 나온 「산타클로스의 대여행」이란 책에는 제일 처 음 산타의 썰매를 끈 동물은 「토나가이=순록(馴鹿)」 가 아니라 돼지였다는 것이다. 다른 것은 다 그만 두고라도 프랑스·툴스의 대사교(大 司敎)는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에서 「종교성」을 빼앗아갔다”고 비난한 때가 있었고 같은 <디죤 대성 당>에선 산타의 인형을 <화형(火刑)>시키기도 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흘러 넘치는 요즘의 정보·지식만 가지고 너무 아는 채 하다간 뜻하지 않은 망신을 당할 수도 있겠다고 이 책을 읽고 자계(自戒)했다는 한 일본 신문의 논설은 흥 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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