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있어서 천당과 지옥의 지표는? 바로 1년간 경영활동을 보여주는 손익계산서상의 영
업이익 흑자발생 유무다. 한마디로 영업이익 흑자는 정도의 차는 있겠으나 정상적인 경영환
경을 통해 최상의 결실을 거두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워크아웃 섬유기업 동국무역이 흑자경영체제 진입에 한창이다. 흑자경영체제 구축은 빠르면
올 하반기 중 완벽한 마무리도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7월1일 동국무역그룹 주력기업 동국
무역·동국합섬·동국방직 3사 합병으로 닻을 올린 동국무역이 합병 1년만의 결실이다. 비
록 1년간 영업성적표는 적자를 나타냈지만 그래도 올 상반기 동국무역의 약진은 이를 상쇄
할 만큼 의미가 크다는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올 상반기 중 전체 화섬업체가 적자를 면치 못했는데도 유독 동국무역이 흑자경영을 달성한
것은 단순히 의외로 돌리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유는 유가인상에 이은 PTA·EG 등
원료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와는 반대로 수요업체들의 수출경기 침체에 따른 원사가 인하
등 모든 악재가 총체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모든 경쟁업체들이 적자라는 죽을 쑤는데도 동국무역만 흑자라는 황금알을 낳은 원인은 무
었일까. 한마디로 전임직원이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똘똘 뭉쳤고 또 임직원 모두가 희생
을 감내한 결과다. 그래서 동국무역의 올 상반기 경영성적표는 워크아웃 업체의 성공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상기업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워크아웃기업 그리고 합병으로 재출범한 업체가 1년만에 경영정상화를 목전에 둔 것은 국내
64개 워크아웃 기업 가운데서도 드문 일이다. 그리고 합병 1년 차 동국무역의 경영실적은
비록 적자였지만 손익계산서를 보면 결코 무의미한 결과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선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의 경영성적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적자규모는 무려 496억원. 그러나 올 상반기는 무려 270억원 흑자를 냈다. 6개월 상간이지만
경영실적은 천양지차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정상경영체제가 확고해진다는 의미로 직결된다.
동국무역의 흑자경영체제 재진입은 수익사업군을 위주로 한 공격경영 때문이다. 우선 동국
무역은 수익성이 없고 그룹전체를 부실로 몰고간 직물사업군을 과감히 포기했다. 그리고 그
룹사 젖줄이었던 동국합섬 위주의 사업구도로 재편한 것이 주효했다.
올 상반기 동국무역 사업군 가운데 PET칩을 비롯 스판덱스 사업은 흑자경영으로 반전시킨
주력 사업군이다. 그리고 PEF부문 제3공장도 흑자전환을 강력하게 뒷받침했다. 동국무역이
합병 1년만에 흑자경영체제를 가시화한 것은 동국합섬 체제서 구축한 알토란같은 사업군 때
문에 가능했다.
합병 2년차를 맞는 동국무역이 올 상반기 영업실적을 토대로 재기를 본격화한다. 그리고 재
기의 주역은 스판덱스 사업과 PEF사업이 떠맡는다. 동국무역은 이를 위해 올 초 스판덱스
증설을 단행했다. 600억 원을 투자 연간 7,200톤 규모의 증설이다.
동국무역은 이번 스판덱스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20,000 공급능력을 확립하게 된다. 이 정도
물량이면 세계시장서 듀폰·태광산업·효성과의 싸움에서도 결코 뒤질 것이 없다는 계산도
끝냈다. 마케팅력으로 다양한 사종생산을 통해 수요자의 입맛을 유인하고 품질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복안도 마련했다. 내년부터 AS는 물론 동국무역만의 BS전략도 본격 펼친다.
동국무역의 또 하나 히든카드는 제1공장 성력화. 동국합섬의 전신 제1공장은 근 25년 이상
된 공장이지만 최첨단 중합방사시스템인 연중직방 체제를 갖추고 있다. 다만 문제되는 것은
오토돕핑 시스템과 하이 스피드 생산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다. 이를 위해 내년 초 200억 원
을 재투자 성력화시스템을 갖춘 공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합병 1년차 동국무역의 매출은 8,751억 원을 약간 웃돈다. 3사 합병 전 그룹매출은 1조 원을
웃돌았지만 부실사업부문을 정리한 결과로 따진다면 현재 매출력 역시 만만찮다. 이중 화섬
부문 점유율은 65%를 상회한다. 이를 놓고 보면 이제 동국무역은 전방위 화섬업체로써 재
변신한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동국무역이 풀어야 할 과제는 섬유를 속속들이 아는 전문경영인체제로의
전환이다. 동국무역은 분명히 화섬업체라는 틀에서 재출범했다. 그리고 흑자경영체제를 구축
하는 과정도 PET칩·스판덱스·PEF라는 화섬사업 영역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섬유 특히 화섬을 아는 섬유전문 경영인을 동국무역호의 선장으로 발탁 진두지휘케
하고 일사분란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동국무역이 흑자경영체제 재진입을
앞둔 시점서 과도기적 틀을 벗고 원만한 워크아웃 졸업을 가시화할 수도 있다는 대승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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