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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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성으로 맞는 새 천년
신세기의 아침이 밝았다. 수레바퀴 돌 듯 맞는 새해로 매년 그정도의 감회일 수도 있지만, 올해는 해 바뀜정도의 차 원이 아니라, 한세기가 시작되는 첫길목이라는 차원에서 그 역사의 무게에 새삼 옷깃을 여 미고 경건해짐을 부정할 수 없다. 흔히, 역사를 논할 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은 서로 엇물려 있는 고리처럼 떨어질 수 없 는 불가분의 것으로, 누구나 현재를 따질때는 과거를 교훈으로 원용하기도 하고, 미래를 포 함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닥칠때마다 역사라는 말을 상투어로 쓰고,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빛나는 역사를 창조해간다거나,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우리들의 과업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역사를 전통의 올바른 계승이라고 한다면, 명예와 명분을 존중하고 숭상하는 우리의 가치관 에 비추어 볼 때, 역사가 주는 무게와 이미지는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불확실한 시대의 가치관 21세기는 분명 우리에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이다. ‘가치관의 대 변혁’이 예고되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이 불확실의 시대에 대해 사람들은 진실도 사람의 수효만큼 무수히 생겨날 것이며, 때와 장소에 따라 그 내용도 변하는 다의성(多意性)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자유· 평등· 정의· 박애등 가치를 나타내는 말의 내용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전도되기도 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한 다. 모든 산업체와 기업에서는 21세기를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누가 뭐래도 해보지 않고서 는 알 수 없다’는 가설하에 검증과 수정의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정보 기술과 교통 수단 의 발달로 시간·거리·돈의 흐름이 현저하게 빨라지는만큼 만큼 사회 각 분야에서 긴장감 도 고조되어 있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낯설고 생소한 국제 경제전쟁속에 빠져 들어가고 있 다. 국내시장의 셰어만을 의식한 생산체제와 재래식 전략에 크게 의문이 제기되면서부터 위에서 는 ‘이제 상품을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라’고 다그치고는 있지만, 그것도 마음 만 급한 것 뿐이라는 것을 목하 온몸으로 체감중이다. 하드웨어개발보다 중요한 소프트웨어 다가오는 신세기의 테마는 사물에 대한 솔직한 공감과 색다른 감동의 추구에 있다는 미래 전망이 있다. 이것은 관념적인 컨셉보다도 물질을 통해서라도 느낄 수 있는 ‘솔직한 감동’이 중시된다 는 것으로, 더 나아가서는 시간적 여유와 자기생활을 만끽하려는 ‘개인위주의 시대’로 접 어들을 것임을 쉽게 짐작케 하고 있다. 또한, 21세기를 리드하는 키워드는 분명 우리 것과 서양, 그리고 보수와 진보의 절충에 있다 고 한다. 얼핏 복잡하고 난해하기 짝이 없는 수많은 키워드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이들이 신 세기 문화를 이끌어 갈 것이며, 이것은 하드웨어의 새로움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주장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 이론의 명백한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세기가 암만 바뀌었어도 뭔가 별스럽거나 전혀 이질적인 제시는 당분간 없겠지만, 분 명한 것은 이전에 유행한 것을 각기 다른 기술로 소생시키고 인간감성에 소구하는 마케팅과 어떻게 소화시켜 나갈 수 있는가 하는 ‘비즈니스의 믹싱 노하우’가 한동안 세계의 문화를 지배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거대한 파라다임의 시프트 물론, 이런 파라다임의 대 이동은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 그들에게는 준비된 평범함이 우리에게는 어느날 갑자기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는, 그야말로 혼란하기 짝이 없는 대지각 변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며, 모든 글로벌 스텐다드 란 모조리 미국을 향해 집결되어 버리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인터넷 통판도 이의 하나의 형태이고, 할인숍과 SPA(제조소매업)의 대두, 또는 기업의 M&A(기업 인수 합병)에 이르기까지, 급속하게 진행되는 일련의 이런 변화들은 우리에게 전혀 익숙치 않은 합리성과 공평성이라는 단어를 앞세우고 속속 밀려오고 있어 우리를 위축 시키곤 한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의 상관습을 무시하고 새로운 계약조항을 만들어 낼 것이며, 더러는 상 상치도 못했던 방법으로 접근해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목숨을 걸고, 속 수무책 휘둘림을 당해야 한다는 경제속국으로서의 완연한 패배주의인지도 모른다. 생존을 위한 국제화의 조건 그러나 무엇보다도 잊어서 안되는 것은 일본도 미국도 아닌 우리 문화를 기초로 한 독자적 인 상품개발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미국이나 유럽의 흉내만이 아닌, 국제적으로도 평가 받을 수 있는 한국만의 오 리지널리티의 성립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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