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이란 말그대로, 디자이너가 생각날때마다 한번씩 하는 쇼가 아니라, 정기 발표회 같은
것이다.
디자이너가 한시대의 흐름을 읽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을만한 것을 미리 제공할 수 있다
는 것은 저력이고 파워이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매시즌 대중에 자신있게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은 저력과
파워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이전에, 비범함이다.
그러므로 컬렉션이란, 단순히 디자이너들을 모으고, 뭔지도 모르는 쇼를 하는 그런것과는 차
원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뒷말들이 많아도, SFAA컬렉션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지
속성과 캐릭터의 확고함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한국패션협회가 진행하는 이번 서울 컬렉션은 이런저런 연관관계가 얽히면서,
이례적으로 SFAA와 KFDA, NWS의 회원들이 참가하고, 이신우, 이영희 문영희, 트로아조,
홍미화등의 의외의 디자이너들이 조화되어 있어, 새삼 주목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만약, 그럴리는 없겠지만, 다양성과 수준을 짐작케 할만큼 견고한 구성이 단 20분밖
에 예정되어 있지 않은 ASEM 갈라쇼의 참가를 옵션으로 내건 결과였다고 하면, 이야기는
졸지에 코믹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세계 25개국 정상급부인들의 관람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프레스에 노출
가능성이 가장 많을 것으로 알려진 갈라쇼에 이들의 작품을 전부 올린다는 발상을 할만큼,
주최측은 과정이 심각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이번 행사는 큰정치적인 이벤트와 함께 서울 컬렉션이라는 대외적 타이
틀을 달고 실시되는 만큼, 전세계에 한국의 패션경향 그대로 노출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또한, 주최측에서 발표대로라면, 이번 서울 컬렉션은 향후 도쿄 컬렉션과 연계해서,
2002년 월드컵 개막의 행사의 사전 준비적인 의미도 있다고 하는 만큼, 이번 행사의 결과에
따라, 많은 디자이너들은 주목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이번 컬렉션의 뒷배경은 무엇보다도 든든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주최측은 이를 발
판으로, 서울 컬렉션의 수준과 방향을 반드시 잡고 권위를 살리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
다.
결코 평범치 않고 개성이 남보다 10배는 강한 디자이너들을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은다는 작
업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모처럼만의 수준높은 디자이너들을 이정도 모으고, 행사를 치르는 만큼, 서울 컬렉션
이 ASEM이라는 정치적 이벤트의 일개 장식역할이나, 일과성이 되지 않기 않기 위해서 주
최측은 가일층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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